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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유림 혁신 선언문
대한민국 유림 혁신 선언문
  • 오병두
  • 승인 2016.10.21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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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 오후 1시 30분에 개최될 전국유림총화대회에서 채택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오병두기자]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 김영근)는 오늘 10월 21일 오후 1시30분에 성균관 명륜당 뜰에서 2천여 유림이 참여한 가운데 전국유림총화대회가 개최된다.  이에 채택할 '대한민국 유림 혁신 선언문'을 개재한다.

           -성균관유도회 창립 70주년에 즈음한 대한민국 유림 혁신 선언-
사문(斯文)이 우리 강산에 전래되어 1천 6백여 년이요, 왜노(倭奴)의 침탈 40여 년이 흘러 1946년이라, 전국 유림이 광복의 기쁨을 안고 성균관 명륜당에 모여 유도회총본부를 창립한 지 70년 성상(星霜)이 흘렀다. 이에 우리 유림은 오늘 민족과 역사 앞에서 한국 유림의 새로운 출발을 엄숙히 선언한다!

유교는 우리 민족의 가장 오래된 학문이요 윤리요 문화로서 존재해 왔으며,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드높은 가치를 갈무리해 왔다. 그동안 유교의 잘못이 있었다면 사람에게 있는 것이지, 성현의 가르침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님을 그 누가 모르랴!

사람이라면 성선(性善)의 단서(端緖)와 보본(報本)의 정신(精神)이 있을진대, 그 누구나 선비가 될 소양이 있는 것이며, 이들을 격려하여 군자(君子)가 되게 하고, 현인(賢人)이 되게 해야 할 사명이 우리 유도회에 있음을 명백히 자각한다.

우리 유림은 성묘(聖廟)를 지키며 향사(享祀)를 봉행해 온 주체이므로 무한한 자부심을 가져왔다. 그리고 각지의 유도회는 향교를 중심으로 예의의 실천과 도덕의 앙양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의 이 새로운 도정(道程)을 반성(反省)과 회한(悔恨)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다. 사이비(似而非) 몇이 유림 사회에 들어와 준동(蠢動)했다고 해서 묵묵히 노력하는 유림의 성심(誠心)이 빛나지 못한 것은 아니로되, 적어도 사이비를 일소(一掃)하는 체제(體制)와 기풍(氣風)을 만들지 못한 과오는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 유림은 수기(修己)하지 못하였다. 수기가 없었으니 어찌 치인(治人)이 있었겠는가! 유림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유림의 주장 자체를 떠나서, 조직 자체가 높은 도덕성을 가져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으니, 우리는 오늘 반성과 회한이 앞서는 것이다.

우리 유림은 끊임없이 자문(自問)했어야 했다. 선비란 누구이며 선비는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를!
을유광복(乙酉光復) 후의 민족적 대의(大義)가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민족의 활로를 개척하며, 민주주의를 정착시킴에 있었다면, 이후의 유림 역사도 이에 걸맞는 흐름이어야 했다. 그러나 친일유림이 준동하여 분규를 일으켰으며, 한때는 독재정권에 굴종하여 양심과 정의를 수호해야 할 선비의 사명을 방기(放棄)하여 1980년 6월에는 신군부의 정권 찬탈을 두둔하는 성명서까지 발표한 우리 유림이었다. 선비집단으로서의 기능을 망각하고 권력의 시녀가 됨으로써 국민의 외면을 받은 것이니 참으로 부끄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세기(世紀)가 바뀐 최근까지도 일부 사이비들이 유림 내부의 사안으로 송사를 벌임으로써 유림사회를 혼탁하게 만들고, 대외적 망신을 자초하였다. 선비는 싸움을 하더라도 명분이 크고 뚜렷하므로 국사(國事)를 먼저 거론해야 하거늘, 내부의 작은 권력을 둘러싸고 외부에 추태를 보였으니 선성선현(先聖先賢)의 위패 앞에서 어찌 얼굴을 들 수 있겠는가 !

선비는 누구인가? 이천하위기임(以天下爲己任)하는 자이다. 사회적 책임의식이 있는 사람이다. 나서야할 때는 분연히 나서는 것이 유림의 참모습이다.

외부침략에 항거하여 총칼을 들고 일어서는 사람이 의병일진대, 의병은 바로 선비정신으로 뭉친 사람이다. 잘못된 정치와 모리배를 향한 매서운 기개를 가진 사람이 바로 선비이다. 자반이축(自反而縮)이면 수천만인(雖千萬人)이라도 오왕의(吾往矣)라 스스로 돌아보아 당당하다면 천만인이 막아서더라도 나는 용감하게 대적할 것이라는 공부자의 정신을 체화(體化)시킨 사람이 바로 선비가 아니겠는가 !

그렇게 하기 위해서, 먼저 우리 유림은 성현 앞의 경건성(敬虔性)을 굳건히 지켜가야 한다. 유교는 종교성을 가진 철학이요 윤리다. 종교성이란 성현 앞에서 스스로 가다듬고 제사지내어 경모(景慕)하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문묘와 서원에 출입하는 유림이라면 경건한 태도에 바탕하여 조직원다운 일체성(一體性)을 담지(擔持)해야 한다.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이라, 근본이 서고서야 방도(方途)가 생기는 것이며, 양기대체위대인(養其大體爲大人)이라, 품덕(品德)부터 기르는 사람이 큰 사람인 것이다.

그 다음으로 우리 유림은 시의성(時宜性)을 갖춰야 한다.
우리 유림은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있지만, 그 정신을 체화시키지 못했는지, 체화시켰어도 실천하지 못했는지, 실천하는 과정에 시중지도(時中之道)와 어긋나지 않았던가를 자문해야 한다. 유림조직의 임원은 벼슬이 아니다. 죽어서 묘비나 지방(紙榜)에 올리려고 맡는 직책이 아니다. 심산(心山) 선생이 말한 바, 귀한 것은 공자의 성명(姓名)이 아니라 공자의 심법(心法)이다. 우리의 도포가 어찌 삼황(三皇)의 법복(法服)이겠으며, 우리의 말글이 어찌 오제(五帝)의 법언(法言)이겠는가!

선비는 시대와 함께 가는 사람이다. 좋은 세상은 어떠해야 하며, 좋은 세상을 위해 할 일은 무엇인가를 항상 고심하는 사람이다. 우리 유림은 시대정신인 자유, 민주, 정의, 평등, 평화, 인권, 상생, 통일의 가치를 성현의 말씀을 통해 구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유림은 민생을 보듬고, 민권을 지키며, 민족을 위하는 사회적 실천성(實踐性)을 견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유림은 정권과 거리를 두고 매서운 감시자를 자임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아픔과 어려움을 같이 고민하고 싸워나가야 한다. 사회적 약자에게 먼저 눈을 돌리며, 계층구조의 고착화와 빈부격차의 구조화를 직시하고 그 문제해결을 호소(呼訴)해야 한다. 유도회총본부와 각지 유도회는 이제 미풍양속 수호의 전초기지(前哨基地)가 될 뿐만 아니라, 애국, 민주, 정의의 실행거점(實行據點)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더 이상 교화(敎化) 단체의 틀에만 갇혀서 정치적 실천을 방기할 수 없다. 유림은 언제든지 정치적 결사(結社)로서 선거에 참여하고, 정권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민족의 분단 극복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유도회 70년은 나라가 발전된 70년이기도 했지만, 겨레의 아픔이 계속된 70년이기도 했다. 그때도 지금도 민족의 화해와 통일은 우리 유림이 절실히 지향해야 할 대의가 아닐 수 없다.

시대적 과제 실현이 어찌 우리 유림만의 일이겠는가 ! 국민 모두의 일인 바, 국민의 관심과 노력이 있기를 열망(熱望)한다. 나라의 흥하고 망함에는 보통사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지도층의 자각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고위층과 공직자들에게 고한다. 최근 10년의 정권만 보더라도 우리 사회가 공평과 정의의 실현에 역행하여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국민을 제대로 섬겼는가를 자문하길 바란다. 앞으로 우리 유림은 잘하는 정권에 대해서는 그 견결한 옹호자가 될 것이지만, 잘못하는 정권에 대해서는 성토하고 규탄하는 비판자의 입장에 설 것임을 엄중히 천명한다.

정치인들은 적자지심(赤子之心), 즉 순수했던 초심(初心)을 갖추고 있는가를 항상 점검하기 바란다. 정치인이 할 일이란 집단의 이익 충돌을 화해시켜 사회 통합을 이루어내고, 사회적 열매가 가능한한 골고루 분배되도록 헌신하는 것이다. 정치인이 개인과 당파의 이득만을 탐한다면 시정잡배의 악행보다 더 위험하고 심각한 죄악이 됨을 알아야 한다.

경제인들은 공존하고 상생하는 경제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젊은이들은 취업을 못해 미래를 포기하고 있고, 불안한 고용 상황은 많은 사람의 꿈을 앗아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학계, 교육계, 언론계, 법조계, 문화계, 종교계를 포함한 지식인들에게 묻는다. 배운 만큼 실천하려 노력했는가를 !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불균형과 부조리와 독선과 오만에 당당히 저항했는가를 !

남북한 당국에 촉구한다.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정권 유지를 위해 남북한 사이의 긴장을 이용하며, 결과적으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의 길에 역행하는 잘못을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민족적 양심과 민족자주의식에 바탕하여 교류와 협력의 길로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한민족(韓民族) 공동체를 하루빨리 이루어내야 한다.

그리고 세계 만민들이여 ! 독선(獨善)과 배타(排他)가 만악(萬惡)의 근원임을 알고, 인간 본연의 착함을 회복하도록 다같이 노력하자 !  테러와 패권의 횡포가 인류의 양심과 세계의 평화를 훼멸시키고 있음을 참회하자 ! 

사람을 사랑함이 바로 인(仁)이요, 효제(孝悌)가 그 인(仁)을 이루는 첫걸음일진대,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사랑을 친지와 겨레와 인류사회로 널리 펼쳐나감에서 모두가 화합하고 열락(悅樂)하는 대동(大同)이 이루어지는 것이리라 !

 오늘 우리 유림은 각자의 밝은 덕이 드러나고(明明德), 사람들이 더 새로워지며(新民), 평화와 사랑이 실현되는(止於至善) 행복한 세상을 향해, 국민들과 함께 전진하는 그 첫걸음을 당당히 내딛는다. 아, 임중이도원(任重而道遠)이라, 그 임무는 무겁고 그 갈 길은 멀도다! 

  우리 유림은 결의한다.
  혁신하고 실천하여 존경받는 집단 되자 !
  선비 절의(節義) 계승하고, 의병 기개(氣槪) 발양하자 !
  시대정신 선도하고 민권민생 보살피자 ! 
  민족정기 천명(闡明)하고, 민족통일 초석(礎石) 되자 !

            공기 2567년(서기 2016년) 10월 21일

                         성균관유도회 창립 70주년 기념 전국유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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