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가구의 35% 절대빈곤, 노인 전용 고물상 임대마저 힘들어..

박흥배시민기자
광주광역시 북구 신안동 한 아파트앞 도로에서 폐지를 줍던 이모(69)씨가 택시에 치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남구 월산동에 살고 있는 이씨는 이날 자전거를 타고 폐지를 줍던 중 차도와 인도 경계석에 앉아 잠시 쉬다 변을 당했다.사고 택시에 설치된 영상기록 장치에는 이씨가 도로 경계석에 쭈그리고 앉아 종이상자를 정리하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5년전부터 용돈벌이와 소일거리로 폐지수집을 시작한 이씨는 그동안 종이 상자등을 판돈으로 용돈을 해결해왔다.폐지를 줍던 69세의 안타까운 실버의 죽음 앞에 우리 모두는 조금이나마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노인들이 폐지를 주워 용돈을 벌고 생계까지도 유지하기 위해서 리어카를 끌고, 자전거에 폐지를 모아 싣고 가는 모습은 마냥 불안하고 위태롭기까지 하다.

이러한 위험속에서 고물상에다 팔면 손에 쥐는건 약 3천원 정도, 그래도 얼굴엔 미소를 띄우면서 다시 거리를 해메며 폐지를 줍는다.

최저생계비에 못미치는 ‘절대빈곤’ 상황에서 해메이고 있는 노인들은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노인가구의 35%가 빈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까운 실버의 죽음이 가족들을 더욱 서럽게하는 것은 가족들이 다모여서 사흘뒤의 생일을 축하하여 주기로 약속한 때문이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폐지를 줍는것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어렵게 주은 폐지의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그래서 한국 실버복지회에서는 공터를 임대하여 실버들이 주워온 폐지의 가격을 제값을 주고 사주면서 잠시라도 쉴 수 있는 쉼터와 식사를 제공하려는 계획아래 수군데를 절충하였지만 고물상을 한다고 했을때는 모두 거절이었다.

 월산동 모사거리 부근 모병원 원장 소유의 30여년간 방치해둔 100여평의 공터가 있었다. 5회 넘게 찾아가 보증금 5백만원에 월 50만원을 줄 것을 제안하고 필요시 1년전에만 통보해주면 철수해주겠다는 각서까지 써서 제안했지만 3개월이 넘은 이시간까지도 답이 없다.1개월전만이라도 임대를 해주었다면 월산동에 사는 이씨는 북구까지 가지도 안았을 것이고, 안타까운 죽음은 없었을 것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 아픈일이다.개인소유땅의 고물상 임대는 어렵다는 결론에 부딛혀 수소문 끝에, 남구 주월동의 160평이 옛 건설부의 소유인 땅을 찾아 문의하여 본 결과 남구청에 상의해보라는 통보에 기쁜 마음으로 찾아 문의했지만, “민원발생의 소지가 있어 임대를 해 줄 수 없다”는 담당관의 얘기에 씁쓸함을 느꼈다.

 남구청의 관내 곳곳엔 효사랑과 실버일자리 제공의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붙어 있었기에 허탈감은 더했다.하루라도 빨리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다. 광주에서 폐지를 줍고 고물을 주워 생계를 유지하고 용돈을 버는 실버들이 수백명에 이르고 있다.이러한 실버들에게 만이라도 제값에 구입하여 준다면 폐지를 줍는 실버들에게 돌아갈 폐지값은 훨씬 많은 금액이 보장 될 것이다.

 그리고 여름이면 시원하게 쉴 수 있고, 겨울이면 따뜻하게 몸을 녹일 수 있는 쉼터를 함께 마련해주고, 리어카나 자전거에 차량이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스티커를 부착해 주고, 수시로 노인분들의 폐지를 줍는 현장을 찾아가 분량이 많을때는 실버복지회 차량으로 수거해온다면 폐지를 줍다 교통사고를 당할일이 없으리라 믿는다.

 그들이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 1인당 65달러였던 국민소득이 이제는 2만달러가 되었다.그렇게 번돈을 자식들을 키우고 부모부양 하는데 다 쏟아 부어 이렇다 할 노후대비도 못했다.그런데 사회풍토가 변해 자식세대에 기대긴 어렵게 되버렸고 연금제도 역시 엉성하다.65-74세 인구의 10만명당 자살률은 1995년 44명에서 2005년 137명으로 늘어 세계최고 수준에 이른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홀로사는 노인들이 빈곤과 질병을 비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 무상 급식보다 몇배 시급한 것이 빈곤노인 대책이다. 세상의 어르신들은 모두가 부모라는 생각으로 봉사하며 섬겨야 한다.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근본은 자신의 생명의 원천인 보모를 공경하고 이웃어른에게 예를 다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생계곤란이나 용돈벌이로 폐지를 줍는 실버들에게 만큼은 정당한 가격으로 구입하여 주기를 모든 고물상에게 부탁드리면서, 각 가정이나 관에서도 폐지를 모아두었다가 폐지를 줍는 실버들에게 준다면 어르신의 생계에 큰 보탬이 될것으로 믿는다./박흥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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