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6.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에서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김광선기자] 9월6일 오후 7시 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대극장)에서 이일정의 기획연출로 김리아의 판소리 '흥보가' 완창발표회가 있었다. 혼신을 다하는 소리꾼 김리아에게 몰입되어 열정적인 추임새로 화답하는 청중들로 해운대문화회관은 여느 인기가수의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로 가득 찼다. 판소리라는 장르가 아직은 낯설기만 한 부산이라는 지역적 정서로는 참으로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공연 당일 점심시간 무렵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공연에 반갑지 않은 날씨가 되어버린 것이다. 공연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굵어지는 비를 보면서 이번 완창발표회의 기획. 연출을 맡아 진행한 이일정의 걱정은 우중에도 불구하고 공연시작 전 속속 모여드는 관객들로 만석을 이룬 해운홀을 보면서 기우가 되었다.

공연 중 음향상태가 원활치 않아 육성만으로 판을 이끌어가는 국악인 김리아의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추임새로 격려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하였다. 한편 흥겹고 빠른 장단에서는 박수를 치며 함께 공연에 참여하는 객석의 연출은 부산의 소리판에서 보기 드문 진기한 모습이었다.

타고난 광대 김리아선생의 진가가 이번 완창발표회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청중들은 음향이나 조명 등의 원활치 못한 공연환경, 그리고 성대결절된 목 상태, 비 오듯 하는 땀으로 눈을 못 뜰 정도인데도 공연에 혼신을 다하여 몰입하는 모습, 그리고 특유의 품위있고 맛깔진 매력을 발산하는 국악인 김리아의 너름새와 아니리, 표정연기에서 자신들도 모르게 판에 몰입되어 창자와 함께 울고 웃는 판소리의 참 맛을 체험하고 있었다.

판소리매니아가 아닌, 처음으로 판소리공연을 보러온 대다수의 일반시민들의 반응이었다.

특히 판소리의 고장인 전주에서 오신 조용안 명고는 “유치원생, 초등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두 시간이 넘는 완창 공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객석을 지키며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추임새를 힘차게 하는 모습은 판소리의 고장인 전주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다”라며 놀랐다고 하였다. 또한, “십수년동안 자라나는 아이들이 판소리를 즐길 수 있도록 아동교육에 열성을 쏟아온 김리아 선생님의 헌신적 노력의 결실이다.”라고 한다.

막간을 이용해 공연한 소리샘어린이국악예술단(김리아선생의 제자)의 앙증맞고도 흥겨운 민요공연과 객석연출을 멋지게 하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아이들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우리소리구나'라는 감회로 그동안 판소리에 대해 무관심했던 어른들과 학부모들에겐 반성과 감동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소수 매니아나 전공자의 전유물이 아닌 어린이들과 일반대중들이 판소리의 무한한 매력을 알고 즐길 수 있어야 진정 살아있는 음악이 될 수 있고, 판소리의 미래가 열릴 수 있다는 소신으로 부산이라는 다소 척박한 토양에 묵묵히 씨를 뿌려온 김리아선생의 노력이 이렇게 공연현장에서 파릇파릇 피어나고 있음을 보았다.

김리아 선생은 부산에서 처음으로 '부산판소리동호회'를 만들어 정기발표회 3회와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에 '판소리와 남도민요'과정 개설하는 등 어린이들을 위한 판소리교수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는 수업을 진행하여 처음 참관하는 아이들을 단번에 매료시킨다. 김리아 선생의 타고난 교사의 재질과 열정적인 지도는 김리아선생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한편 이번 흥보가 완창발표회를 기획연출한 이일정은 그동안 국악뮤지컬, 여성국극 등의 기획제작 연출자로, 한국을 빛낸 88인의 예술가로 선정되기도 한 뛰어난 국악 연출가로서 “나는 수많은 국악공연과 판소리공연을 보았고, 기획연출을 맡아 진행해 왔지만 이번‘흥보가 완창공연’은 색다른 체험이었으며 감동이었다.”

또한“힘든 소릿길을 대중과 함께하기 위해 말없이 실천하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살아 숨 쉬는 소리판을 보여주는 국악인 김리아의 순수한 열정과 재능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그리고 벌써부터 세상과 진정한 소통을 꿈꾸는 김리아선생의 다음 무대가 기다려진다.”라며 이번 완창발표회 기획연출 소감을 말하였다.

앞으로 일반대중들과 어울리는 우리소리 판소리, 누구나 쉽게 배우고 즐겨 부르는 우리소리 판소리가 진정 살아있는 음악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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