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도 의료와 결합한 융합이 시대 흐름

[김연욱의 마이스터 이야기 ] 한 분야만 집중하다 보면 누구나 마이스터, 즉 전문가가 된다. 장인(匠人)의 경지를 넘으면 장인 중 최고 고수인 명장(名匠)의 반열에 오른다. 이때부터 고수의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명장이 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란 그만큼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도 미래에는 통하지 않을지 모른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했던가. 물론, 새롭게 발명되는 것도 있겠지만 있을 만한 것은 모두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향후 융합 제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고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문 분야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술까지 융합해야 대접받는 시대가 됐다. 마이스터가 지금까지의 시대를 이끌어왔다면, 이제는 마이스터들이 서로 융합해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미래 사회의 트렌드가 융합으로 급격히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도 의료와 결합한 융합이 시대 흐름

화장품에도 융합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근 한류 열풍과 동시에 화장품이 진화하고 있다. 의료와 결합돼 점차 외형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목표로 과거에 화장품이 만들어졌다면, 요즘은 건강까지 가미해야 한다.

화장품과 의료를 뜻하는 용어가 신조어로 등장할 정도다. 요즘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제품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단순한 기능성 화장품에 의약품의 전문적인 치료 기능을 합친 것을 말한다.

코스메슈티컬 연평균 성장률, 세계 시장 2배

국내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5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 총 35조 원에 비해 걸음마 수준이다. 국내 화장품 전체 시장에서도 차지하는 비율이 3%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 이 분야 연간 성장률이 15%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8%의 2배 정도로 빠른 성장속도이다. 이러한 성장추세에 따라 국내 화장품 대표기업은 물론 제약회사에서도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효능 뛰어나 소비자 만족도 높아

이처럼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뛰어난 효능 때문이다. 화장품과 의약품을 결합한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몇 십 년 동안 아토피로 고생했던 한 소비자는 병원에서 경구용 약은 물론 각종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 받아 사용했다. 이 소비자는 우연히 코스메슈티컬 제품을 사용했는데, 제품 사용 1주일 만에 아토피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렇게 효과를 본 건 처음이었다.

2015년 소비자대상을 수상한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메디션’ 개발자 심동섭 이사는 “코스메슈티컬은 의약품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단지, 사용감이나 향에서만 만족감을 주는 기존 코스메틱들과 달리 효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논문에서 검증된 성분을 사용하며, 유효성분의 유효농도를 지켜 소비자가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제품을 사용한 고객 384명을 대상으로 만족지수 설문조사를 했을 때, ‘만족도가 높다’고 응답한 사람이 67.7%였다. 사용고객의 95.3%가 재구매 의사가 있고, 99%가 다른 사람에게 이 제품을 추천하겠다고 답할 정도로 제품 효과에 만족한다.

마케팅보다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장인 정신

코스메슈티컬 제품이 효과가 있는 것은 마케팅보다는 연구·개발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성분과 원료, 안전성에 집중을 한다. 제품력 하나로 승부하려는 치열한 장인 정신이 배어 있다. 지난 1년 동안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이 불황을 겪고 있을 때, 코스메슈티컬 브랜드들은 호황을 누렸다. 피부에 필요한 성분만을 넣었기에 민감한 피부, 극건성 피부, 손상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한번 사용하면 그 효과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

인위적인 향이나 콘셉트에 치중하는 일반 스킨케어 코스메틱을 선택하는 것보다 내 피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이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피부와 건강에도 좋은 코스메슈티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피부 고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코스메슈티컬 제품의 연구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 시장경제도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시장에서 한국화장품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신뢰할 만한 제품력 때문이다.

한류 열풍을 뺏기지 않으려면 새로운 것을 국제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화장품 업계 장인들은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다는 자세로 제품개발에 매진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류 열풍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성화됨에 따라 국내 대기업의 마케팅에 밀려 좋은 제품력을 가지고도 시장에 진출하기 힘들었던 중소기업의 제품이 이 기회를 통해 새로운 성장기회를 맞기를 바란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한민국 장인들의 기술이 세계정상에 우뚝 설 날이 멀지 않았다.

♣ 김연욱 마이스터연구소 소장은?

김 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과 대통령 연설팀장을 했다. 이후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 운영위원장과 한국산업인력공단 능력평가이사를 하면서 대한민국 장인들의 우수한 기술실력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이 경험 때문에 현재는 장인과 명장, 농업마이스터, 리더, 6차 산업 등을 연구하고 홍보하는 마이스터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리더십으로 정치학 박사를 받았으며, 저서로는 ‘리더에겐 위기가 반드시 찾아온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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