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생지락 누리자면

어제도 아침부터 부산했다. 오전에 취재를 마치고 돌아와선 기사로 만들었다. 연재 중인 모 언론에 보낼 칼럼도 썼다.

자그마치 일곱 군데 언론사이다 보니 놀 틈이 없다. 그런 와중에도 전화는 연신 울었다. 내용은 두 가지로 압축됐다. 취재를 부탁하거나, 술을 먹자는.

어제저녁에는 약속된 교수님의 생신 축하 파티 겸 대학원 동기 번개모임에 갔다. 거기서 화기애애 정담과 함께 기분 좋게 술을 마신 뒤 귀갓길 시내버스에 올랐다. 피곤이 쓰나미로 몰려왔다.

하지만 그건 ‘즐거운 피로’였다. 올해 내 나이 65세. 옛날 같았으면 진작 죽었을 연령이었다. 조선시대 27명의 임금(왕) 평균 수명은 46.1세였다.

고려시대 34명의 임금 평균 수명도 42.3세에 머물렀다. 역대 중국 황제들의 평균수명은 39세, 로마 황제들도 37세에 불과했다. 두상달, 김영숙 지음 &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발간의 [바보야, 결론은 후반전이야] P.17에 등장하는 ‘팩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대 황제와 왕들보다 두 배 이상 장수의 축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바보야, 결론은 후반전이야]는 100세 시대,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행복 노년 지침서다.

저자인 (사)가정문화원 두상달 이사장이 강조하는 '오래 삶 = 행복'은 아니라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내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저자인 (사)가정문화원 김영숙 원장과 두상달 이사장은 국내 1호 부부 강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연신 고개를 주억거린 부분이 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내용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 “죽음이 마지막 숨결로 다가올 때 한결같이 가장 아쉬워하는 회한은 남편 노릇 아버지 노릇 인간 노릇을 제대로 못 한 후회와 통곡들이다. 국가에서 무료 치료, 무상복지를 해준다 해도 가장 훌륭한 복지 시스템은 가정과 배우자가 있는 것이다. 돈은 조금 부족해도 부부관계가 좋으면 행복한 노년으로 살 수 있다.” =

맞는 말이다. 돈이야 벌면 되지만 한번 붕괴된 가정은 회복할 수 없다. 또한 이 책에서는 다음 여섯 가지의 가르침이 눈길을 끈다.

-> <1. 신앙을 가져라 / 2. 새로운 일을 배우고 도전하고 책도 보고 글도 써보라 / 3. 몸을 움직여라 / 4. 사랑의 대상을 만들라 / 5.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 6. 포용하고 내려놓고 베풀라>

저자의 주장처럼 은퇴가 슬픈 것은 사랑의 대상이 없고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나는 어제도 아침부터 부산했음을 밝혔다. 일요일인 내일도 아침부터 취재를 나가야 한다.

여기저기서 나를 부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 직장에서도 은퇴하고 집에 들어서면 졸지에 마누라의 눈총까지 받는 ‘삼식이’가 된다. 친구와 동료, 사회로부터도 전화 한 통 안 걸려 오면 우울증까지 협공한다.

그러므로 인생 후반기 새 출발의 전략을 도모해야 한다. 그건 바로 글쓰기와 책 내기, 즉 출간에 목표를 두는 것이다.

글을 쓰면 심심할 틈이 없다. 취재까지 병행하면 전화까지 불이 난다.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에 대한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이 책은 자기 계발과 경제적 여유로 대표되는 노후 대비를 넘어 인간관계의 기반인 가정에서 반려자와의 건강한 관계를 통한 노후 대비 포인트를 이야기한다. 여생지락(餘生之樂)을 누리는 방법이 이 책 안에 녹아 있다. 결론은 후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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