[소소 동경] 정다원 저자, 인터뷰 도쿄에서 마주한 일상의 다정한 순간들
[소소 동경] 정다원 저자, 인터뷰 도쿄에서 마주한 일상의 다정한 순간들
  • 한국시민기자협회
  • 승인 2018.07.09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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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인스타그램 팔로워 3만 6천 명의 SNS 스타 정다원이 오롯이 전하는 도쿄 사람들의 이야기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도쿄에서 보낸 4년을 책으로 펴내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많은 감정이 교차하지만, 그중에서도 홀가분한 기분이 가장 커요. 도쿄를 떠나고 벌써 나라를 두 번이나 바꿔 살고 있는데, 마음 한구석은 항상 그곳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아요. 학생에서 사회초년생까지 20대의 절반을 보낸 곳이라서 그런가 봐요. 당시의 설레면서도 떨렸던 기억이 맞물려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꼭 첫사랑처럼요.

그래서 책을 준비하면서 당시의 추억을 찬찬히 돌이켜보고 사진과 글로 기록할 수 있던 게 정말 뜻깊었어요. 마음 한구석에 묵혀두었던 도쿄의 추억을 나름 정리할 수 있었거든요. 미뤄둔 숙제를 끝마친 것처럼 홀가분한 기분이에요. 이제야 도쿄를 떠났구나, 라고 실감이 난다고나 할까요.

작가님은 호주,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생활해보았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생활지를 옮겨가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생활지를 옮기는 계기는 사실 우연의 연속이에요. 어쩌다 보니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됐고, 싱가포르로 전직을 했고, 그리고 지금의 미국까지. 그래도 돌이켜보면 마음 한구석에 항상 다양한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우연한 기회가 자주 찾아왔던 것 같아요. 새로운 곳으로 옮겼을 때 그곳에서 느끼는 설렘과 짜릿한 긴장감이 좋아요. 여행으로는 볼 수 없는 그곳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접할 수 있고 또 결국 저도 차츰 그 사람 중 하나가 돼가잖아요. 이방인이면서 이방인이 아닌. 그 어중간한 신분이 저는 매력 있더라고요. 물론 적응하기까지의 과정은 녹록지 않지만요.

10년이 넘게 해외 생활을 하면 이젠 어딜 가도 잘 적응할 것 같은데 현실은 달라요. 새로운 곳을 갈 때마다 꼭 발가벗고 장애물 넘기를 하는 기분이에요. 원래 가지고 있던 가치관, 습관, 생활양식 등등 모든 게 부딪치게 돼요.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한 게 아닌,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돼요. 모든 게 편해지기까지 그 과정은 만만치 않지만, 오히려 즐거울 때가 많아요.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보면서 느끼는 점도 많고요. 또, 내가 모르는 세상이 너무 넓다고 깨달을 때면 마음이 조급해져요. 빨리 또 다른 나라로 가서 새로운 걸 보고 싶거든요.

책을 통해 도쿄의 숨겨진 명소를 여러 군데 소개해주셨어요. 도쿄를 여행하는 분들께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음... 너무 많아서 고민이 되는걸요. 굳이 한 군데를 꼽자면 '상점가'예요. 도쿄 사람들의 생활을 날것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번화가와는 다르게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고나 할까. 장을 보러 온 엄마, 하교 후 군것질하러 온 아이, 대낮부터 맥주를 들이켜는 아저씨, 전통 과자를 먹으며 수다를 떠는 할머니 등등 서민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곳이에요. 책에 소개한 도고시긴자는 규모도 크지만, 상점가 사이로 달리는 전철의 풍경이 이색적이에요. 종이 울리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 사이로 전철이 지나가는 장면은 도쿄에서 가장 그리운 풍경 중 하나랍니다. 굳이 규모가 큰 상점가가 아니어도 좋아요. 주택가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면 작은 규모라도 상점가가 하나씩은 꼭 있기 마련이거든요.

먹거리를 사거나, 허름한 찻집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거나. 현지 사람인 척 한나절 둘러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일 것 같아요. 선물용으로 좋은 화과자나 차를 파는 곳도 하나씩은 있으니 겸사겸사 기념품도 챙기고요.

프롤로그에서 '도쿄에서 보낸 4년은 특별했다'라고 하셨어요. 특별했던 도쿄에서의 4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특별한 건 아닌데, 가장 감동했던 적이 있었어요. 도쿄를 떠난다고 하니 많은 분이 아쉬워하며 송별회를 열어줬어요. 이웃분들, 동료들,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 자주 뵙던 선생님들, 단골 가게 사장님 등등 저를 위해 집에 초대해주거나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줬거든요. 많은 분에게 작별 인사를 받으면서 4년 동안 헛되이 지낸 게 아니라는 생각에 뿌듯했어요. 가끔 속내를 알 수 없어 거리감도 느껴지고, 표면적인 사이가 아닐까 고민을 했던 적도 많았는데, 아무리 표현 방식은 달라도 정을 나누는 건 다 똑같다고 느꼈어요. 감정을 절제하는 방식은 다소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한결같고 꾸준하다는 장점도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모든 걸 다 꺼내 보여주는 게 꼭 정답은 아니라는 걸요.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국 사람과의 인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작가님의 사진은 참 예뻐요. 마지막으로 많은 독자분에게 사진을 잘 찍는 작가님만의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진 않아서 특출난 노하우는 없지만 제가 터득한 요령 중 하나는 선을 반듯하게 잘 맞추는 거예요. 일직선이라면 비스듬하지 않게, 대각선이라면 확실하게 대각선으로 선을 맞추는 건데, 이것만 잘 정리돼도 사진이 훨씬 편해 보이고 예뻐 보이거든요. 가로 선을 맞추다 보면 세로 선이 삐뚤어지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땐 카메라를 잡는 각도를 바꿀 게 아니라 카메라의 위치 자체를 바꿔서 찍으면 훨씬 나아요. SNS용이라면 후보정만으로도 분위기 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어요. 저는 vsco라는 앱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요, 필터뿐 아니라 밝기나 색감 등을 세세하게 자기 취향대로 조절할 수 있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책에서 남편분과 집을 구하던 중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하셨어요.

'집 구하기'처럼 도쿄에서 외국인으로 4년간 생활하시면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그리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같은 외국인이지만 남편과 저의 신분 차이(?)는 과장하자면 하늘과 땅이었어요. 워낙 서양에 동경이 큰 일본 사람들이기에 프랑스인인 남편은 어딜 가도 환대를 받곤 했어요. 그에 비교해, 한국 사람인 저는 가끔 안 좋은 시선으로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람도 종종 있었거든요. 그만큼 역사나 정치문제가 복잡한 이웃 나라기도 하니깐요. 그래도 가끔 너무 대놓고 차별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상할 때가 많았어요. 그래도 잘 보니 남편에게는 호감은 보일지언정 단순히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에 비교해 저는 같은 동양인이고 가까운 이웃이다 보니 공감대 형성도 잘 되고 외국인이라는 이질감을 넘어 친구, 동료로 대해주는 게 느껴졌어요. 비록 가끔 눈에 보이는 차별에 속상할 때는 많았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호감과 연대감 두 가지는 다 얻지 못하겠구나, 라고 마음을 비우니 편해지더라고요.

작가님은 세계 주요 도시에서 이삼 년씩 살아보고 싶다는 멋진 꿈을 가지고 계십니다.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시는데 다음에는 어떤 도시에서 살아보고 싶으신가요?

지금 제1순위는 남미예요. 어떤 도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왕 미국까지 왔으니 내친김에 남미에서도 살아보고 싶어요. 그곳의 문화나 생활양식은 아직 생소하지만 그래서 더 흥미 있을 거 같아요. 글을 통해 세계 곳곳의 관찰기를 전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작가님의 팬분들과 <소소 동경(小小東京)> 독자분들을 위해 다음 출간 계획을 알려주신다면요?최근 고양이에 흠뻑 빠졌었는데, 그러던 차에 뉴욕의 골목에서 고양이를 하나둘씩 발견하기 시작했어요. 골목마다 하나씩 있는, '델리'라는 작은 식료품점에 사는 고양이들인데, 'Bodega Cat'이라고 뉴욕의 상징 같은 존재라고 해요. 다음 책은 그 고양이들에 관한 이야기예요. 다양한 고양이들이 뉴욕에서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델리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담아낼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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