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안현준 시민기자 ] 지난 11월 3일과 4일 이틀동안 정부서울청사 통합브리핑룸에서는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확정고시와 국사편찬위원회의 '집필 기준 및 집필진 명단'에 관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폭발적인 사회적인 관심을 대변하듯, 정부서울청사에는 수 많은기자들이 모였고, 정부의 관계자들과의 날카로운 질문들이 오가면서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하지만 생방송에서는 이런 장면을 볼 수가 없었다.

국가적인 기자회견 등에서 방송사들은 중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의 많은 방송사 중에서 몇곳만을 정해 대표적으로 생중계 영상을 촬영하여 각 방송사에게 제공하는 키(KEY)가 있다. 이번 기자회견의 키(KEY)는 한국정책방송원인 KTV가 맡았고 MBC를 제외한 방송국에 KTV의 생중계 영상을 받아 방송으로 송출하였다. 

하지만 질문은 방송에 없었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집필진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열은 11월 4일, KTV는 한겨레 한 기자의 질문만을 방송으로 담고 생중계 영상을 종료하였다.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KTV는 자체내적으로 담화 내용만을 내보내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혔지만, 키사를 맡은 방송국인 만큼 기자들의 질문들을 끝까지 방송에 내보내야됐어야 한다. 

방송의 생중계의 권한은 온전히 방송사들에게 있지만, 생중계를 끊는다는 의미는 일종의 방송할 가치가 없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제일 궁금한것은 그만큼 방송을 끊을 만큼의 질문의 가치가 없었냐는 점이다.

하지만 당시의 질문을 보면 그렇게 방송할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수완뉴스와 시사IN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당시 기자들의 질문들은 '애초에 5일로 예고가 됐던 국정고시가 하루 전날인 언제 갑자기 오늘로 바뀌었다. 이유는?' '행정예고 기간에 들어온 의견 건수, 12가지 유형이라고 했는데 설명해 달라. 가장 쉬운 게 찬성 반대인데 퍼센트가 얼마 정도 되나? 12일에 국정교과서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진다고 했다. 교과서에 오류가 무더기로 나오면 교육부는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건가' '행정예고 이후에 국정화 반대 서명을 한, 실명 서명한 분만 100만 넘었다. 그분들 반대 여론을 어떤 식으로 수렴할 건가. 갤럽 여론 조사 찬성 36% 반대 49% 왜 시간이 가면 갈수록 국정화에 대해 국민들이 반대한다고 생각하나?' 등과 같은 대다수의 국민등이 궁금해하던 사항들이나 의문을 가질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 질문을 하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은 국민들은 듣지 못하였고, 질문조차 듣지 못하였다.

대통령의 신년회담, 청와대의 주요 발표에서 SBS,KBS,MBC등은 기자들의 질문들까지 방송에 담았지만, 이번 생방송에서는 질문은 없었다. YTN과 연합뉴스TV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기자회견에서 한국일보의 한 기자의 질문을 하던 도중 끊었고, KTV는 국사편찬위원회의 기자회견에서 한겨레의 기자 한명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송출을 끊었다.

이러한 질문 없이 내보내는 기자회견은  기자들과 언론에 대한 불신이 심각해진 이 사회속에서 기자들이 더 기레기처럼 보이게 하는 방송으로 만드는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 분명히 생중계를 어디서 끊을지는 각 방송사에서 결정해야되는 문제이다. 하지만 교모하게 기자들의 질문을 하다가 중간에 끊는 것은 기자들의 질문없이 방송을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 유일하게 기자회견의 영상을 끝까지 볼수 있는 곳은 기자들과 공무원들만 접근이 가능한 E-브리핑이나, 시사IN이나 수완뉴스의 속기사로 받아쓴 전문들이다. 

본 글을 수완뉴스에도 기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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