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아닌 '추대'되었던 우리들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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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서원종기자]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부분이었다. 진보진영 서울시장인 박원순을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정치와 아무 관계가 없을 법한 안철수라는 인사를 정계에 입문시킨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었다. 안철수 본인은 확실한 출마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오히려 민주당 인사들이 안철수를 두려워 해야 할 만큼 그의 입지는 넓어지고 있었다. 다른 후보들이 한 표가 아쉬워 전국 방방곳곳을 발품을 팔 때, 안철수는 오히려 국민들이 갈망하는 사람이자 후보가 되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안철수는 예전과 같이 국민들이 갈망하는 안철수가 아니다. 지지율은 10% 밑으로 하락한 상태이고, 문재인의 대세론에 밀려 비웃음을 사는 처지에 놓여 있다. 안철수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물론이고, 초기 국민의당을 이끌었던 인사 역시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잠시 반기문이 제 3지대의 주요 인사로 떠오르던 당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하지만 그 열광은 2011년 안철수의 그것과는 상당히 달랐다. 시간이 갈수록 열광보다는 분노하는 세력이 더 많아졌고, 결국 제3지대라 불리던 반기문 캠프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게 된다.
안철수 돌풍은 단지 정계와 아무 관계 없던 일반인이 여론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안철수는 본인 스스로 선택받으려 한 자가 아닌, 추대받은 후보였기 때문이다. 기존의 낡은 정당 인식과 정치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낳은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국민들의 선택이었다. 그동안 안철수 원장이 보여주었던 청렴한 이미지 역시 한몫 하였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게 안철수는 없다. 새정치를 주창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의 부르짖음은 이제 한 켠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나치게 숙고하는 자세가 가장 큰 이유였다. 위협을 받은 기존 기득권 정치인들의 합동 공세 역시 영향을 미쳤다. 국민들의 정치개혁과 신선한 정치에 대한 열명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결국 문재인이 야권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고, 아쉬운 패배를 맞이하였다.
제2의 안철수, 신선한 정치개혁 돌풍은 없는 것일까
5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안철수는 지금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을 뿐 아니라, 문재인 이외에도 많은 후보군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 인사들의 지지율을 살펴보면 과반수가 넘어간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대선 인사들에 국민들은 확실한 사람을 지지할 필요가 생겼다.
게다가 지난 5년간 박근혜 대통령이 망쳐 놓은 국정을 빠른 시일 내에 수습할 인사가 절실해 진 것 역시 한몫 했다. 경제와 민생 파탄, 국정 파탄 등 곳곳에서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무소속 초보 대통령은 얼핏 보면 신선할 수 있지만 제2의 박근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지배적인 것이다.
남경필 바른정당 의원은 '반기문은 정치적 아마추어라 낙마하였고, 이런 상황에서 볼 때 대통령은 프로 정치인이 정답' 이라 하였다. 고배를 마신 안철수는 결국 2013년 노원병에 출마하여 공식적으로 국회에 입문했다. 정치 4년차인 지금 입지를 안정화하는 과정에 있는 가운데, 이런 상황에서 정치초보 무소속 대통령은 허들이 높아 보인다.
전 씨름선수였던 이만기는 지난 2014년, 정치초보로서 새누리당에 입당해 김해시장에 출마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 '정치초보'라는 타이틀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기득권이 가득 포진되어 있는 한국정치에서 정치초보가 돌풍을 일으키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의 안철수는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정치이기도 하다. 기득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위한 정치초보의 부르짖음은 메이저 정당의 공천을 받아야만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한몫 할수 있는 사회에서 시사점을 주는 부분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