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복원 반달곰, 47마리 중 28마리 배터리 교체 못해 추적 '불가'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달곰 복원 사업의 관리 부실 문제가 제기되었다.

26일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과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이 공개한 환경부의 '반달가슴곰 관리 실태 현황 자료'에 의하면 지리산에 서식하고 있는 47마리의 반달곰 중 28마리가 위치 추적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중 15마리는 태어난 지 생후 2년이 지나지 않아 위치 추적 장치를 달 수 없는 개체지만 나머지 13마리는 발신기의 배터리를 제때 교체하지 못해 지금의 상황을 자초한 걸로 드러났다. 그동안 환경부는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숨겨왔던 걸로 드러났다.

지리산 반달곰 서식지 개체군 생존능력은 최소화나마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환경부가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반달곰 보전 방향과 목적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반달곰 복원 사업을 위탁관리하고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반달곰 개체 행동권에 관한 정밀 관리체계가 취약한 걸로 드러났다. 최근 김천 수도산으로 다시 이동했다가 포획된 반달곰(KM-53) 역시 배터리가 소진된 상태로 1년 넘게 행방을 알 수 없던 상태였다.

이 의원은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반달곰 최소 존속 개체군 50마리라는 증식 수치에만 매달려 있다. 과학적 관리 방법 등의 자체 역량 강화도 없는 상황에서 현재 정책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도 "이제 개체 수 증가가 아니라 서식지 안정화 및 주민과의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 정부 주도로만 이루어질 게 아니라 관련 기관과 단체, 전문가, 주민들이 전부 참여하는 논의 테이블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