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 우회도로 현장, 각종 폐기물 혼합 보관 등

▲ 폐콘크리트에 폐아스콘까지 혼합 보관하면서도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사업본부가' 발주하고 코오롱글로벌(주)가 시공 중인 ‘행정중심복합도시 국도1호선 우회도로 건설공사 3공구’ 현장은 폐기물관리가 허술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건설폐재류인 폐아스콘과 폐콘크리트는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다른 건설폐기물과 분리해 배출 및 보관해야 하며, 바람에 흩날리거나 비산먼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덮개 등의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17일 현재 해당 현장은 ‘연기교’ 인근 야적장에 폐콘크리트 등을 보관하면서 야적장 경계면에 방진벽 등 저감시설은 설치하지 않았고, 일부분에 기초 저감시설인 방진덮개를 설치했으나 전체 면적으로 보면 약 20% 가량이어서 언뜻 보면 도로 정면에서 보이는 부분만 덮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얄궂은 모습을 보였다.

또한 폐기물의 성상, 중량, 반입날짜 등을 기재한 임시표지판을 설치하고, 외부에서 지표수가 유입 및 침출수 외부유출 등을 막기 위해 주위에 가변배수로와 침사지 등을 조성해 침출수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 함에도 이 역시 지키지 않았다.

더욱이 지난 2009년 7월부터 폐아스콘의 친환경적 처리와 재생아스콘 원료로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폐아스콘은 다른 건설폐기물과 분리해 배출, 운반, 중간처리 및 보관해야 함에도 폐아스콘을 폐콘크리트와 혼합 보관 중이다.

취재 중에 만난 현장 직원은 공사를 위해 걷어낸 부분이 콘크리트 위에 아스콘을 덧씌우기 한 것이라 현장에서 일일이 인력으로 분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분리배출을 안 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 육안 식별로도 폐콘크리트와 폐아스콘의 분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사진에서도 확인되듯 과연 현장에서 폐아스콘과 폐콘크리트를 도저히 분리하기 힘들 정도인지? 콘크리트로에 덧씌운 폐아스콘이 어느 정도의 양인지?를 묻지 않을 수가 없다.

▲ 다른 성상의 온갖 폐기물이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보관, 방치 수준이다.
이밖에 건설폐기물은 가연성·불연성, 성상·종류별로 선별·분류해 바람에 흩날리거나 침출수가 발생되지 않도록 방진덮개 등 저감시설을 갖춘 곳에 보관해야 하며, 작업인력이 생활하면서 배출시키는 음료캔, 종이컵, 음식물쓰레기 등 생활계폐기물 역시 별도 보관해야 하는 규정도 외면해 버렸다.

왜냐면 도로 본선라인 인근 야적장에 아무런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폐플라스틱, 폐합성수지류, 폐종이류, 생활쓰레기 등을 혼합 보관,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면서 환경은 이미 ‘딴 나라 법’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건설폐재류인 폐콘크리트와 고철 등 별도 분리 보관 처리해야 할 폐기물까지 혼합보관 하는 등 소위 ‘내키는 대로 갖다 버리는 식’의 폐기물관리 의식을 보이면서 그야말로 환경은 사치에 불과한 것 같았다.

▲ 지정폐기물인 기름 묻은 부직포도 혼입돼 있는 상태
특히 엔진오일통, 차량 부품 등 기름성분이 묻었을 경우 지정폐기물로 별로 보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름 묻은 부직포를 그대로 혼입시켜 보관, 환경관리 수준의 밑바닥을 그대로 보여줘 클린현장으로 가기엔 너무나 요원했다.

취재진이 해당 폐기물을 확인한 결과 현장에서 분리·선별이 불가능한 혼합건설폐기물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육안 식별 가능한 폐목재, 폐비닐, 폐플라스틱 등 가연성 폐기물이 그 비중을 더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해당 현장은 혼합건설폐기물의 경우 2010년 6월 10일부터 불연성(건설폐재류) 폐기물이 95%이상(가연성 폐기물은 5%미만)일 경우에만 혼합건설폐기물로 배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같이 폐기물관리가 뒷전으로 밀려나다 보니 소량의 임목폐기물은 그 흔한 방진덮개 조치 설치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으며, 삼성건설 사무실 인근 진입로에 옆에 설치한 세륜기 앞에는 폐콘크리트가 ‘나보란 듯’ 방치돼 있다.

이와 함께 사토장1, 2에는 막대한 소활암석을 야적하면서도 주택과의 경계면에 조차 방진망을 설치하지 않고 있으며, 야적된 골재의 함수율은 항상 7~10%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살수시설 설치 및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함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세한 바람이 불 때면 비산먼지 발생을 가중시켜 대기오염이 우려되고 있음은 물론 바로 옆 국도를 이용하는 차량 운전자와 인근 마을 주민 등의 건강 위협 및 먼지피해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협력사 (주)광남토건 사무실 부지는 환경문제의 심각성 ‘위험 수위’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 사무실 바로 옆에 있던 협력사 (주)광남토건은 현재 공사가 종료돼 현장을 철수한 상태인데 각종 폐기물을 아무렇게나 버리고 떠나 환경은 오염에 무방비 상태인 등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 건설폐재류인 공시체(몰드)를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방치, 폐기물관리법이 외면됐다.
취재진이 현장 사무실 부지로 들어서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건설폐재류인 공시체(일명 몰드)가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방치된 상태였으며, 이곳저곳에 온갖 쓰레기가 제멋대로 방치돼 있어 아연실색 했다.

▲ 생활계폐기물까지 섞여 있어 악취가 발생하고 있는 등 환경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또한 생활쓰레기가 섞인 폐기물 더미에서는 악취가 나며 파리가 날렸으며, 발을 디딜 틈조차 없이 널려있는 쓰레기가 마치 쓰레기 집하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해 포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 불법 소각 흔적
그것도 부족해 불법 소각을 일삼은 흔적이 역력하게 발견되고, 설상가상 부지 경계면에 설치했던 휀스를 철거해 바로 옆 도로 이용자들이 훤하게 볼 수 있도록 한 불필요한 배려에 눈살을 찌푸리며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 지정폐기물인 엔진오일통이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고 있는 등 지정폐기물 관리의식 실종이 심각하다.
특히 지정폐기물인 엔진오일통이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노상에 보관, 오염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당장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정도다.

▲ 지정폐기물인 엔진오일통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해 주변이 오염됐다.
취재진이 해당 장소에서 헤아린 것만 해도 십여 개씩 모아 둔 곳이 네 군데나 됐으며, 액상 잔존물이 90% 가량 되는 것도 있고, 설상가상 뚜껑이 열려 있어 비가 올 경우 비가 들어가 넘쳐 날 것이 자명해 주변토양 오염 예상이 확실시 될 판이다.

▲ 지정폐기물인 엔진오일통에 액상 잔존물이 남아 있는 모습
취재진은 어떻게 이런 상태로 둬 두고 현장을 떠났는지 회사 책임자의 자질에 의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겠고, 만약 발주처와 감리사, 시공사 등이 이런 상태를 알면서도 그대로 방치했다면 심각한 ‘환경 공황’ 상태가 아닐 수 없다.

▲ 지정폐기물인 엔진오일통이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고 방치돼 있다.
시공사 여직원의 말에 따르면 광남토건은 지난 달 철수를 했는데 그건 이러한 상태가 보름 남짓 지속 됐다는 것이고 그동안 발주처와 감리사, 시공사 등은 ‘강 건너 불구경’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왜냐면 폐기물이 방치돼 오염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 시공사 사무실 바로 옆인데도 몰랐다는 게 누구든지 선뜻 납득이 가질 않기 때문이며, 설령 몰랐다면 ‘탁상행정’에 그쳐 말로만 현장 확인을 하고 직접 둘러보는 책임을 회피했다는 문책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사업본부가' 주민들을 위한 행복도시를 조성한다는 원대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시행하고 있으면서도 당장 눈앞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내걸은 모든 게 헛구호에 불과해 오히려 주민을 우롱하는 행위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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