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생명의 원천이요, 삶의 뿌리이며, 내가 묻혀야 할 명당이다.

한국시민기자협회 광주전남 지회 실버기자단 부단장 신문식
[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신문식 기자회원 ] 
추석을 보내고 나서 마음 후련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왜냐하면, 노부부끼리 살던 집안이 갑자기 식구가 많아지고 손자들 때문에 정신 나갈 것 같고 아파트 좁은 공간에서 따로 살았던 며느리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활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참 좋았다. 삼 대가 한집에서 살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나와 자식과 손자와 한집에서 3대가 함께 살기를 원했다. 그래서 아파트보다는 3층짜리 주택을 원했다. 요즘처럼 아파트 층간 소음문제로 이웃 간에 소통이 불편한 현실에 추석 명절에 어린 손자들이 재롱을 부리며 자유스럽게 놀아야 할 명절에 자유스럽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자식들도 처음에는 한 집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들이 함께 살면 경제적인 면에서 좋겠고, 손자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생활을 해서 육아교육에도 안심되며, 할아버지 할머니도 손자들과 놀기 때문에 건강에 좋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자식들이 하나둘 결혼하면서 새 식구가 딸리고 보니 자식들도 생각이 바뀌었다. 분가 독립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집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분가 분가하다 보니 아파트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맞벌이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어린이집은 어린이로 넘쳐나고 육아교육비용은 허리를 휘게 하고 어린 손자 손녀들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결국 어린이집에는 CCTV를 장착하게 하는 현실이 온 것이다.

어린 손자 손녀들을 어린이 집에 보내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노령연금을 받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복지비를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젊은이들이 자식교육비가 어려워서 혼기를 놓치는 이유가 되며, 장가 시집가기를 거부하거나 아기 낳기를 무서워하는 원인이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은 늙어버린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다.

또 명절이 없으면 좋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추석 같기만 하면 좋다.”는 것은 우리가 느껴본 현실이다. 계절적으로 더운 여름도 아니고 추운 겨울도 아니니 생활하기에 얼마나 좋은 호시절이 아닌가?. 농경시대에는 추석은 풍광과 강우를 고르게 해준 하늘에 감사하고 땀 흘려 얻은 수확을 조상님께 바치는 경천숭조하는 마음이요, 추원보본정신이 깃들어 있는 미풍양속이다.

귀성길이 어려워서 추석성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들이 부모님들을 모셔서 자식 집에서 차례를 지내는 현상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귀성에 어려움이 있어서 그렇게도 하겠지만 귀성은 풀이 난 조상의 묘에 벌초도하고 조상의 묘가 헐어지지는 안했는지 살피는 등, 자손유무의 흔적을 남기는 것일 수도 있으며, 친족들과 함께 만나서 상호소식을 경청하는 만남의 날일수도 있다.

장례문화가 바뀌면서 조상의 유골을 모두 화장해서 나무뿌리에 묻어나 화장터에서 날려버리는 예가 허다하다. 생각에 따라서, 집안에 따라서, 지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조상님의 흔적이 없다면 가족 모이는 날이 없다는 것이다. 가족이 멀리 있고 묘나 시립. 사립납골당도 없으면 모이는 날이 점점 적어져서 사촌도 모르게 되는 삭막한 현실이 올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명절에 고향을 찾는 것은 효행의 근본이다. 나를 낳아주고 키워주고 보듬어 준 내 고향 산천, 생명의 원천이요 삶의 근원인 고향을 찾는 것은 효행의 첫걸음이며 귀소본능이다. 어렵지만 명절에는 고향을 찾아뵙고 친지들과 만남도 가지며 경천숭조효친의 마음을 내 몸에 깊이 간직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명절에 고향 방문하는 마음이 나라를 사랑하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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