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의 ‘무녀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세계에 선보이다

2월, 안재훈 감독(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이 한국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한 ‘무녀도’가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인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WIP에 선정되었다.

WIP는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매우 중요한 섹션으로 제작중인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전세계 애니메이션 산업 관계자들과 관객들 앞에서 소개하는 자리이다.

그동안 안시의 WIP(Work In Progress)에 선정되어 소개된 작품으로는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로 잘 알려진 블루 스카이 스튜디오의 와 <늑대아이> 감독 호소다 마모루의 최신작 <괴물의 아이>가 있다.

안재훈 감독은 2014년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을 시작으로 한국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재해석해 옮기고 있는데, <무녀도>는 그 두번째 작품이다.

원작 ‘무녀도’는 김동리의 단편소설로 1982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도 오른 수작이다. 이런 시도만으로도 눈여겨봐야 할 <무녀도>가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WIP에 선정된 것은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불어 안시의 WIP에 선정된 한국 애니메이션은 <무녀도>가 최초이다.

◇한국 작품으로서는 최초 선정

WIP는 현재 제작 진행 중인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품의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감독과 프로듀서 등 제작 스탭이 무대에 올라 제작 과정 전반을 상세히 프리젠테이션 하게 된다. 1시간 15분가량 소재의 발굴부터 제작 기법, 작품 전체와 장면 연출에 대한 감독의 의도 등 다방면에 걸쳐 작품의 기술적, 예술적 부분에 대해 심도 있게 소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아직까지 이런 과정을 거친 한국 애니메이션이 없었다는 점에서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와 안재훈 감독, ‘무녀도’의 행보는 주목할 만한 큰 의미가 있다.

◇파격적인 형식, 국내 최초 창극 뮤지컬 애니메이션에 도전한 <무녀도>

애니메이션<무녀도>는 제작 기법 또한 독특하다. 실제 무속인과 국악 뮤지컬 작곡가, 안무 감독, 무대 연출, 뮤지컬 배우 등 각계의 전문가들의 참여해 국내 최초로 창극 뮤지컬 애니메이션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강렬한 색채, 가족 내 종교 갈등이라는 파격적인 주제, 독특한 캐릭터, 몽환적인 분위기 등을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형상화한다. 그 심상치 않은 존재감이 제작 과정에서부터 드러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해외에서도 관심 높은 한국 단편문학의 애니메이션화

한국 소설은 은유와 비유가 많은 풍부한 표현방식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온전히 이해하고 읽기 어려운 작품이었으나 문화 장벽이 낮고 친근감이 높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짐에 따라 해외에서도 이전과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 안재훈 감독의 2014년 작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개봉 당시 베이징 국제 영화제, 브리즈번아시아퍼시픽영화제 초청 등 해외 유수 영화제들이 먼저 깊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무녀도>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의 뒤를 이은 한국 단편문학 시즌 2로서 올 하반기 첫사랑의 원형을 담은 황순원의 단편 소설 ‘소나기’를 원작으로 한 또 한편의 애니메이션 <소나기>와 함께 개봉할 예정이다.

연필로 명상하기는 2011년 <소중한 날의 꿈>으로 안시 장편 경쟁 부분, 2015년 <살아오름, 천년의 동행>으로 기획 단계의 작품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이는 안시의 MIFA 피칭에 이어, 2016년 WIP까지 선정됨으로써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과는 세번째 인연을 맺게 됐다.

또한 올해는 페스티벌 기간 중 열리는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마켓(MIFA)에서 개봉 예정작부터 기획, 제작 중인 작품까지 향후의 라인업도 선보일 계획이다. 2016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6월 13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안시에서 열린다.

연필로 명상하기 개요

연필로 명상하기는 1998년 국내 최초로 스튜디오 시스템을 도입한 2D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다. 대표작으로는 한국의 애니메이션의 질적 도약을 이루어내었다는 평을 받은 2011년 <소중한 날의 꿈>, 한국의 주옥같은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화 한 2014년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이 있다. 연필로 명상하기는 안재훈, 한혜진 감독을 중심으로 한 작품, 한 작품 관객과의 소통을 넓혀가고 있으며, 스탭들은 정성을 다한 한 장, 한 장의 그림이 모아졌을 때 관객을 감동한다는 믿음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을 그린 몽땅연필을 쌓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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