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암∼성연 간 도로건설, 발파암에 숏크리트 혼입...부실시공 우려

▲ 건설폐기물인 숏크리트 덩어리(원안)가 발파암에 섞여 있는 등 폐기물관리법은 ‘딴나라 법’이 되고 있다.
터널 굴착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건설폐기물인 숏크리트를 발파암에 혼입시켜 보관 등 폐기물관리법이 외면되고 있어 오염은 물론 부실시공이 우려돼 관계기관의 단속이 절실하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서산시 국도 대체 우회도로(음암~성연 간) 건설공사’는 충남 서산시 성연면 일람리∼음암면 부장리를 잇는 연장 7.65km로 남광토건(주)가 일괄도급을 맡아 2014년 1월경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10일 현재 해당 현장은 터널 굴착과정에서 발생한 숏크리트 덩어리를 관련법에 따라 적정처리 하지 않고 발파암에 섞여 보관, 건설폐기물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더욱이 비산먼지발생 우려가 있는 물질을 1일 이상 야적할 경우 대기로 비산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진덮개(망)등 저감시설을 설치해야 하나 야적장 경계 한쪽 면 일부분에만 방진벽을 설치하는 얄팍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숏크리트는 접착제와 급결경화재, 시멘트(ph수치 14가 넘은 강알칼리 급결제가 포함한 독극물), 골재, 강섬유제(철심) 등이 함유돼 있어 인체 및 환경에 매우 위해하기 때문에 건설폐기물 중 건설폐재류로 분류, 반드시 선별 분리해하여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적정 보관 및 처리해야 한다.

▲ 발파암에 건설폐기물인 숏크리트(원안)가 섞여 있어 불량골재 생산 및 부실시공이 우려된다.
그런대도 해당 현장은 은석터널 인근 수백t의 야적 발파암에 숏크리트 덩어리를 혼입해 보관하는 어처구니없는 환경관리 허점을 보이며 심각한 건설폐기물 관리 부실을 보여줬다.

심지어 성인 몸집 만 한 거대한 숏크리트 덩어리가 ‘나 보란 듯’ 한 모습으로 흉물스럽게 드러나 있었으며, 표면에서 이 같은 숏크리트 덩어리가 발견되는 점으로 미뤄 발파암 속안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이 될 듯하다.

특히 이러한 숏크리트는 오탁수처리장 침전물 보관 장소 인근 발파암 법면에서 부지기수로 발견되는 등 심했으며, 숏크리트 덩어리의 크기가 각양각색인 등 해당 현장에선 숏크리트 관리는 이미 실종된 상태다.

▲ 거대한 숏크리트 덩어리(원안)가 발파암 속에 섞인 채 흉물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야적한 수백t의 발파암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견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 터널 바닥을 긁어 부은 것으로 추정되는 몇 군데에서만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란 생각에 취재진은 다소 위안을 삼았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발파암에 숏크리트가 안 섞일 수는 없어 지속적으로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선별하고 있다”며 “그런데 최근 협력업체가 부도나는 바람에 잠시 작업이 중단된 것 일뿐 앞으로 전부 골라 낼 예정이였다”고 궁색한 변명에 급급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보기에도 발파암에 섞인 숏크리트를 인력으로 일일이 골라내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로 심각해 결국엔 숏크리트가 섞인 상당량의 발파암을 건설폐기물로 처리하지 않으면 그대로 성토재로 사용되거나 순수골재 생산에 사용될 가능성을 배재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토목전문가들이 발파암에 혼입된 숏크리트를 골라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성토재 또는 순수 골재 등으로 생산해 현장에 유용할 경우 공사시방서에 명시한 혼합골재 기준(강도)을 충족하지 못해 부실시공 우려도 있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 하겠다.

한 토목전문가는 “건설폐기물을 성토재로 사용할 경우 불규칙적인 침하로 인해 도로노반 균열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부실공사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상적인 혼합골재(정품)외 양질의 모래를 사용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환경단체 관계자 역시 “숏크리트는 시멘트 성분 등이 함유돼 있어 토양 및 수질오염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육안으로 보이는 것이 이렇다면 그 속은 오죽 하겠느냐! 오염 및 부실시공 예방의 차원에서라도 숏크리트 폐기물을 전량 걷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오탁수처리장 침전물 보관소가 허술해 폐수가 외부로 흘러나와 고여 있는 등 토양·지하수염이 우려된다.
또한 해당 현장은 오탁수처지장에서 발생한 침전물을 암롤자루에 담아 보관 중이나 상부에 덮개시설이 없는 상태고, 암롤자루 입구 역시 개방돼 있어 혼탁한 폐수가 보관소 외부로 흘러나와 흥건하게 고여 있는 등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폐기물 보관소 상부에 지붕을 설치했었는데 최근 강풍에 날아갔다”고 해명하여 취재진이 “오늘과 내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데 이렇게 덮지 않으면 비로 인한 침출수 발생이 확실하므로 덮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자 그는 “그렇지 않아도 다시 설치할 예정이였다”고 변명했다.

▲ 논흙에 폐콘크리트(원안), 비닐 등이 섞여 폐토사에 가까운데도 저감시설 없이 발파암 상부에 보관 중이다.
이밖에 공사구간 내 논에서 발생한 일부분의 흙에 폐콘크리트를 비롯해 폐목재, 비닐, 플라스틱 등 이물질이 함유된 것도 있어 육안적인 식별로도 건설폐토석에 가까운데도 자연토석으로 분류해 발파암 상부에 저감시설도 없이 버젓하게 보관, 그대로 유용될 처지에 놓여 있다.

▲ 나무 잔뿌리 등이 섞인 폐토사(원안)를 웅덩이에 보관, 매립 등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와 함께 나무 잔뿌리, 뿔 등이 섞인 폐토사를 관련법에 따라 적정 처리하지 않고 처리비용 절감을 위해 그대로 현장에 유용하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옛말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란 말이 있고 이 두말을 합친 사자성어가 ‘과전이하(瓜田李下)’이다. 이 말은 오이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바로잡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쓸데없이 의심 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물며 해당 현장은 폐토사를 노상에 저감시설 없이 야적하면서도 그것도 부족해서인지 일부는 웅덩이에 갖다 부은 상태로 자칫, 그대로 일반 토사에 묻힐 우려에 처해 있는 등 유용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시공사는 건설현장에 내걸고 있는 캐치프레이즈 ‘쾌적한 환경창조 풍요로운 미래설계’가 헛소리에 그치지 않도록 가장 기초적인 것을 준수하는 올바른 환경마인드를 갖고 폐기물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클린 현장’ 및 견실시공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발주처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국민의 혈세로 건설하고 있는 공사인 만큼 지속적인 관리감독으로 견실한 도로 및 폐기물의 부적정한 처리 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함이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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