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최행영기자] 전북대학교 간재학연구소(소장 황갑연 교수)가 주최한 도올 김용옥 선생의 '교육입국론' 특강 및 서거석 전 총장과의 '교육 공감 토크'가 지난 4일 전북대 학술문화회관에서 시민들과 대학생 등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시대의 지성인이자 철학자인 도올 김용옥 선생(한신대 석좌교수)는 이날 자신의 저서인 '교육입국론' 증보판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공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수준 높은 강의를 펼쳤다.

도올 선생은 "인간이란 무엇이냐를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교육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며 "공교육의 문제는 주입식 교육이다. 퇴계의 교육이론과 간재의 교육사상은, 듣고 배운 것을 알게 하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철학이 추구하는 모든 진리나 가치의 기술은 오로지 교육을 통해 입증되는 것이고, 진보나 보수의 패러다임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는 것.

"바람직한 혁신학교의 모델은 '활기차고, 존중과 존경이 있어 따뜻한 학교, 즐거운 배움이 있어 희망을 주는 행복한 교실'이어야 한다"며 "특목고나 자사고의 자율성 특성이 오직 입시교육 강화를 위한 방편으로 치우쳐, 엘리트주의, 특권계층, 선민의식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입식 교육의 폐단에 대해서는 "학생의 흥미, 의욕, 능력, 이해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교수법은 창의성을 해치고 일관된 사람을 기르는 나쁜 교육 방법"이라며 "주입식 교육은 일본 제국주의자들과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도 효율적인 교육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고 했다.

주입 교육에는 교사의 유머있는 모습이 필요하고, 덕성과 인간적 사랑, 지적 열정으로 감동적인 회초리야만 효율적인 학습일 수 있다. 주입이 나쁜 것일 때는 학생은 취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고..

주입 교육의 성패는 흥미를 유발하는 강의의 효율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기독교 신앙의 어머니로부터 어릴 때 회초리와 더불어 신약성경, 천자문, 이율곡의 격몽요결을 암송하고 배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교사의 권위는 확보돼야 하지만 보편주의적 사랑의 권위이어야 한다. 권위주의적 교육은 배척해야 한다. 교사의 권위는 학습자들의 인간적인 존경심의 대상에게만 부여된다고..

김용옥 교수는 "교육의 주체는 교사"라며 "교사가 학생들의 교육에만 헌신할 수 있는 존귀함의 입지를 만들어 주는 것, 교사의 사명감과 열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적 교육철학자 존 듀이를 존경한다"며 "그의 교육관 계승자들이 지금 미국의 공교육을 망쳐놨다. 우리 교육이 미국의 학교를 모방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교육은 무아적 자기 규율의 난제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미성숙한 존재를 성숙한 존재로 만드는 교육이어야 한다. 초등교육은 낭만의 교육, 중,고등은 디시플린(규율,훈육,절제력) 교육이다. 시민의 제1의 덕성은 자유가 아니라 '협력'이다. 바른사회를 형성해가는 협력은 자기 절제와 대의의 존중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는 선과 악으로 구분해서는 안된다. 판단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선인과 악인의 구별은 없으며 오직 선인(善人)과 불선인(不善人)의 구별만 있다. 좋지 못한 행동과 아름답지 못한 행동일 뿐, 계도의 가능성으로 바르게 인도하면 좋은 행동, 아름다운 행동으로 회귀될 수 있다"고..

"인간의 교육이란 궁극적으로 선과 악을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무엇을 즐거워 하고, 무엇을 싫어해야 할지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올 선생은 '교육입국론' 책에서 '공자'의 교육론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나는 분발치 아니하는 학생을 계도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주입식 교육을 강요한 적이 없고 계발식의 교육을 주장했다.

교육이란 사문화된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의 촉발의 계기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지 않으면 맹목적이 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자기체험적 사색을 통해 배움의 계기 그 자체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공자는 유랑생활을 할 때에도 종종 학생들과 논두렁에 앉아서 틈틈이 세미나(토론수업)를 통해 자신의 교육철학을 전했다.

책에서는 공자의 친절한 교수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세상사람들이 나 보고 박식하다고 하는데, 나는 별로 아는 것이 없어! 단지 비천한 아이의 질문이 우매한 질문이라도 논리적 설명으로 납득할 수 있게 성의를 다해 말해주었을 뿐인데.. 이래서 내가 좀 아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라고..

또 "공자는 개방적이었고, 끊임없이 배우기를 좋아한 사람이었다. 인간에 대한 계급적 차별의식이 없었다. 21세기 혁신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보편교육의 실천자"라고 했다.

교사의 자질을 결정하는 두 가지 덕성에 대해서도 전한다.

첫째는 학생들에 대한 따사로운 인간적 사랑이다. 학생들을 인격적 개체로 존중하고 그들의 마음상태에 이입하는 정서적 폭을 갖춘 인격이다. 둘째는 자기가 소유한 지식과 신념을 바탕으로 생각하는 가치를 효율적으로 학생에게 분유시키고자 하는 지적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것은 과목의 성격과 교실의 분위기, 학생들의 수용성과 지적 수준에 따라 상황적으로 결정될 뿐이다. 교육은 하나의 이념적 방법론에 치우칠 수 없다. 인간은 복합적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하나의 이념, 하나의 방법론으로써 교육되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도올 김용옥 교수는 "교사의 존엄성과 학교의 면학분위기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율과 규제 속에서 자유로운 토론과 다양한 견해의 수용,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가 서로 성장한다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형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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