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안중근 평전 저자

요즘 대한민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으며, 탄핵이니 하야니 대통령의 손발을 묶기 위한 시도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필자도 대한민국 국민 중에 한 사람으로서 이번 사태를 참으로 개탄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을 향한 돌팔매질에 앞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이 분명히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러면 그대가 먼저 건전한 인격이 되라.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사람 왜 인물이 될 공부를 아니 하는가.” 또한 성경 말씀에도 “오직 죄 없는 자만이 돌을 던질 수 있다”라고 했다.

 

지금의 최순실 사건을 미루어 보아 박근혜 대통령이 큰 실수를 저지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명백한 실수이다. 물론 대통령에게 한 점 부끄럼 없는 완벽을 요구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짐으로써 스스로의 권력을 이양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통령도 한 사람의 인간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미완의 존재이다. 대통령 또한 그러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 사태를 분석해 본다면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을 꼽아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킨 원인은 무엇보다도 소통의 미흡함에 있다. ‘불통의 이미지’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지적되어 온 문제로, 평소 사람을 잘 믿지 않고 분란의 실마리는 애초부터 끊어 놓으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결벽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여겨진다. 그녀의 고집스러운 결벽은 많은 이들에게 ‘소통의 미흡’으로 미숙한 대처임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통령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보자고 한 처음 논지에서 본다면, 박근혜 대통령을 우리가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지 간에 그녀에게 남다른 마음의 큰 상처가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깨끗이 치유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분노와 상처를 없애는 기회이기도하다. 솔직히 그동안 겪어왔을 외로움은 상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누구에게나 수다 떨 친구 하나쯤은 필요하다. 특히 언어를 통해 사회성을 형성해 나가는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을 놓고 보자면, 박근혜 대통령은 어디 한 곳 의지할 데 없는 망망대해 한가운데에 서 있다. 대통령에게도 친구는 필요하다.

 

둘째, 박근혜 대통령은 리더에게도 멘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머나먼 인생 여정에 멘토 하나쯤은 필요로 한다. 멘토는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도 그러한데, 하물며 한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 가는 대통령에게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사안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멘토가 필요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셋째, 지금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는 대통령 탄핵이니 하야니 하는 여론은 섣부른 감이 없지 않다. 대통령의 임기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사항으로 그것을 지켜주는 것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기본 의무가 될 것이다. 국민 모두가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권리만 주장하며 내세울 뿐, 정작 국민으로서의 의무인 헌법 질서의 준수에는 도통 관심이 없어 보인다.

 

논의의 처음에 인용했던 안창호 선생의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본다면, 우리는 대통령의 탄핵이나 하야를 요구하기 전에,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독려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김종필 전 총리가 이번 사태를 개탄스러워 하며, “대통령이 힘이 빠지면 나라가 결딴난다.”는 말을 되새겨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스스로의 의무와 권리를 동시에 주장할 줄 아는 국민이라는 ‘친구’가 필요하다. 대통령의 가장 친한 친구는 바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어야 하며, 대통령의 가장 엄한 멘토 역시 바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어야 한다. 필자는 이번 칼럼을 통해, 대통령의 친구이자 멘토로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성숙한 국민 의식을 보여주기를 제안하는 바이다.

 

글 이창호

이창호스피치리더십연구소 대표

안중근 평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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