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력 김병준 지음.

이 책은 권력의 겉과 속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저자가 대통령의 동지로서, 정책전문가로서, 지식인으로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권력이 실제로는 엄청난 고통과 갈등 속에서 결코 ‘이상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권력을 잿빛이라고 표현한다.

 

‘권력은 잿빛이다. 재력, 경영권, 행정권, 가부장권 등 크게 보면 세상의 모든 힘이 그렇다. 겉으로 화려해 보일 수 있으나 그 속살은 잿빛이다. 많은 이들이 이를 i지만 정작 그 잿빛의 무거움을 보지 못한다.’

 

특정인의 바람대로 권력이 작동하고, 나라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정부 역시 권력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권력과 힘은 손잡이 없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쥐는 순간 손을 베이기도 하고, 이리저리 휘두르다 보면 어느새 그 칼은 내 몸 속에 들어와 있다. 많은 이들이 그 칼을 탐내지만, 그 양날의 예리함을 알지 못한다.’

 

정치인이 그토록 갈망하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 대다수 사람은 권력의 속성을 이해하고 이를 다루어 나가기보다 권력 자체를 ‘소유물’로 인식하며 서서히 실패의 늪으로 빠져드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권력의 겉과 속을 제대로 알아나가기를 바란다. 비슷하게 반복되는 참담한 실패를 조금이라도 줄여야한다는 책무를 느끼고 있다. 그것이 정치발전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큰 권력 옆에서 그 권력의 일부를 행사해 보았다. 그로 인해 큰 보람을 느끼기도 했고 큰 고통을 앓기도 했다. 세월은 가도 권력과 힘의 속성은 그대로 있는 법,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기억 속 심연 어디론가 사라져 주기를 바랐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큰 소리로 외치고 싶은, 그리하여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들었으면 하는 이야기들도 있다.’

 

저자는 이 책이 현재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꼭 봐야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권력을 지향하는 사람도 권력의 속성을 알고, 그 이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포괄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권력의 본질을 아는 것이야말로 권력 자체의 정당성과 집행의 공정성, 사회적 책임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이 책은 오늘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권력의 본모습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길로 나아가야할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정치라는 것이, 또한 선거라는 것이 이기고 지는 것에만 매몰되는 전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권력을 쟁취하는 누구든 그들이 이긴 뒤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지 국민에게 먼저 보여주고, 이것을 평가받는 선순환의 권력경쟁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남겨주고 있다.

 

목차

제1장 권력, 그 실패와 좌절

결벽증과 대통령직, 하나는 버려야

교황이 떠난 자리

“노무현 드라마, 더 이상 없다”

문제가 문제되지 않는 세상

마지막 5년의 잔상: 어느 부자의 삶과 죽음

노무현의 ‘또 다른 죽음’

대통령의 한탄: “오늘도 원맨쇼......”

살아서 조롱거리, 죽어서 영웅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칼 든 자의 ‘죄 값’

적의 사거리 안에서 지휘해서야......

 

제2장 권력, 그 속성과 이면

쓴 소리 바른 소리를 들으라고?: 대통령에게 필요한 말

권력은 돈이다?

권력은 손잡이 없는 양날의 칼

대통령의 말: 권력의 크기만큼 커지는 오해

대통령 팔기

애국자 ‘제셉’: 영화 [어 퓨 굿맨]

대통령의 애국심, 의심할 이유도 감동받을 이유도 없어

사람 죽이는 ‘사람 좋은’ 사람

정보왜곡, 권력의 암

인사가 만사라고?

돈의 함정: “죄 없는 자 먼저 돌로 쳐라”

권력의 앞과 뒤: 엄지의 마술

 

제3장 내일의 권력을 위하여

머리로 하는 공부, 가슴으로 하는 공부

소장수 의원과 노무현

국민을 천사로 아는 정부?

정부의 ‘짓거리’와 수호천사

총리 같은 총리가 되지 못하는 이유

총리를 총리답게 만드는 법

혁명의 꿈Ⅰ: “이대로 가면 필망국(必亡國)이라......”

혁명의 꿈Ⅱ: 망한 나라, 흥한 나라

혁명의 꿈Ⅲ: 대통령의 질문

 

저자 : 김병준

저자 김병준은 젊은 시절 대학교수로서 자치와 분권운동을 주도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재야 정치인 노무현을 만나 자율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혁신이 일어나는 상생의 공동체를 같이 꿈꾸었다. 그런 인연으로 꼬박 5년을 대통령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의 핵심으로 일했다.

 

‘참여정부의 아이콘,’ ‘왕의 머리’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수많은 정책들이 그의 가슴과 머리, 그리고 손을 그쳤음은 물론이다. 참여정부 이후 학교로 돌아가 다시 새로운 나라를 꿈꾸어 왔다. 진영논리를 넘는 글을 쓰며 새로운 민주주의로서의 숙의민주주의 운동에 헌신해 오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2016년 11월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위한 국무총리후보로 지명을 받았으나 그 직에 오르지는 못했다. 야당들이 협의절차가 생략되었음을 문제 삼아 청문회 개최를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다시 꿈꾸고 고민하고 있다. 또 그 꿈과 고민의 일단을 글로 쓰거나 강의하고 있다.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도 여전하다.

 

*페이지 292, 값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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