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고속도로 1공구, 토사운반 차량 덮개 개방 및 재해예방 미흡

▲ 기존 도로와 접한 곳, 그것도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하면서도 적재함 덮개를 개방해 운전자들이 건강과 안전위험에 노출돼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하고 쌍용건설이 시공 중인 ‘88고속도로 담양~성산 간 도로확장공사 1공구’ 현장에서 비산먼지 저감 대책이 미흡해 도로이용자들이 건강을 위협 받고 있다.

해당 공사현장은 전라북도 순창군 금과면 늑곡리~순창군 순창읍 가남리를 연결하는 도로로서 오는 2015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현재 기존 고속도로 주변을 따라 성토작업 등이 진행 중이다.

▲ 토사운반 차량이 덮개를 개방한 채 운행 중이다.
특히 해당 도로구간의 대부분이 기존 도로와 접하며 고지대에서 작업이 진행 중이라 도로이용자들의 건강 및 안전을 위해 더욱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해당 현장은 지난 14일 현재 토사운반 차량들이 적재함 덮개를 개방한 채 기존 도로 옆 도로예정지를 따라 운행하면서 대기오염은 물론 도로이용자들이 건강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

취재진이 1시간여 동안 기존 고속도로의 순천~남원 구간을 2번 가량 왕복하면서 지켜 본 결과 토사운반 차량들은 운행구간이 현장 내란 이유 때문인지 하나같이 적재함 덮개를 개방한 채 운행 중이였다.

▲ 적재함 덮개를 개방한 토사운반 차량
게다가 취재진이 위험을 무릎 쓰고 고속도로 갓길에 차량을 정차한 후 두 손을 들어 적재함 덮개를 개방할 것을 암시하는 신호를 보냈으나 그 어느 차량운전자도 알아차리질 못했는지 개선되진 않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취재진이 덮개를 개방한 토사운반 차량을 따라 가면서 기존 고속도로 갓길에 서서 사진촬영을 했으나 이들 차량 운전자들은 못 본건지 아니면 ‘본체만체’ 한 건지 덮개를 개방한 채 토사운반에 바빴다.

문제는 토사운반 작업 구간이 기존 고속도로를 따라 높은 곳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아래의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비산먼지 흡입에 따른 건강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토사운반 차량들이 관련규정을 위반한 채 적재함보다 높게 토사를 싣고 운행 중이어서 자칫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해 토사가 흘러내릴 경우 기존 고속도로 이용자들의 안전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 성토작업 등이 이뤄진 곳의 법면에 방진덮개 등 비산먼지 저감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은 모습
해당 현장은 비단 덮개를 개방한 토사운반 차량의 문제만은 아니다. 기존 고속도로를 따라 높은 곳에서 성토작업이 이뤄진 구간의 법면에는 방진덮개 등의 저감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아 이 역시 비산먼지 발생은 물론 기존 고속도로 이용자들의 건강 및 안전위험에 노출을 가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현장의 구간에는 기존 고속도로와 경계선에 운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설치해야 할 방진벽(망) 등의 시설이 허술하거나 어느 구간에는 전무한 상태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토사운반 차량들이 운행하는 비포장 구간의 도로에 비산먼지 억제를 위한 최소 시설인 부직포 포설과 방진벽 등의 설치가 좋을 듯싶다”며 “현장 여건상 부직포를 포설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이해할 수가 있겠지만 덮개를 개방하는 것은 환경의식의 실종이라 볼 수가 있다”고 조심스런 충고를 내놨다.

▲ 폐목재 등이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보관 중이며, 레미콘슬러지를 무단 투기했다.
한편, 협력업체인 육원개발 사무실 부지에는 비록 소량이지만 폐목재가 다른 폐기물과 섞인 채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고 보관 중이며, 인체에 해로운 레미콘슬러지를 토양 위에 무단 투기해 지하수 등의 2차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는 등 환경은 사치에 불과한 듯 했다.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듯이 현재는 비산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눈에 보이진 않겠지만 이러한 안일한 환경의식이 누적되다 보면 언젠가는 오염에 따른 문제를 실감할 때에, 그리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후회해도 이미 늦는다.

따라서 대기오염 방지차원에서, 그리고 기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 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관련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시설을 설치해야 하며, 올바른 환경의식을 갖고 차량 적재함 덮개 개폐 등의 비산먼지 저감대책을 준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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