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권지명 지음
첫눈에 반한 그 남자는 휠체어를 타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권지명 지음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권지명 지음

<책소개>

첫눈에 반한 그 남자는 휠체어를 타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특별하며, 영원할 줄 알았습니다         

 

7년 전, 이혼을 갈망하며 부르짖었습니다.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는 후회의 말이었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다시 고백합니다.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신체 건강한 누군가의 남편을 부러워하던 나에서, 불편한 몸 안에 갇힌 설움과 아픔까지 느끼게 되는 내가 되기까지의 놀라운 변화는 ‘사랑’이 아니고서는 다른 말로 표현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남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보통의 삶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야 했고, 마침내 이루어낸 그 사랑에 감히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싶습니다.

- 김효진(장애여성 인권활동가)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보기 드문 기록이다. 저자는 남자가 유전성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혼한 여성으로, 보통 부부와 다른 출산과 육아, 남편 거들기의 어려움을 겪는다. 흔히 이런 사정은 감추기 십상이지만, 꺼내놓으면 세상은 그만큼 넓어진다. 갖은 곡절을 겪으며 미움과 후회가 고마움으로 익어가는 모습, 비로소 두 사람이 나란해진다.

- 백진앙(전 한벗재단 이사장)

 

<출판사 서평>

우리는 장애의 일면이 아닌 전체로써 그들의 삶을 보아야 한다

23년간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한 저자가 말하는 삶과 사랑

사회복지사의 부모님을 둔 저자는, 자연스럽게 사회복지사가 되어 많은 장애인을 곁에 두고 그들과 함께 살아왔다. 장애인의 아내이자 동료로서 겪은 시간들과 감정을 나누며, 관계 안에서의 고민을 갖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1장은 저자의 배우자 이야기와 그들이 첫 만남을 시작으로 세상에서 아주 특별한 결혼식을 올리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2장은 결혼 이후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과정에서 부부가 느낀 감정들과 겪은 이야기, 3장에는 여느 관계가 그렇듯 관계 안에서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이혼이라는 결정까지 도달하게 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마지막으로 4장은 주변을 채워주고 있는 가족과 동료들의 존재에 대한 저자의 감정과 그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다.

 

<목차>

추천사 _ 4

프롤로그 _ 6

 

PART1 누구에게나 사랑은 하트입니다

스무 살까지만 살고 싶어요 _ 15

엄마의 그날 _ 22

호떡집 딸 _ 31

장애인만 보였다 _ 37

난 네게 반했어 _ 43

결혼 허락받기 대작전 _ 50

내 딸이 장애인과 결혼한다니 _ 57

세상에서 아주 특별한 결혼식 _ 64

 

PART2 복 받은 겨, 복 받을 겨

고행이었던 신혼여행 _ 73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_ 79

그땐 그랬지 _ 85

불문율 _ 91

슬기로운 임신부 생활 _ 98

그 모든 건 기적이었음을 _ 103

동상이몽 _ 109

구정물 _ 114

 

PART3 당신 때문에, 당신 덕분에

아빠는 아빠일 뿐 _ 121

디테일에 약한 남자 _ 127

나만의 시간 _ 132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❶ _ 137

나는 이혼하면 안 되나요? _ 142

그대 그리고 나 _ 149

이혼할 수 없는 이유 _ 156

한(恨) _ 161

 

PART4 그때도 알았더라면

맏며느리의 며느라期(기) _ 167

로또 같은 친정엄마 _ 172

아빠의 유언 _ 179

남의 편 아니고 내 편 _ 187

코로나로 인해 _ 191

나의 빛나던 동료들 _ 197

언제나 그 자리에 _ 202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❷ _ 207

 

에필로그 _ 213

 

<책 속으로>

첫 만남부터 후광을 비추던 그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의 당당한 태도는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삶을 살 사람이라 믿게 했고, 그의 인생에 저를 보태고 싶어졌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각별하며, 영원하리라 굳게 믿었습니다. p6

장애인 당사자의 가장 큰 적은 사회복지업계 종사자와 가족이라고 합니다. 장애인의 자기 결정권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가깝고 강력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편의 자기 결정권에 늘 침범하는 사람이었고, 인생의 여러 선택 앞에 늘 당당하게 제 주장을 우선시하였습니다. 고마운 사람이 되기는커녕, 어느덧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p7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엄마를 그렇게 잃었다. 그의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살아간다는 것이 허무했다. 의미 없는 생을 마감하고 싶었지만 자살하기도 힘든 저주 받은 몸뚱이. 극도의 좌절과 분노로 몸을 떨었다. 하루하루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다. p29

눈물겨운 사춘기 시절이기도 했지만, 가난에 허덕이던 호떡집 딸에서, 감사하게도 월급쟁이 사회복지사의 딸로서 살게 되었고 그 덕에 온 나라가 절망에 빠졌던 IMF도 무사히 넘겼다. 자연스럽게 부모님을 따라 오빠들을 따라 나 역시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p35

바닥에서 생활하던 장애인이 50cm 높이의 휠체어에 올라앉는 순간, 수직의 세상이 수평으로 펼쳐지며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전동 휠체어가 건강보험 지원 품목에 추가된 2005년부터는 많은 장애인이 수동 휠체어에서 전동 휠체어로 바꿔 타기 시작했다. p41

이윽고, 휠체어에 앉은 신랑이 입장했다. 은갈치 색 예복을 점잖게 차려입고 당당하게 입장하는 신랑을 보며 하객 모두 인물이 훤하다며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결혼식의 주인공이 신부가 아니라 신랑인 것 같았다. p65

챙길 것 많고, 장애물 많은 우리의 여행은 늘 고행길이 된다. 그렇지만 여행이 주는 설렘과 추억은 다시금 여행을 떠나게 한다. 우리와 같은 장애인 여행객이 많아지면서, 국내외 여행지가 다양해지고 항공 서비스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p78

휠체어를 사용하는 남편과의 일상 안에서 어김없이 우리 앞에 펼쳐지는 불편함과 억울함으로 인해, 나는 어느새 싸움꾼이 되어 있었다. 핏대를 세우며 장애인 차별이라고 소리치는 나를 오히려 남편이 말릴 정도였다. p82

임신과 출산의 과정은 힘들면서도 감격의 연속이었다. 엄마라는 게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런 나와는 달리, 남편에게는 어두움이 드리워졌다. 우리는 서로 다른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p109

최근에야 그때로 돌아가 기억을 더듬으며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다. 내가 잊고 있었던 지난 기억, 남편의 희미해진 기억 조각들을 둘이서 함께 맞춰보는 시간을 가지며, 그간 몰랐던 남편의 오랜 괴로움과 처음으로 직면하게 되었다. 남편은 아이를 키우며 느낀 감정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했다. ‘구정물’ 같다고. 고여있을 때는 그저 맑은 듯 보이지만, 누군가 흔들어버리면 바닥에 깔려있던 오물들이 다 일어나며 본래대로 혼탁해져 버리는 구정물. p116

남편의 결론은 늘 자신의 장애로 귀결되었다. ‘기승전장애’로 끝나버리는 대화. 이렇게 결론이 나면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가 없다. 그 말을 내뱉는 남편에게도, 듣는 나에게도 큰 상처가 되었다. 장애가 있어도 그리 당당했던 사람이 자꾸만 장애를 거론하는 것이 실망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화가 났다. p131

최근 연이어 진행되고 있는 지하철 시위.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장애인을 향한 혐오의 목소리가 가득이다. 장애인, 그들도 안다. 당장의 시위로 인해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는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욕을 먹고 혐오의 대상이 될 것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불편한 자이기에 가장 먼저 나서는 것이다. p205

비장애인 동료와 일하면서 장애인 근로자들이 겪을 수 있는 직장 내 고충, 비장애인 여성과 살면서 남편이 겪었던 고충.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 꺼내어 세상에 들려주고 싶어졌습니다. p214

 

<저자 소개>

지은이 권지명

사회복지사 부모님 딸로 30년, 사회복지사로 23년 살아왔다. 부모님으로부터는 항상 착하게 살아야 함을 배웠고, 학교에서는 고객의 옹호자가 되어야 한다고 배웠다.

장애인만 보이던 내 눈에 어느 날부터 한 남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의 사랑은 특별하며, 영원하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장애인의 적은 사회복지 종사자와 가족이라고 한다. 그렇게 나는 적이 되어 버렸다. 결혼 16년 차, 지금의 나는 그의 적군일까, 아군일까.

장애인의 아내로, 장애인의 동료로 살아오며 만난 ‘나’와 ‘그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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