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출동, 화재출동...OOXXX번지로 진행...” 오늘도 어김없이 전국의 일선 소방서와 센터에는 출동방송이 울려 퍼집니다. 쿵쾅쿵쾅 뛰는 심장과 함께 소방차에 올라타, 현장까지 신속하게 이동을 하지만, 비켜주지 않는 차량들로 인해 거북이처럼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소방차가 답답해지는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시끄러운 사이렌소리, 경적소리, 확성기를 통한 차량 유도 방송에도 소방차 앞에 줄줄이 선 차량들은 제 갈 길만 가고 있습니다. 각 지역 소방본부나 여러 매체를 통해 긴급차량길터주기 캠페인과 유의사항 및 요령 등을 교육해도 나아지기는커녕 시민들의 의식은 제자리걸음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가끔은 진행하는 소방차 앞으로 갈라지는 차량들의 모습을 보고는 모세의 기적이 이루어졌다는 기사가 뉴스에 나옵니다. 하지만 소방차 길터주기는 어디선가 사그라드는 생명을 위해서라면 기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배려입니다.

기본적인 배려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응요령을 숙지하면 됩니다. 첫 번째로 일반통행로나 1차선을 주행하는 경우 오른쪽 가장자리에 일시정지한 후 긴급차량이 지나가면 원래대로 주행합니다. 3차선이라면 긴급차량은 2차선으로 주행하므로 1차선과 3차선으로 양보합니다. 특히 가장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교차로에서는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면 정지해야하고, 미처 사이렌 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교차로를 빠져나가 가장자리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양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노란 두 줄 위에 뻔뻔하게 서 있는 불법 주차된 차량입니다. 소방차의 사이렌을 듣고 비켜주고 싶은데, 불법 주차되어 있는 차들 사이로 공간을 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비양심적인 차량들을 규제하기 위해 소방기본법 제21조와 도로교통법 제 32조에서는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들의 의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모세의 기적이라는 말은 계속해서 되풀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기적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나부터 시작하자라는 마음가짐에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달리는 긴급차량을 비켜줌으로써 짧으면 5분 길면 30분이라는 시간이 소요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이 꺼져가는 불꽃을 되살릴 수 있는 도움의 손길이며, 서로 배려하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첫 걸음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모두가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보성소방서 벌교119안전센터 소방사 손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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