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사회적협동조합
경영학박사

“암에 걸리면 사망률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암 환자 10명 중 7명이 완치된다. 암 경험자들이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회복돼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게 하고 싶다.”

암 경험자들의 ‘공감 사회적협동조합(이하 공감)’ 장은종 대표는 자신의 암 투병과 극복을 계기로 주변의 암 경험자들의 플랫폼을 만들어 암을 잘 극복하기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위기에도 회복탄력성이 크다는 그는 공감이 암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플랫폼이자 회복의 촉매제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공감 사회적협동조합 장은종 이사장

삼십대에 그에게 찾아온 암, 그 고충과 경험 함께 나눠 보고자 마을에서 독서모임 시작

“공감에서는 구성원의 나이, 증상, 성격이 달랐지만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해 가족도 이해할 수 없는 아픔을 함께 나누며 암의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워킹맘으로 39살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한 조합원의 글이다. 그는 4차례의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공감을 통해 투병 중 인생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암이 앎이 되는 순간’이라는 그림책을 완성했다. 병증으로 다소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일 수 있는 암 경험자들의 인식개선을 하고자 웹툰, 그림책 만들기를 시도한 ‘공감’의 결과물이다.

공감 사회적협동조합

공감 협동조합의 장 대표 또한 삼십 대의 암 경험자다. 그는 임신 중 호르몬으로 인한 암이 발병하고 투병했지만 아기를 무사히 낳았다. 투병 중 자신의 출산 경험을 전하고자, 주거하던 대전 서구 월평동 주변의 암 경험자들을 수소문했다.

“저 같은 임산부 암 환자들은 관련된 정보가 없다 보니, 아이를 안타깝게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다. 저는 아이를 건강하게 출산한 정보를 그들에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이 모임의 시발점이 됐다.”

공감은 2021년에 암 경험자 대상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대부분 3년, 5년차 암 경험자들이었는데 그들은 암 재발이나 전이가 되지 않을까 항상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 심리적 지지가 필요했다. 장 대표는 모임에서 ‘우리 아픔을 함께 얘기 나눠보자.’며 서로 마음을 열게 했다. 암 경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의료진도 함께하며 임산부 암 환자를 지원하는 다양한 출판, 전시회, 육아돌봄 품앗이를 펼쳤다. 2022년 2월에는 보건복지부의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인가를 받아 ‘공감 사회적협동조합’을 정식으로 법인으로써 사업자등록 했다.

공감 마을작은도서관

공감 마을작은도서관 프로그램, “강사도 암 경험자라 이심전심으로 통한다”

그동안 회원들과 온라인으로 만나 정보를 나누는 것에 한계를 느껴 왔기에 사회적협동조합(비영리법인)이 되고 활동 공간을 마련하게 된 것은 큰 결실이었다. 사무실 한편에 작은도서관도 만들고 암, 건강, 힐링 주제의 도서와 회원 자녀들을 위한 유아 도서도 구비했다.

건강취약계층 주민들이 도서관을 찾았고 발달장애인을 사서활동가로 고용했다. 다양한 프로그램 담당 선생님은 청년 및 경력단절여성을 우선 채용했다. 공감을 이끌면서 가장 큰 기쁨은 조합원들에게서 발견하는 보람이라고 장 대표는 말했다.

“혼자 투병하다 공감에서 ‘암 친구’들이 생기자 용기를 가지며 서로 소통했다. ‘암이어도 괜찮아. 오히려 나의 터닝 포인터가 되어 살아갈 수 있다.’며 서로 위로하고 공감이 있음에 고마워한다.”

‘공감’은 초창기 회원 5명으로 시작해 현재 50명이 넘는다. 암 경험자뿐만 아니라 건강에 관심 있어 참여하는 사람은 전국구로 공감에 가입 가능하다.

공감은 조합원들의 요청을 받아 그림책 만들기, 칼림바 연주, 요가, 푸드 테라피, 친환경 제품 만들기, 공동체 교육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조합원을 지도하는 강사도 암 경험자라 조합원들을 이심전심으로 너무나 잘 알기에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공감 사회적협동조합

암 경험자 가족들도 동병상련의 공감 나눈다. ‘공감’ 전국구 회원가입 가능

암 환자 가족이 겪는 심리적 고충도 크기에 장 대표는 환우 가족들도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는 캘리그라피 수업에 참여한 한 조합원의 토로에서 시작됐다.

“한 암 경험자는 ‘남편이 내가 암에 걸린 다음 ‘내 아내가 왜?’라며 본인이 매일 운다. 내가 암 환자인데 왜 그가 울어?’라고 말하며 힘들어했다.”

장 대표는 이후 그들의 남편도 공감으로 불러들여 동병상련의 장의 만들었다. 향후 남편들의 통기타 동아리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장은종 이사장의 프로그램 설명

‘공감’은 국립대전숲체원과 연결해 신체·심리적 건강증진 산림 프로그램 ‘공감 숲 힐링스쿨’도 운영하는데 탤런트 정애리 씨가 교장을 맡고 있다. 충남대학교병원 암통합지지센터와는 MOU를 맺어 병원에서 진단받은 암 환자의 치유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공감에 마련된 ‘치유부엌’에서 협동으로 다양한 건강식도 만든다.

암 경험자가 공감에 맨 처음 방문할 때면 표정이 어둡거나, 상대를 경계하는 경우도 많은데 함께 활동하다 보면 어느새 얼굴빛이 환해진다. 나중에는 공감을 만난 게 가장 행운이라며 감사를 표하는데 이럴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장 대표는 ‘암도 감기처럼 지나갈 수 있어요. 마음 편안히 가지세요.’라는 말을 조합원들에게 자주 해 준다.

“타 도시 병원에서 암 투병하던 환자가 ‘공감’이 있어서 대전 분들은 좋겠다는 말을 하더라. 공감은 암 경험자들에게 열려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 월평동 마을공동체로 시작했지만 대전 지역을 넘어 세종, 충남지역 분들까지 공감으로 오고 있다. 전국에 문을 열어두고 싶다.”

공감 사회적협동조합

경영학박사, 해외 대사관 근무 이력, 회복 탄력성이 좋은 자신의 장점을 ‘공감’에서 발휘한다

해외에서 고등학교, 대학을 졸업하고 경영학박사로 싱가포르 한국대사관에서도 근무했다. 그 후 영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국에 들어와 결혼하고 발도로프학교 교사 생활을 한 남다른 이력의 장 대표. 그는 위기를 지혜와 도전으로 극복하는 저력을 지녔다.

“저는 제가 공감의 페실리데이터(Facilitator, 진행촉진자, 연결자)라 생각한다. 기획력 추진력이 제 장점인데 공감에서 이를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안 받는 체질이라 고충을 빨리 털어낸다. 또한 회복 탄력성이 좋다. 에너지를 헛되이 소진하기보다 제 에너지를 조절해서 보다 나아지려는 타입이다. 저희 신랑은 제게 ‘이제 암 수술하고 암을 떼어냈으니 지금은 암 환자 아니야, 우리 잘 살자.’라고 한다.”

그의 남편은 육아를 함께하며 암 경험자 인식개선 및 사회복귀에 힘쓰는 장 대표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지원해 준다.

공감 사회적협동조합

장 대표가 일러주는 암 환자를 대하는 자세

“아무렇지 않게, 담담히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달라.”

암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그중 젊은 환자 비율도 날로 증가한다. 사람들에게 암 환자는 병원에 누워있다는 이미지를 가지는 경우가 많고, 그들은 집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암 환자지만 직장에서 권고사직 당할까 봐, 항암치료 하면서도 직장에는 말도 못 하고 생계를 위해 일을 이어가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암은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건강에 관련해서 어떠한 변화를 겪을지 모른다.

주위에서 환자를 걱정해주는 것이 환자들에게 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냥 평소처럼 활동할 수 있도록 보아달라. 그들을 대함에 있어 그냥 아무렇지 않게, 누구나 인생의 곡선이 있듯이 담담히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달라.

흔히 환자의 가족들이 ‘나는 괜찮다.’ 말하는데, 사실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고통도 크다. 그들의 심리적 건강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암을 겪게 되면 부부관계에 불화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들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상담 제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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