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여성들을 위해 쓰여야 할 경기도 지원 예산 낭비 심각

[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박재홍 기자회원 ] 

▲ 대한적십자사 경기혈액원에서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영화표2매, 팝콘세트에 기념품까지 주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사진출처: 대한적십자사)

남성들이 헌혈을 거부하겠다는 세계 역사상 초유의 남녀 헌혈 논란이 온라인상으로 일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1일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역에서 여성들에게 헌혈 후 주는 기념품인 영화표를 남성에 비해 추가로 한장 더 주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논란이 시작되었다.
 
바로 다음날인 2일 대한적십자사는 헌혈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벌여 푸짐한 세금잔치를 벌인 사실이 적발되었다.
 
경기혈액원 이벤트 내용에 따르면 11월 여성헌혈자 90명을 추첨해 1인당 영화표 2매, CGV빅초이스콤보세트교환권, 기념품을 지급한다. 남성헌혈자는 이 이벤트에 원천적으로 응모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이벤트에 사용된 돈은 경기도의 대한적십자사 사회단체 지원 예산으로 결국 경기도민의 세금인 셈이다.
 
영화를 예매할 수 있는 영화표도 아닌 개봉 신작 영화 ‘빅매치’를 180장의 표와 콤보세트, 기념품까지 사서 안겨주는 것으로 예산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충분히 개봉영화 프로모션에 맞추어 예산을 쓰지 않고도 남녀 충분히 관람이 가능한 이벤트로 고려된다.
 
대한적십자사 경기혈액원 이벤트 담당 팀장은 “이벤트를 잠깐 열고 마감했던 일회성 이벤트이다”라며 “경기도가 전 지역 통틀어 여성헌혈자 참여율이 꼴지라 이벤트를 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예산을 지원한 담당 부서와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알려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어 남성헌혈자에게는 똑같이 영화표와 혜택을 주는 것은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성평등연대 김동근 대표는 “대한적십자사의 대국민 공식사과와 시정 개선 약속이 있기 전 까지 남성들은 헌혈을 전면 거부할 것”이라며 “성명서 발표와 헌혈거부 서명운동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건한 입장을 전했다.
 
이러한 남녀 헌혈 논란이 일어난 이유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남성과 여성의 헌혈 비율은 7:3으로 여성헌혈자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 이유로 질병관리본부 헌혈자 선별기준 소개를 보면 여성 헌혈 참여자 대부분이 저비중의 원인으로 부적격 판정되어 헌혈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 2013 대한적십자사 헌혈공모전 여성헌혈자 대상 헌혈캠페인 출품작 'Be Girl' 일부 (사진출처: 대한적십자사)

2013년 대한적십자사 헌혈공모전 ‘여성헌혈자 대상 헌혈캠페인’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 학생들의 출품작 ‘Be Girl’은 여성들이 건강한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한 프로모션을 통해 다이어트 등의 건강을 해치는 습관에서 벗어나 건강한 여성이 되자는 의미전달이 잘 표현되어 있다.
 
단순히 여성과 남성을 나눠 여성들에게 헌혈 후 사은품을 미끼로 유인하는 1차원적인 방식은 남녀차별 논란과 더불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아주대 의대 김 등의 2013년도 연구에 의하면 헌혈 후 10대, 20대 여성은 남성에 비해 채혈부작용이 높아 특히 상업적 마케팅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여성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헌혈 후 여성들이 가장 많이 발병하는 부작용으로는 의식을 잃거나, 어지럼증, 현기증 등을 보이는 혈관미주신경반응이 있다. 혈관미주신경반응은 헌혈 장소에서 보이는 즉시형과 헌혈 장소를 벗어난 후인 지연형으로 분류한다.
 
여성 헌혈 인구가 늘어나면 헌혈 후 나타나는 지연형 부작용에 대한 고민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헌혈 여성증대 예산은 여성들이 헌혈 이후 면담과 관리, 추적조사를 하는 등 여성들을 위한 헌혈 지원 체계에 쓰여야 할 소중한 돈이기도 하다.
 
대한적십자사는 여성이 헌혈에 적합한 건강함을 회복하고, 헌혈이란 뜻깊은 나눔의 행복을 범 국민운동으로 알릴 의무가 있다.
 
그 근본에는 남녀를 떠나 국민과의 소통에,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헌혈 사은품을 미끼로 여성헌혈자를 늘려보자는 생각으로 헌혈자들의 명예 실추와 예산을 낭비 중인 직원이 책임을 지는 것에서 그 시작을 바란다.
 
대한적십자사의 예산 낭비는 기사를 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 대한적십자사 경기관할에서 보낸 12월 헌혈 안내 메세지 캡쳐 (사진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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