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시설을 통해 이탈하는 경우가 공항의 5배.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이용기기자] 지난달 제주의 한 성당에서 기도하던 60대 여성이 무비자로 입국한 중국인에게 살해당했다. 그러나 원희룡 제주지사는“최근 강력 범죄가 발생한다고 해서 15년 된 제도를 곧바로 검토하는 것은 좀 지나치지 않나 본다.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미온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현희 의원(더민주, 서울 강남을)이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제출받은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무비자 입국제도를 통해 입국했다 무단으로 이탈한 불법체류자 수가 무려 15배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항만시설을 통한 이탈이 공항을 통한 이탈보다 5배 정도 많아 무사증 외국인 무단이탈 단속 사각지대로 드러났다.

제주도에서는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도록 해주는 무사증 입국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제도의 이용자 수는 2011년 15만 3862명, 2012년 23만 2929명, 2013년 42만 9221명, 2014년 64만 6180명, 그리고 2015년 62만 9724명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 5년간 4배나 증가한 것이다.

무비자 입국제도는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했지만, 외국인 강력범죄와 불법체류자 증가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나 우려되고 있다. 무비자 입국자 중 무단으로 이탈하는 불법체류자 수는 2011년 282명, 2012년 371명, 2013년 731명, 2014년 1450명, 그리고 2015년 4353명으로 지난 5년간 무려 15배나 급증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외의 지역에서 검거된 사례 또한 2011년 120명, 2012년 152명, 2013년 176명, 2014년 159명, 그리고 2015년 194명으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감사원이 제주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외국인 중 무단이탈자의 일탈경로를 조사한 결과, 제주항 등 국가관리 무역항과 한림항 등 지방관리 연안항을 통해 이탈하는 경우가 162건, 공항을 통해 이탈하는 경우가 29건으로 나타났다. 작년 여름, 제주해경본부는 한림항에서 목포항으로 출항 예정인 화물선에 선적한 사무실용 컨테이너에서 중국인 불법체류자 7명과 한국인 공범 1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전의원은“무비자 입국자 증가에 따른 외국인 범죄 위험은 단지 제주도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하며, “무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이 항만시설이나 공항을 통해 국내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관리 사각지대에 노출되는 것인 만큼 국경관리에 준하는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무비자 입국자에 대한 관리뿐만 아니라, 무단이탈 단속 사각지대 방지를 위한 보안시설과 관리감독 인력 강화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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