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도시바 메모리 계약, 아직 끝난 거 아냐, 계속 긴장할 것"

출처 - 뉴시스

최태원(57) SK그룹 회장이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펼쳐진 '코리아 소사이어티 60주년 기념행사' 자리에서 계열사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 참여와 관련하여 입을 열었다.

최 회장은 "다 끝난 게 아니고 몇 단계를 더 지나야 하므로 축하받고 끝날 만한 일이 아니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필요한 일들을) 하나씩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린 인수가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가 조금 더 상생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그런 점을 도시바 측에 잘 전달하여 같이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였다.

또 그는 "저희가 돈을 내려면 조건이 다 맞아줘야 한다. 계약만 하면 돈이 나갔다고들 생각하는데 실제 성사가 되려면 국가 허락 및 법적 투쟁 문제가 전부 잘되어야 한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쏟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앞으로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각국의 반독점 규제 등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심사는 삼성전자나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등 기존 시장 참여자들의 견해를 듣고 독과점 등 공정거래 여부를 따지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되며 모든 국가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아울러 WD는 과거 맺은 합작계약을 근거로 '독점 교섭권'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ICA)에 매각중지 중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만약 매각 이후 ICA가 WD 측 주장을 인용하게 되면 계약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의결권 및 도시바 메모리의 기밀정보 접근 권한이 10년 동안 제한되는 조건과 관련해선 "협력이라는 단계에서 보면 할 수 있는 협력이 지금 그 정도라고 본다"고 설명하였다.

전날 도시바는 SK하이닉스가 참가 중인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과 2조엔(약 20조 원) 규모의 도시바 메모리 사업 매각 계약을 체결하였다.

27일 SK하이닉스는 이사회에서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 인수를 위한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여 모두 3950억 엔(약 4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최 회장은 미국 방문에 앞서 일본을 찾아가 막판 설득 작업을 벌인 거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투자 방식은 1290억 엔(약 1조 3000억 원)을 의결권 15%에 해당하는 전환사채로, 2660억 엔(약 2조 7000억 원)은 베인캐피탈이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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