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28일까지 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정은경기자] 한국화가 허달용 작품전이 15일~28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에서 열린다.

허달용은 의재 허백련(毅齋 許百鍊 1891~1977)의 막내 동생 목재 허행면(木齋 許行冕 1906~1966)의 손자이자 연사 허대득(蓮史 許大得 1932~1993)의 아들로 전통 남종화의 가풍 속에서 자랐다.

그러나 허달용은 전통화맥을 잇기보다는 80년대 시대상황 속에서 이른바 민중미술운동에 참여했다. 광주미술인공동체, 한국민족미술인총연합 회장, 광주민예총 회장, FTA 집행위원장, 스크린쿼터 반대운동본부 등 민중운동의 중심부에서 사회운동을 지속해 왔다. 낮에는 집회현장에서, 밤에는 작업을 이어가며 매년 신작을 발표해왔다.

허달용은 작업의 초기에 은사인 이태호 교수의 조언으로 단원과 겸재의 그림을 모사하며 먹의 운용과 수묵의 기본기를 다졌다. 90년대까지는 사회비판적 시각으로 사실적 묘사에 집중했으나 90년대 후반부터 민중미술의 형식에 대한 의문을 갖고 그림 형식을 상징과 은유의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그는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가 한창 일 때, 달빛 아래 발광하는 매화꽃 무리를 발견하고 험한 세상 속 군중의 무리를 해석해냈으며 이후에는 소나무, 버드나무, 대나무, 난초 등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태도를 이입하기 시작했다.

근작에서는 그림에 소나무가 자주 등장한다. 연리지 연작에서 소나무는 일상의 농촌 아낙네의 모습이나 시골 풍경 혹은 눈 덮인 산야 풍경과 함께하며 전통적 실경 수묵화 형식을 취한다. 특히 빛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며, 역광에 몰두한 후부터 소나무는 더욱 대담해졌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나무는 사람이다. ‘사람을 닮은 나무’를 통해 작가의 감정을이입하고 ‘탱자 꽃’ 같은 소재를 통해서는 민초들의 모습을, 대나무와 난초 시리즈에서는 세월호 사건의 처참함에 눈물을 흘리는 형상화 했다.

전시서문을 쓴 광주시립미술관 김희랑 학예사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역광으로 인해 검은 덩어리로 보이는 인물상이다. 역광은 피사체를 배경으로부터 두드러지게 하여 대상의 전체적인 모습을 나타내며, 대상의 모습을 좀 더 현실적으로 표현하기에 적절한 장치이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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