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대 "북한 병사 인격" 언급하며 연이은 비판, 이국종 교수 "자괴감 들어"

출처 - 뉴시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북한 귀순 병사를 치료하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 교수를 연이어 비판했다가 거센 반발에 직면하였다.

김종대 의원은 지난 17일 이 교수가 SNS로 귀순 병사 체내 기생충 현황을 공개한 것을 두고 인격 테러,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 행위 등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난하였다.

김 의원은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것이 뭔가(귀순 병사가) 남쪽에서 치료받는 사이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귀순 병사가 수술받는 동안 군 정보기관 요원이 수술실에 들어왔다고 강조하며 "처음부터 환자를 살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으로 관리되었다. 의료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가 부정되었다.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범죄 행위이기도 하다"며 힐난하였다.

김 의원은 22일에도 이 교수를 비판하였다. 그는 페이스북 통해 "제게 격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 이전에 의료의 윤리와 기본원칙이 침해당한 것에 대하여 깊은 책임과 유감을 표명했어야 한다. 공공의 관심 때문에 무엇을 공개했다고 말하지 말라. 우리는 그걸 금지하고 있다. 그것이 법의 정신이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 뉴시스

이 때문에 이 교수는 22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펼쳐진 귀순 병사 관련 2차 브리핑에서 상당 시간을 김 의원의 비판에 관한 견해를 밝히는데 할애하였다.

그는 "최근 며칠 동안 벌어졌던 문제들 때문에 저희 병원장이 격노하였다. 그저께 두 시간 넘게 불려갔다. 어제도 한 시간 반을 불려갔다. 외상센터 지을 때 병원장 면담한 횟수보다 치료한 일주일 사이 병원장 호출받은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할 정도로 기관 전체가 견디기 힘들었다"고 토로하였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에 자괴감이 든다. 의사들이 그렇게 환자분을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저는 칼을 쓰는 사람이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들이라서 말이 말을 낳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 나갈 힘이 없다"며 당혹감을 표출했다. 그는 "이 얘기를 하게 된 상황이 괴롭다"고도 호소하였다.

이어 이 교수는 "환자 인권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아니다. 환자분에 대해 이벤트로 뭘 하려고 하지 않는다. 환자 팔이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였다.

그는 기생충 현황 등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 "의사 처지에서 봤을 때 환자 인권을 지키는 건 딴 데 신경 쓰지 않고 환자를 살리는 것이다. 우리 몸 안에는 기생충, 변 등이 다 있다. 이런 거 얘기 안 했다가 장이 터지면 큰 문제가 있다. 얘기 안 하고 장이 터지면 어떻게 되겠는가. 교본대로 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또 그는 "(일부) 시민단체에서 (미군 치료해준다고) 빨갱이라고 한다. 친미주의자라고도 한다. 적폐라고 하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오후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한 김 의원은 "어느 정도 논란이 정리된 후 제가 직접 이 교수를 찾아가든지 따로 메시지를 발표하여 무리한 부담을 드린 부분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해서 "이 교수를 지칭한 게 아니다. 선정적인 언론 보도와 군 당국의 과도한 의료행위 개입, 병원 측의 무리한 기자회견 등을 통틀어 우리가 귀순 병사의 인격과 존엄성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과 총상과 무관한 과거의 질병, 신체적 결함이 이슈로 주목되어 문제의 본질이 전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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