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녀에게"로 민족혼을 노래하고 "인연서설"로 서정시의 백미를 가르친 영원한 스승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문명기기자] 서은 문병란 시인은 이렇게 5.18 그날의 한을 이야기한다.

“돌아오는구나
돌아오는구나

그대들의 꽃다운 혼,

못다 한 사랑 못다 한 꿈을 안고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부활의 노래로

맑은 사랑의 노래로

정녕 그대들 다시 돌아오는구나.

이 땅에 우뚝 솟은 광주의 어머니

역사의 증언자, 무등산 골짜기 넘어“ (부활의 노래 중에서)

통일을 염원하며 민족을 영원히 사랑했던 서은 문병란 시인의 “직녀에게”는 지금도 우리의 가슴에 울리고 있는데, 우리 현실은 외세의 개입으로 좋아질 상황도 아닌 것 같아 답답하고 민족의 미래가 심히 걱정되는 가운데, 복잡하고 불편한 5.18 행사 일을 넘겨 2017년 5월 24일 서은 문학연구소 회원들이 선생님이 잠드신 5.18묘역을 찾았다.

이른 아침부터 소국과 인동초꽃을 제자들과 구하여 다른 회원들보다 먼저 묘역에 나와 퍼포먼스를 준비하여 준 조규천 교수의 열의는 대단했다.

조촐하게 문병란 시인의 서정시 “인연서설”을 꽃으로 새겨 강숙자 시인의 즉석 시낭송으로 고인의 뜻을 영원히 함께 하기를 다짐하며, 선생님을 기리는 사업으로 한창 박차를 가하고 있는 “문병란 문학상”과 “문학관 건립”이 최대 관심 사업으로 흠 없이 잘 추진되기를 기원하였다.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 가는 일이다. (인연서설 중에서)

문병란 시인의 민족 사랑과 그의 결기는 우리에게 고인이 주고 간 빛나는 위업이다. 그의 사랑은 민족과 연인 사이를 가리지 않고 영원한 울림으로 남을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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