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보다 제품 품질에 승부”

[김연욱 마이스터연구소 소장 ]  ㈜이노진은 탈모, 지루성 두피염과 같은 두피 및 피부질환 치료 위주의 제품 생산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5년 창립됐지만 이 분야에서는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회사다.

이노진의 첫 제품은 탈모전문브랜드인 ‘볼빅’이다. 이제는 탈모뿐 아니라 아토피와 지루성피부염 등 피부질환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향후 다양한 피부 관련 질환들을 예방하는 제품들을 만들 계획이다.
 
이노진의 중심에는 이광훈 대표가 있다. 그는 탈모와 피부 관련 전문가이다. 이 분야에서 25년간 일했다. 지난 91년 ㈜한국얀센에 입사해 영업본부장까지 지내다 중소제약회사 대표를 역임했다. “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게 삶의 질 높여주고 싶어” 그는 병을 고치는 의사는 아니지만, 의사보다 더 전문성을 가질 정도로 열정이 있다.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삶의 질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탈모나 여드름, 아토피, 지루성 피부염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제품을 써본 많은 사람들로부터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흐뭇합니다.” 이 대표가 이 부문에서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독특한 경영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철저히 제품에 승부를 걸었다. 제품의 품질이 좋으면 그 어떤 로비보다 더 확실한 사업 비법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에서 ‘사업성공=접대’라는 공식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는 천성적으로 로비가 성격에 맞지 않고 관심도 없어 지금까지 로비를 하지 않았다. 주거래처 병원의 의사와 골프 한번 치지 않았다.

보통 기업들은 명절 때 거래처에 선물하기 마련이지만, 그는 조그마한 ‘선물’ 조차 하지 않았다. 당연히 영업이 안 될 수밖에 없었다. 나름대로의 원칙을 지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초창기 사업이 무척 어려웠다. 하지만 제품에 자신이 있었다. 다른 회사들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제품만 만들었다.

국내외 유명 논문 참조해 제품 개발 고품질 제품이 만들어진 것은 뛰어난 기술력 때문이 아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것이 비법이었다. 직원들이 로비보다는 맨파워를 갖고 영업하자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었다. 직원들에게 로비 말고 정정당당하게 우리 제품의 품질로 승부하라고 항상 주문한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켰다. 사업 초창기에는 매달 워크숍을 가졌다. 공부와 연구를 하는 워크숍이었다. 분기별로 1박2일 워크숍도 열었다. 사장이 직접 나서 직원들을 테스트 했다. 통과하지 못하면 밤새 공부해서 통과하도록 만들었다. 많이 알아야 거래처에서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크숍을 가면 우리는 서로 역할 분담을 했습니다. 내가 의사였고, 직원들이 제약 회사 직원 역할을 했습니다. 노는 워크숍이 아니라 치열하게 공부하는 회의였습니다. 공부하고 논문도 읽고, PT도 잘 해야만 직원들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제는 틀이 많이 잡혀 워크숍을 가면 놀기도 하지만, 그때는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요.” 이노진은 국내는 물론 외국 논문을 일일이 읽으면서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만든다. 세계 피부과 학회, 미국 피부과 학회 등 유명 학회의 논문을 참조해 제품을 개발한다. 공인화된 자료를 조합해 이노진 만의 제품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보다 제품 품질에 승부” “대부분 회사들이 마케팅에만 의존하고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의 니즈보다 홍보에만 주력하다 보니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마케팅보다 좋은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자사 제품의 원가비용이 최소 10~50배 정도까지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당연히 좋은 원료로 만들다보니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고 한다. 현재 이노진은 약 2,800개 병원과 거래하고 있으며, 해외 18개국(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다. 지금은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제는 병원에서도 이노진 회사를 거의 안다.

이 회사는 로비는 하지 않고 제품으로만 승부한다는 사실을. 이 때문에 병원은 물론 소비자들로부터 이노진이 만든 제품을 인정받았다. 품질이 좋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 최근 SNS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인위적인 블로그 광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노진은 그렇지 않다. 자발적이고 순수한, 단지 제품이 좋아서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남기는 사람이 꽤 많다. 제품 사용 후기도 진솔하다. 제품 품질이 좋다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이노진이 제품의 질을 높였다는 방증이다. 이노진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크게 탈모 관련 제품, 여드름, 피부염 등 피부 관련 화장품이 많다. 탈모로 이름을 날린 ‘볼빅’은 병원에서 가장 많이 애용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다. 일반 화장품 브랜드 이름도 독특하게 지었다. ‘긁지마’(아토피 화장품), ‘구하라’(여드름 화장품), ‘착하지’(민감성 피부 화장품) 등 순수 우리말이다. 또한 직장 여성들을 위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긴장한 날’, ‘야근한 다음날 아침’ 등 그때그때 피부 컨디션에 맞는 화장품을 선보여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맟춤식’ 화장품인 셈이다. 이러한 제품은 국내외 유명 논문을 바탕으로 제품에 직접 적용해 만든 것이다.

병원에만 납품하다 2~3년 전부터 시작한 온라인 판매가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빅데이터 활용해 피부질환 치료에 도움줄 것 이노진은 이제 새로운 도약의 꿈을 꾼다. 지금은 중소기업 매출에 불과하지만, 향후에 1조원이 넘는 회사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 목표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했다. 우선 정부 과제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피부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예후예측 프로그램’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 10억 원의 예산이 드는 이 과제는 올해 말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노진은 이후에도 7억~8억 원을 추가 투입해 2년 이내에 피부질환 환자들의 데이터베이스 5,000~1만 개를 확보해 치료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빅데이터가 많을 때, 의사들이 유사한 사례를 참조해 치료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베이스가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지고,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이 대표는 전망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실용화되면 피부질환 치료에 획기적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신과 가장 유사한 증상 사례를 통해 환자의 예후를 알 수 있고, 더 체계적인 치료도 가능하도록 만든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광훈 대표의 성공 비결 1. 항상 당당하게 일을 하라. 사업을 하려면 자신 만의 경영 철학과 소신이 있어야 한다. 로비로 사업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경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지금까지 사업을 위해 접대한 적이 없다. 비자금 마련도 당연히 하지 않았다. 의사들을 만날 때도 ‘갑을’ 관계로 만나지 않았고, 오로지 제품의 품질을 가지고 승부하려고 노력했다. 이 때문에 우리 제품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품질에 신경을 써야만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다. 회사를 투명하게 경영하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2.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경영하라. ‘존슨앤드존슨’이나 ‘화이자’ 같은 큰 제약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우리 직원들은 현재 80명이지만, 앞으로 대기업이 될 것이라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설사 그 꿈이 내가 살아 있을 때 이루어지지 못한다 하더라도 후배 경영진이 반드시 그 꿈을 이룰 것이다.

나는 이 회사를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은퇴를 하면 전문경영인을 영입해서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 계획이다.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내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했다. 3. 관리자는 모든 것을 잘 알고, 꼼꼼해야 한다. 나는 사업 초창기 때 직원들에게 일을 별로 시키지 않았다. 내가 거의 다 했다. 이 때문에 현금 흐름도 파악할 수 있었고, 결재에도 실수하지 않았다. 그런데 중간 관리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내가 결재하다 보면 잘못된 부분이 바로 눈에 띄는데, 그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 때문에 결재서류는 꼼꼼히 봤다.

그 과정을 3~4년 동안 했고, 중간 간부들에게 결재서류를 철저히 볼 것을 주문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나를 보고 ‘좀팽이 사장’이라고 자기들끼리 여겼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중간간부들이 시스템적으로 일을 잘하고 있다. 지금은 내가 최종 결재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몇 년 동안 노력했다. 내가 없어도 시스템화 되어 있어 회사가 운영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