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절반 '뚝' 어민들 생계 막대한 지장 총허용어획량 늘리는 등 보완책 마련 시급

겨울철 별미로, 막걸리 열풍 속에 더욱 귀하신 몸이 된 신안 특산물 흑산 홍어가 금값이 돼 버렸다.

한때 8㎏(암컷) 이상 상품 한마리 값이 사상 최고인 74만원까지 치솟았던 흑산 홍어는 지난 19일에도 위판 가격이 60만원을 훌쩍 넘어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가까이 폭등했다.

성수기인 요즘 예년 같으면 30만~40만원 정도면 쉽게 살 수 있었던 흑산 홍어 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이유는 뭘까.

신안수협 흑산지점과 어민들은 TAC(총허용어획량) 제도 시행과 금어기 설정 때문에 제대로 조업을 하지 못해서라고 답답해했다.

흑산도 홍어잡이 어선 7척이 올해 잡은 수 있는 TAC는 160t. 처음 시행된 지난해와 똑같은 양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와 지난 8~9월에 홍어를 많이 잡은 어선 2척은 배정 물량을 다채워 본격적인 조업시기에 한 달 가까이 배를 세워 놓기도 했다.

다른 어민들도 겨울 성수기 때 잡을 고기량을 계산하며 조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홍어 값 폭등의 원인이 됐다.

신안군 수협은 조업 중단 우려와 함께 가격 폭등을 막고자 TAC 확보에 나서 추가로 25t을 배정받았다.

배를 묶어놨던 어민들에게 추가 물량이 배정되면서 홍어잡이 중단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됐지만, 본격적인 조업시기를 맞아 간당간당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153t를 잡아 올해 잡을 수 있는 TAC는 32t에 불과하다.

흑산출장소 박선순 경매담당은 21일 "TAC를 적용하려면 2~3년간 도상 연습과 현지 실태 조사 등을 해야 하는데도 지난해 자원회복을 명분으로 금어기 설정과 함께 TAC를 전격 시행했다"면서 "홍어잡이는 그물로 싹쓸이하는 어법과 달리 낚시로 잡는 것으로, 3㎏ 이하는 잡히질 않아 TAC 해당 사항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담당은 "지난해에는 금어기(4월 1일~6월 30일)가 3개월로 150t을 잡는데 그쳐 TAC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올해는 금어기(6월 1일~7월 15일)가 45일로 조정돼 조업 기간이 늘어나면서 탈이 났다"면서 "TAC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어획량이 절반 정도 줄어드는 등 어민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TAC가 흑산 홍어 가격을 결정하는 새로운 잣대가 될 것으로 보여 보완 대책 마련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흑산 홍어는 7척의 어선으로 매년 3만 8천마리를 잡아 35억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신안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무등일보 신안=양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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