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넘어 차도까지 가득 메워 행인들 사고 위험

광주시내 주요 식당 및 유흥가는 상호를 알리는 에어간판들이 인도와 차도 구분 할 것 없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심한 곳은 10m내에 4-5개씩 2∼3m 간격으로 간판이 펼쳐진 곳도 있으며 상가 밀집지역 도로는 에어간판이 인도를 메우고 있어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어진지 오래다. 더욱이 인도를 넘어 차도에까지 세워진 에어간판은 상가를 찾은 주민들에게 주차난 까지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와 차도가 구분된 거리는 행인들이 에어간판을 피해갈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아스팔트 도로에 백색실선으로 차도와 인도를 구분한 좁은 골목상권은 행인들이 에어간판을 피해 도로 한 가운데로 다니는 아찔한 순간들도 연출된다.

지난 5일 두암동 말바우 시장 많은 편 상가의 경우 에어간판 일제 단속이 벌어졌다.단속차량의 안내 방송과 함께 상가 관계자들은 일제히 에어간판의 공기를 빼서 간판을 내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하지만 단속이 끝나자 에어간판은 여전히 인도에 방치돼 있었다. 특히 불이 꺼진 상태로 방치된 에어간판은 야간 식별이 어려운 검정 케이스로 제작돼 크고 작은 사고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행인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다.

광주 북구 오치동 상가를 방문한 김 모 씨는 "문이 닫힌 어두운 상가 앞에 방치된 에어간판 케이스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접촉 사고를 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에어간판을 연결하는 전선에 걸려 넘어질 뻔 했다는 행인들도 있어 드러나지 않은 피해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인 최모씨는 “에어간판을 길거리에 내놓는 것이 불법인 줄 알지만 행인들의 눈에 잘 뛰고 설치가 간편해 상인들의 선호도가 높고 지역 상가 중 식당, 유흥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업주들이 이를 설치하고 있어 우리 가게만 안할 수 없는 입장이다”고 난색을 표했다.

불법 광고물을 단속하는 한 관계자는 “현수막의 경우 수시단속을 통해 철거하지만 에어간판의 경우 현수막에 비해 가격이 고가이며 상가 주인들이 자신들의 상가 앞을 자기들 상권인양 묵시적 권리주장과 함께 단속에 대한 반발이 심해 기간을 정해놓고 안내방송 등을 통해 단속을 한다. 하지만 광고물을 철거하는 등의 행위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구 상무동의 번화가 식당을 찾은 최모 씨는 “낮에는 주차 단속 때문에 식당가 주변에 주차하기 어렵고 밤에는 에어간판과 상가 앞에 내놓은 물품 때문에 식당을 찾고 싶은 마음이 없을 때가 많다”며 “주인들은 광고를 위해 에어간판을 설치하지만 상가를 찾는 손님들은 오히려 불편함이 많아 상가를 찾지 않고 싶을 때가 더 많다”고 말했다.

번화가와 유흥가 할 것 없이 무분별하게 널린 에어간판이 행인들의 안전 위협과 또 다른 간판을 가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권을 이루는 상인들 간 상호 협의를 통해 상권보호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구책 마련과 관계 당국의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나환주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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