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애완 냥(모모와 두리)이를 키우게 되다
소변 가리지 못한 문제로 방출 고민하기도!
'모모'와 '두리'가 우리 가족에게 큰 기쁨 줘!

경계를 푼 두리와 모모
경계를 푼 두리와 모모

종종 “누구의 도움 없이도 살아간다.”는 사람이 있다. 그런 분 중에는 아무도 없는 산 속에 들어가 생활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막상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산 속에 들어갔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마당에 ‘개(애견)’ 한 마리 정도는 볼 수 있다. 본인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산다.”고 생각하겠지만, 최소한 ‘애견’의 도움은 받고 있는 것이다. 상실감을 준 사람은 멀리하면서도 ‘애견’과는 교감하고 있는 것이다.

모모의 출현

21년 6월 초, 낮 모르는 냥이와 2층 통로에서 마주쳤다. 쫓지 않고 가만 뒀다. 별채인 서재실에 들어가면서 은근히 문을 닫지 않았다. 냥이도 조심스레 뒤따라 들어왔다. 역시 가만 뒀다. 책상 한쪽에 있는 냥이의 모습을 살짝 봤다. 조용히 그러면서도 편안히 쉬고 있다. 눈치 빠른 냥이는 저를 보지 않고도 제 마음을 읽고 있었을 텐데!

모모와 동거

현관문은 자석 방충망을 설치해놓았다. 점심시간이 되어 안채로 가는 데 냥이도 따라 온다. 역시 가만 뒀다. 아내가 차려준 점심을 먹으려는 데 냥이는 거실, 주방 그리고 여기저기 방을 돌아다닌다. 경계할 것은 없는지 살피는 중이란다. 점심을 먹다 말고 아내가 “무슨 냥이냐?”고 묻는다. 자초지종을 얘기해줬다. 아내가 냥이를 보고 “예쁘다” 한다. 퇴근한 아들이 왔다. 냥이를 보고 좋아한다. 당장 “키우자” 한다. 아내는 이렇게 예쁜 냥이가 “길냥이 같지 않다”며 우선 “주인을 찾아보자”고 한다. 만약에 주인이 있다면 “잃어버린 냥이 때문에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는가!” 아들은 당장 냥이가 생활할 수 있는 각종 도구를 구매했다. 지금도 냥이에게 들어가는 모든 장비와 사료를 아들이 공궤해주고 있다. 이렇게 하여 냥이와 동거가 시작되었다.

모모 주인을 찾다

하지만 아내는 냥이 주인 찾기에 열중이었다. 결국 냥이 주인을 찾았다. 몇 개월 전 이사 온 앞집이었다. 주인이 와서 바로 데려갔다. 그런데 다음날 냥이가 다시 왔다. 저희 집에서 먹고 쉬고 자다가 자기 집에 잠간 넘어갔다 다시 와서 먹고 쉬고 자는 생활을 반복한 것이다. 이런(이중,二重) 생활을 6개월 넘게 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키울 수가 없어 아들이 “주인에게 분명하게 말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병원에도 데려가 봐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소재도 있어서 “한계를 짓자”는 것이다. 아내가 주인에게 말하니 아무 조건 없이 “키우라” 했단다. 낯선 냥이가 우리 가족이 되었다. 너무 기뻤다. 밖에 있는 자녀들도 아주 좋아한다.

냥이의 이름은 모모, 나이는 7살, 미국에서 왔다고 했다. 가격은 120만원이란다.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세계에서 유명한 종이며 「스코티시 폴드」 임을 알았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내와 아들이 ‘모모’ 때문에 큰 위안을 받으며 살고 있다. 밖에서 사는 딸과 아들도 종종 “‘모모’ 사진이나 영상 올려 달라” 한다.

포즈 잡은 두리
포즈 잡은 두리

두리와 동거/고민1

그러다 올해 10월18일(모모가 저희 집에 온지 16개월이 지나) ‘모모’와 함께 살았던 다른 냥이도 저희 집에서 살게 되었다. 앞집이 이사 가며 “‘모모’와 함께 살았던 ‘두리’도 키워줄 수 있겠느냐?”고 아내에게 제안을 했단다. 평소에 ‘모모’를 보기 위해 ‘두리’가 종종 저희 집에 방문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받았다. 그런데 ‘모모’가 ‘두리’를 엄청 싫어한다. ‘모모’가 나이는 많지만, 힘은 ‘두리’가 장사다. 조금만 방심하면 늘 으르렁 거린다. 결국 힘에서 밀린 ‘모모’가 도망간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우리는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언제 쫓아다니며 도망 다닐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기 영역이었던 공간을 ‘두리’에게 하나씩 빼앗긴다고 생각하니 ‘모모’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밖에 나갔다 들어와 보면, 한쪽 구석에 있는 ‘모모’를 보게 된다. 그동안 ‘두리’가 얼마나 괴롭혔을까 생각하며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두리와 동거/갈등이 컸던 고민2

‘두리’와 동거를 고민했던 것은 또 있다. 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 방바닥은 기본이고, 이불과 카페트에도 소변을 쏴놓는다. 아내가 고생이 많았다. 급기야 ‘두리’를 좋아했던 아들과 아내가 한계에 이르렀을 무렵, 제가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 내 “기필코 소변을 가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곁에서 보면 ‘모모’처럼 ‘두리’도 예쁘고 좋은데, ‘모모’를 괴롭히는 것과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것이 아내와 아들이 갈등하는 문제였다. 인내심을 갖고 애정을 보이며 교육을 시켰다. 그러던 어느 날 40여일이 될 무렵, 변기 안에 소변을 쏴 놨다. 얼마나 기쁘던지! 너무 기뻐서 “‘두리’가 변기에 소변을 쐈다”며 가족 카톡방에 사진을 올려놨다. 밖에 있어서 아직 한 번도 ‘두리’를 본 적이 없는 딸과 아들도 “드디어 ‘두리’도 우리 가족이 되었다”며 좋아한다.

두리와 동거/고민3

‘두리’는 종(種)이 아메리칸 숏헤어(American shorthair). 단모. 나이 6세. 힘이 좋고 근육이 강하며 뼈가 튼튼하다. 가격은 ‘모모’와 같이 120만원. ‘모모’는 종(種)이 스코티시 폴드(Scottish fold). 장모. 영국 스코트랜드 산이며 귀가 접힌 고양이. 나이 7세. 아주 연약하며 다리가 구부러진 유전병이 있다. 그러다 보니 ‘모모’는 사료도 조금씩 먹지만, ‘두리’는 사료를 주기가 바쁠 정도로 식성이 좋다. ‘모모’가 남겨놓은 사료를 ‘두리’가 순식간에 와서 먹어버린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분리(分離)시키는 것이었다. 결국 안방에 격리시키는 문을 설치하였다. 활동량이 많은 ‘두리’는 거실에, ‘모모’는 안방에. 이렇게 하여 사료 분배 문제와 영역 때문에 싸우는 문제도 조정해가고 있다.

애완 냥이가 준 행복

‘모모’가 저희 집에 왔을 때 아내가 외적인 문제로 다운되어 있었다. 이러한 때 ‘모모’로 인하여 큰 힘과 위로를 받았다. “맨 처음 쫓지 않고 받아 준 일”로 제게도 잘한다. ‘두리’도 소변을 가리면서 저희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잘 지낸다.

때론 애완 견과 냥이로 인하여 “큰 기쁨과 위로를 받는다”는 사람들이 있다. 저희들도 그 중에 포함된다. 가까운 ‘동물보호센터’에 가면 좋은 애완 견과 냥이가 있다. 아무도 없는 깊은 산 속에 들어가 홀가분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애완 견과 냥이를 길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애완 견과 냥이로 인하여 얻는 기쁨과 행복은 어디에서 얻을 수 없는 그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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