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한국시민기자협회기자] 대한민국은 온통 투사들만 모여 있는 듯 민심은 자꾸만 날카로운 상태로 치닫고 있다.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고 대립과 투쟁이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2,6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가 구도자로 지낼 때 브라만교의 지배력이 많이 상실되고 사회가 혼란 상태로 치 닫으며 초월론과 회의주의나 쾌락주의 등 도덕적 지침이 되기 어려운 사상들이 난무하였던 때와 엇비슷하다.

이 때 석가모니 부처는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제시했다. 그것은 우주의 가르침과 현실의 양면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중도(中道)사상을 준수하는 올바른 삶의 길 즉 정도(正道)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는 그것과 관련하여 “차유고피유 차생고피생 차무고피무 차멸고피멸(此有故彼有 此生故彼生 此無故彼無 此滅故彼滅)”라고 말했다. “이것이 있으니 저것이 있고 이것이 태어나니 저것도 태어난다. 이것이 없게 되니 저것도 없어지고 이것이 사라지니 저것도 사라진다.”라는 의미이다. 인과론적인 설명이다.(김용진 저, 「행복강사의 인문학 Symposium」,p. 165에서 인용)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제 혼자 생겨난 것은 없다. 세상만사가 연관성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가 인과론을 대안으로 제시한 연기사상은 반드시 대인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서로의 인간관계를 중요시 하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윤리적 책임감도 생기게 된다. 이웃을 대할 때 내가 소중하듯 이웃도 소중하게 생각하며, 또한 타인도 나와 같고 나도 타인과 같다는 “자타불이(自他不二)”의 태도를 취하게 되므로 자비를 베풀 희망이 생기게 된다. 이것이 되면 화해와 상생의 비전도 가능해진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소중한 한 표 두 표가 모여 임기제 대통령에 당선된 것 뿐이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 그 어떤 직위도 어떤 직업도 어떤 자리도 영원하지 않다. 모두가 누군가의 도움과 협력에 의해 잠시 주어졌을 뿐이다. 필자는 오늘 국회에서의 청문회를 잠시 지켜보면서 석가모니 부처의 가르침을 그들이 잘 알고 실천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비단 석가모니 부처의 가르침만 아니라 예수의 가르침도 역시 그들에게는 꼭 필요했으리라 생각된다.

석가모니 부처의 “자타불이”사상은 예수의 “이웃사랑”과 다를 바 없다. 국민을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리고 내 자리는 국민이 나를 믿고 맡긴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런 비극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국회청문회의 소환을 받은 증인 가운데 잠적한 몇 사람을 보면서 이들은 정말로 더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할 최소한의 기회마저 스스로 회피하고, 아직도 국민을 개념 없는 개돼지같이 착각하고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속히 대한민국이 정상화 되는 길은 자타불이 또는 이웃사랑의 정신으로 회복되어 국민 앞에 진실되게 무릎을 꿇는 일이 아닐까 싶다.

김용진 교수(행복인문학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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