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생기자단 조선대학교 신문방송학과 3학년 고도연 기자]

조선대학교 강동완 총장

지난해 9월 총장에 취임한 뒤 대학을 경영하면서 늘 2%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대학의 인문학적 핵심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이었다.

광주 정신은 1,000년이 넘는 호남 역사의 질곡 속에서 성숙돼 왔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의병 정신으로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를 만들어 냈다. 부패하고 무능한 관리들의 수탈에 동학혁명을 일으켰고 국가의 주권이 빼앗긴 시기에는 3·1운동과 광주학생독립운동과 같은 평화운동으로 민족혼을 일깨웠다. 광주는 이승만 정권 시절 4·19혁명의 발상지였으며 1970년대 유신독재 시절 학생운동은 민주정신을 실천하는 횃불이었다. 이러한 역사의 진통과 함께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민주·인권·평화의 코드로 빛나는 광주정신이 탄생했다.

위대한 정신은 햇빛처럼 빛나고 신선한 아침 공기처럼 만인에 평등하다. 이러한 위대한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시대에 우리 공동체는 가치 중심에서 이익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에 대한 성찰로 오늘날 대학의 가치에 대해 질문하고자 한다. 대학은 어떠한 시대정신을 실천하고 있는가? 대학다운 대학이란 대학이 가진 학풍, 대학이 실천하는 인문학적 시대정신,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해방 후 1946년 부강한 국가 건설과 세계 인류의 공영을 위해 봉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조선대학교 설립동지회가 결성됐다. 그해 12월 1일 동참 권유문이 발표된 이래 전국 방방곡곡에서 7만2천375명의 백성이 참여한 기금 운동이 이뤄졌다. 위대한 시민 정신에 의한 대학의 탄생이다.

총장에 취임하면서 내건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Great Chosun, Human University’는 조선대학교의 역사성과 실천해야 할 시민정신을 담고 있다. Great Human의 핵심적 인문가치는 바로 ‘평화’이다.

오늘날 평화는 웅변이 아닌 시대적 실천정신이다. 디지털 문명사회에서 휴머니즘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면서 인간의 존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테러로 인해 일상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평화는 폭력과 불평등을 깨닫게 하는 인문학적 핵심가치이자 무등(無等)의 정신일 것이다.

우리 민족은 5,000년 역사 속에서 어떠한 고통을 받더라도 평화로운 삶, 평화로운 나라 그리고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정신을 실천해 왔으며 조선대학교는 우리 민족의 평화 정신을 계승한 대학이다.

지난해 조선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아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의 존엄을 실천하는 평화의 가치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로 시민 정신을 담은 대학 학풍을 만들고, 광주의 평화 정신을 국제적인 평화인문비전으로 승화하키고자 하는 대학르네상스를 제안했다.

이제, 조선대학교가 지구촌 공동체 평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다. 오는 8월 31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 무대에 오르는 UN합창단 공연이 바로 그것이다. 1947년 세계 각국에서 파견된 UN본부 직원들이 결성한 UN합창단은 올해 창단 70주년을 맞아 개교 71주년을 맞이한 조선대학교를 방문한다. 조선대학교에서는 광주광역시와 함께 광주의 평화 정신과 UN의 평화 정신을 연대하고자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평화 Talk’, 광주 평화정신의 실천을 위한 ‘국제 평화 선언문 채택’ 그리고 시민 300여 명이 함께 노래하는 평화 공연을 기획했다.

UN합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조선대학교는 세계 평화를 향한 인문학적 비전 실천과 전 세계에게 평화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싶은 청년, 연구자와 전문가들을 위해 지구촌 평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조선대학교가 UN과 함께 노래하는 평화의 메아리가 지구촌에 널리 울려퍼질 것을 생각하면 가슴 설렌다. 국제 평화비전 페스티벌에 시민 여러분을 초대한다.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