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대표

 

 

오늘날 국내외를 막론하고 하루가 다르게 뉴스 톱을 장식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막말이다. 정치인들의 막말 파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잠잠하다 싶으면 또 다시 터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들이 내뱉는 거친 말이 단순히 논란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첫째로는 당사자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둘째로는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뿐 아니라 셋째로는 나라 전체의 공공언어문화에까지 좋지 않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막말 논란은 당사자들 간에 고소·고발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사법권의 낭비를 가져오게 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막말은 크게 보면 상대방에게 모욕을 주는 행위이다. 쉽게 말해, 듣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히게 한다. 그러므로 막말도 일종의 폭력으로 간주해야 한다. 막말을 들은 상대방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또 막말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한방에 망친다. 막말은 자신의 낮은 수준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행위인 것이다. 물론 막말 파문의 당사자들은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정당한 명분과 이유가 있더라도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역할과 비중에 걸맞게 품위 있고 세련된 말을 구사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보루인 정치권에서는 기본적으로 오가는 말이 많은 법이다. 하지만 그들이 내뱉는 모든 말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말 중에서도 그것이 가치 있고 점잖은 말일 때만 의미가 있다.

 

얼마 전, 염수정 추기경은 "정치인의 말은 국가와 국민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며 국격의 척도가 되는 동시에 사회 발전에도 필수적 요소"라며 "정치인들이 좋은 말, 위로가 되는 말, 품위 있고 사랑이 담긴 말을 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정치인의 막말은 ‘나라의 품위’를 스스로 손상시키고,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앞에서는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신뢰를 높이자고 하면서, 뒤에서는 막말 논란 등으로 스스로 권위를 추락시키고 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세 치 혀'는 백만 명의 군대보다 더 강하다. '말'은 사람의 사상과 철학, 인격을 담아내는 철학의 그릇이다. 크게는 한 나라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고 작게는 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다.

 

글보다 말이 더 무서운 건 한번 내뱉은 이상 고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말은 일단 한 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래서 말을 할 때는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만약 나라를 대표하는 지도자의 경우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좋은 지도자는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그들을 이끌어간다. 위대한 지도자는 사람들이 절대로 가고 싶어 하지 않지만 꼭 가야 하는 곳으로 그들을 이끌어간다.” 로살린 카터의 말이다. 진정한 지도자란 다른 사람을 긍정적인 언어로 이끌어 주는 사람이다. 오로지 혼자만의 생각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언어로 다른 사람을 앞서가는 것은 올바른 지도자라 할 수 없다.

 

한편 이창호스피치는 “말을 잘한다는 것은 중요한 순간에 '예, 아니오'라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의견에 대한 반대 입장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념을 짧고 굵게, 인상 깊게 표현할 수 있도록 말을 할 때는 '선택과 집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힌다.

 

요컨대 정치인의 ‘입’에서 진정한 정치가 싹튼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말을, 자신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인격을 담는 그릇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할 것이며 단언컨대 모든 권력은 국민의 입에서 나온다.

 

글 이창호(李昌虎)

이창호스피치리더십연구소 대표.

청소년인성아카데미 대표강사.

한국노화방지연구소 이사. <안중근 평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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