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고 묻힌 담양의 ‘문화유산’ ②
문학저수지 축조로 옛 옥천골 가는길 수몰후 지금껏 방치

 

▲대덕 담양부사 3인 공덕비
▲대덕 담양부사 3인 공덕비

‘2018담양지명 천년’을 맞아 담양군과 지역사회가 다양한 기념사업과 문화예술 행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천년의 역사와 함께 이어지고 있는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아직도 방치된 채 잊혀지는 사례가 있어 보존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리지역 향토문화유산과 관련, 담양군은 지정문화재(國家지정,道지정,郡지정)와 함께 비지정문화재도 별도로 관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지정 또는 비지정 문화재로 등록되지 못한 채 산야에 묻혀 방치되고 있는 문화유산들도 적지않은 실정이다. 또한 지정,비지정 문화재라 할지라도 시간적, 공간적 여건 등으로 상시 관리가 안되는 것들도 적지않아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 및 보존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본지는 지난해 9월 무정면 동강리(1구) 소재 옛 조선시대 ‘담양부사 공덕비(담양부사 윤양래 청덕선정비/1717년 2월 각인)’와 ‘선사시대 고인돌’이 후손들의 무관심, 외면속에 대숲에 방치되거나 땅에 파묻혀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보도(제53호 9월13일자)를 통해 지역사회에 알린데 이어, 이번에는 대덕면 문학리 산골짜기 숲속에 오랜시간 방치돼 있는 또다른 ‘담양부사 공덕비’를 찾아보았다.

그동안 본지는 향토사 관련 전직 공무원 김방식 씨를 비롯 주민 증언을 토대로 대덕면 문학저수지 일대에서 지난해 겨울 수차례에 걸쳐 ‘담양부사 공덕비’를 찾는 작업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뒤, 최근 이 마을 출신 담양군복지재단 김용 이사장과 마을 원로 최창주 씨의 제보로 지난 18일 다시 현장답사에 나서 비로소 문제의 ‘담양부사 공덕비’를 찾을 수 있었다.

현장의 옛 담양부사비는 모두 3기의 석비(石碑)로 마을의 끝자락 문학저수지 최상류 골짜기 옆 산속 숲길에 수풀에 둘러싸인 채 현존하고 있었다.(사진) 이는 저수지가 축조되면서 옛 산길이 막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탓에 그대로 숲속에 방치되고 잊혀져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많이 흐른 탓인지 이 마을민들 조차도 이곳의 석비 존재를 잘 알지 못할 정도였다.

이곳의 담양부사 공덕비는 저수지가 생기기 전 문학리 주민들이 옥천골 가는 산길에 있었던 것으로 마을을 오가는 주민들이 잠시 쉬어가는 장소로, 산나무꾼이 지게를 내려놓고 낮잠을 즐기는 곳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담양부사 이동야 불망비
▲담양부사 이동야 불망비

석비에 새겨진 글의 내용으로는 3기 모두 불망비(不忘碑)로 당시 3명의 담양부사가 선정을 베푼 공적을 기록한 석비로 추정됐으며, 본지가 추가로 확인한 결과 ‘부사 송시연 영세불망비, 부사 이동야 영세불망비(1805년 각인), 부사 박영수 영세불망비(1785년 각인)’로 확인됐다.

현재 이곳 문학리 숲에 방치되고 있는 이 3기의 공덕비 규모는 55cm∼135cm 가량으로 퇴적층에 일부분 묻힌데다 외관도 상당부분 풍화돼 육안으로 해독이 쉽지 않은 상태여서 보존,관리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마을민 상당수는 “예전에 옥천골 가려면 이 산길을 따라 가야했고 지금의 저수지 끝자락쯤 큰 고목나무 밑에 공덕비 3개가 있었으나 저수지가 생기면서 물속에 잠겼거나 딴곳으로 옮긴 줄 알았는데 아직도 그곳에 있는 줄은 잘 몰랐다” 전하고 있어 우리지역 일부 소중한 향토문화유산이 후손들의 무관심속에 잊혀져가고 있음을 방증했다.(관련기사=대덕 문학리 불망비 담양부사 3인은?) / 장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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