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이 부족한 하이트 맥주

국내 맥주시장을 한때 60%넘게 장악하던 하이트 맥주가 용량이 부족한 불량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추석연휴 기간인 지난 6일 0시 40분께 기자는 동네 마트에 들러 평소 즐겨 마시던 하이트 맥주 2병을 사들고 늦은 귀가를 했다.

맥주 한 잔을 하고 잠자리에 들고자 하이트 맥주 뚜껑을 딸려는 순간 기자의 눈을 의심케했다.

가득 차 있어야할 맥주가 덜 차있어 ‘누군가 따고 마신 술을 판 건가’하는 생각에 잠시 마트 주인이 스쳐지나 가면서 병 뚜껑을 유심히 봤지만 딴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병을 거꾸러한채 흔들어 봐도 맥주가 새어 나오지 않았다.

분명 제조 과정에 불량임을 직감한 기자는 빠른 걸음으로 마트로 달려가 마트 주인에게 “이게 어떻게 된 거냐”라고 하자, 마트 주인은 의아해 하며 “어···이게 왜 이래, 딴 흔적은 없는데, 우리가 일일이 맥주병을 확인해서 넣을 수도 없고 보관했다가 주류 공급상에게 확인 해야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기자는 다른 맥주로 교환해 오면서 ‘대기업에서 제조하는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불량은 한 병으로 그치지 않고 제조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소비자들은 모르고 병을 개봉할 수도 있고, 아니면 마트에 가서 교환만 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불량 맥주가 시중에 계속 유통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석연휴 기간이라 어렵게 전화 연결된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유통과정에서 맥주가 새어나왔을 수도 있고 제조 과정에 불량일 수도 있다”면서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 정확한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용량 부족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 접수는 많지 않다”며 “연휴가 끝나면 통계자료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는 ‘지하 150m 천연 암반수를 활용해 맥주를 만들었다’는 마케팅으로 ‘하이트’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2006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어서며 맥주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하지만 2011년 외국계 사모펀드가 인수한 오비맥주가 ‘카스’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하이트는 서서히 시장에서 밀렸다.

그 결과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 부문 손실은 올 상반기에만 434억원에 달했고, 2014년 이후 맥주부문 누적적자는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 60%, 하이트진로 35%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편 하이트맥주와 진로노조가 올 6월부터 16차례 임금·단체교섭에 접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달 25일, 파업출정식을 갖고 3일간 파업에 들어가 일부 공장에서 가동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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