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회복, 더 나은 회복”

 

이창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이창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코로나19의 광풍이 서서히 물러나고 있는 지금, 전 세계는 혼란과 혼돈의 뒤 안에서 새로운 세계 질서의 확립을 꾀하고 있다. 강대국의 입김이 전 세계를 뒤덮던 코로나 이전의 시대에서, 여러 나라들이 힘을 합치고 머리를 맞대는 코로나19 이후의 다자주의의 시대로 변환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자주의란 외교의 한 형태로서 셋 이상의 나라가 무역 등 외교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세계 수준의 협의체를 두고 가치 체계나 규범, 절차 따위를 각국이 준수하며 조율하도록 한다는 태도를 말한다.

다자주의는 협의체를 중심으로 대다수의 국가가 참여해 형성되는 질서이기에 회원 구성의 보편성과 대우의 비차별성이 핵심적인 특징이다. 국제기구에 가입하는 형태의 다자주의는 강대국을 결속하고, 일방주의를 억제하며, 다른 방법으로는 행사할 수 없는 작은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박진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 협의체(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정상회의 주제인 ‘함께하는 회복, 더 나은 회복(Recover Together, Recover Stronger)’ 하에 ‘다자주의 강화’, ‘식량·에너지 안보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박 장관은 국제사회를 지탱해 온 규범 중심의 다자주의 회복 필요성을 언급하고, 이를 위해 국제 경제 협력 최고위 협의체인 G20 차원에서 국제협력을 주도해 나가야 함을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식량·에너지 위기가 심화되었다는 평가를 공유하고, 현재의 위기 극복을 위해 G20이 단결할 것을 요청했다.

회의를 통해 참석국들은 다자주의 강화 및 식량·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과 이에 대한 G20 차원의 주도적 역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향후 정상회의까지 G20 차원의 공조방안을 건설적으로 논의했다.

아울러 회의에서 대한민국 윤석열 정부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국제사회에 소개하면서, G20 내 한국의 기여 의지를 분명히 했다. 우리 정부는 향후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한 G20 차원의 노력에 적극적인 참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진정한 다자주의 세계 질서의 수호와 실천을 위해서는, 다자주의의 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국제협력의 기초를 굳건히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유엔성립 75주년 일련의 고위급회의에 출석해 중요 연설하면서부터, 세계 경제의 논단인 “다보스 의사일정” 좌담회에 출석해 특별 치사를 하기까지, 또 기후 정상회담에 출석해 중요 연설하면서부터 최근 유엔사무총장 구테흐스에 통화하기까지, 다자주의 세계 질서의 수호와 실천에 관련된 중국의 중요 주장을 여러 차례 천명한 적이 있다.

또 긴박한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감과 동력을 주장하기도 했다.

게다가“다자주의의 요지는 국제적인 일에 모두가 공동으로 논의하여 처리하는 것이고, 세계가 나아갈 운명을 각국이 공동으로 장악하는 것이다.”, “다자주의는 유엔과 분리될 수 없고, 또 국제법과도 떨어질 수 없고, 또한 각국의 협력과도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 시 주석의 주장이다.

또 한편으로 진정한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실천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해야 할 점은,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의 이익과 장기적인 이익을 함께 합치는 실제 행동을 바탕으로, 세계의 지속적인 평화와 지구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다. 관건적인 시련에 직면해서는, 특히 강대국이 도(道)와 의(义)를 담당하여, 다자주의의 기치를 높이 드는 진정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글 이창호(李昌虎)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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