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오병두기자]

 파리장서 선현추모제(先賢追慕祭)
                                      -성균관유도회 서울시본부 회장 원 재 식-

 파리장서운동(巴里長書運動)이란 3.1운동에 호응해 유림대표(儒林代表) 137명이 서명(署名)한 전문 2,674자의 한국독립청원서(韓國獨立請願書)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만국평화회의(萬國平和會議)에 보낸 것을 말한다.

 영남(嶺南) 유림대표 곽종석(郭鍾錫)과 호서(湖西) 유림대표 김복한(金福漢)을 비롯한 전국의 유림대표 137명 연명(聯名)으로 혈서와 같은 독립청원서를 만들었다. “한민족(韓民族)은 불행히도 그간 일제(日帝)의 간교한 침략으로 인해 현재는 노예적 상태에 있으나 우리는 역사적 전통과 역량에 있어 충분히 독립자존(獨立自尊)의 능력이 있다. 따라서 인간과 만물의 독립생존원리(獨立生存原理)와 만국평화회의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민족자결원칙(民族自決原則)에 입각해 우리 한민족에 대해서도 자주독립을 보장하라.”고 요구한 파리장서이다.

 독립청원서의 파리평화회의 제출 책임을 맡은 심산(心山) 김창숙선생은 청원서를 짚신으로 엮어 3월 23일 서울을 떠나서 상해에 도착했다. 상해임시정부(上海臨時政府)의 이동녕(李東寧), 신규식(申奎植), 이시영(李始榮), 신채호(申采浩) 등 요인(要人)들과 의논해 영문 3천부, 한문 2천부로 번역, 인쇄해 우편으로 파리평화회의에 보내는 한편, 각국의 대사, 공사, 영사관 및 중국의 각 정계요인(政界要人)들에게도 보내고, 해외 각지에 보냄으로써 우리민족이 독립을 절실하게 염원하고 있음을 세계만방에 전파했다.

 3.1운동 이전의 유림(儒林)들은 왕정복고(王政復古)와 전통적 관념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파리장서운동을 통해 세계의 새로운 사조(思潮)로 부상한 인도주의(人道主義)나 대동사상(大同思想)을 충분히 인식하는 획기적인 의식(意識)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그리고 심산(心山) 김창숙 선생 등이 파리장서를 추진함으로써 전국각처의 유림선비들이 대거 조직적인 시위운동(示威運動)에 참여하게 되었고, 파리장서가 기획됨으로써 3.1운동을 전민족적운동(全民族的運動)으로 발전시킬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한국 유교(儒敎)의 역사적 위치와 3.1운동의 역사적 존재가치(存在價値)를 크게 높인 것이다.

 우리 근대사(近代史)에 이처럼 중요한 의의(意義)를 가지고 있는 파리장서운동이 그동안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이제라도 자리매김을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파리장서운동의 주역 심산(心山) 김창숙(金昌淑) 선생께서 창립한 성균관유도회(成均館儒道會)의 70주년이 되는 올해, 유림선비들의 역사적 기여에 대한 재조명과 평가가 절실하다.

 이에 전국유림들의 뜻을 모아서 파리장서운동을 펼치신 선현(先賢)들의 얼을 현창(顯彰)하는 추모제(追慕祭)를 정성으로 봉행(奉行)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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