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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인,서정현 작가의 책쓰기 실전 팁 80가지 -1-

닉네임
한국시민기자협회
등록일
2017-06-12 16:18:02
조회수
1974
윤석인,서정현 작가의 책쓰기 실전 팁 80가지

집필의 진화

저서는 1인 미디어다. 한 분야 최고라는 것을 책쓰기로 증명하라


Part 1 당신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_집필 전

01 지식은 프로세스 해야 남는다
02 저서로 나누는 삶을 시작한다
03 버컷리스트의 실제화를 이룬다
04 평범에서 비범으로 진화한다
05 책은 유한한 시간관리를 돕는다
06 시장에 팔 콘셉트는 얼마든지 있다
07 세상은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08 평생현역의 길에는 저서가 최고다
09 당신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
10 출간은 역전의 묘미를 제공한다


Part 2 저서는 1인 미디어다

11 저서는 1인 미디어다
12 의미부여 해야 목차가 만들어진다
13 콘셉트는 전문성에서 나온다
14 책을 낸 순간 메신저가 된다
15 책읽기는 어느 날 책쓰기로 진화한다
16 1주일에 1편이면 1년에 48편이 된다
17 책은 좋은 ‘밈(Meme)’을 퍼뜨린다
18 경험과 경력에서 나만의 키워드를 찾는다
19 소박한 꿈은 대대손손 전해질 수 있다
20 조직에 있더라도 퍼스널브랜딩은 필수다


Part 3 책쓰기에 꼭 알아두어야 할 솔루션

_실전 팁

21 성과기반과 연구기반 소재를 찾아라
22 저자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라
23 나만의 고유성으로 차별화된 콘셉트를 뽑아라
24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라
25 목차의 키워드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라
26 서론은 자연스럽게 말 건네기를 하라
27 본론은 풍부한 사례가 뒷받침되게 하라
28 7일에서 15일 정도 원고 발효기간을 가져라
29 연관성 있는 주제로 일괄된 이미지를 유지하라
30 최소한 형식, 분량, 구성에서 합격하라

_집필 과정

31 영감이 번뜩일 때 한 권의 책을 구상하라
32 비슷한 콘셉트의 책을 읽고 분석하라
33 스킬보다 중요한 것은 저자의 의식이다
34 목차를 잘 짜면 집필의 절반이 해결된다
35 각 장에는 나만의 솔루션을 담아라
36 집필 중간의 독서로 배경지식을 보충하라
37 초고는 일정기간 집중하여 써라
38 자신에게 맞는 탈고 방법을 찾아라
39 1인 제작자는 모두 크리에이터다
40 세월을 벌기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라

_집필 시공간

41 나만의 집필공간을 마련하라
42 집필의 프라임 타임을 잡아라
43 왜 당신의 책인가, 타깃을 분명히 정하라
44 매 꼭지마다 생각이 넘쳐날 때 써라
45 집필 전 감정기복부터 잡아라
46 엉성해도 일단 끝을 보면 책은 만들어진다
47 틈틈이 다른 작가에게서 동기부여를 받아라
48 디자인 되어 나올 한권의 책을 상상하라
49 집필기간이 길다고 대작이 탄생하는 건 아니다
50 방전을 주의하고 초고는 퇴고로 보충하라
Part 4 이런 초고는 실패했다 _열 가지 실패 이유

51 초고 전 출간기획서가 불분명했다
52 독창적 콘셉트가 아니라서 피칭되지 않았다
53 전문성이 아니라 다른 책들을 짜깁기한 원고였다
54 리듬을 타는 규칙적 집필이 아니었다
55 일부 내용이 시의성에서 비껴갔다
56 분량, 형식, 구성이 갖추어지지 못했다
57 교정, 교열, 윤문에 미숙했다
58 스크랩이 체계적으로 준비되지 못했다
59 첫 출판에 너무 많은 욕심을 냈다
60 목차, 키워드 도표, 집필 일정표 없이 써내려갔다


Part 5 이것만은 꼭 알고 저자가 되어라

61 저서를 가진 강사 vs 저서가 없는 강사
62 크로노스에서 카이로스 시간대에 진입한다
63 지인 판매로 일시적 베스트셀러를 노리지 않는다
64 집필할 때는 스스로를 유폐시킨다
65 하루 한두 시간 샘물 퍼내듯 생각을 퍼낸다
66 집필의 4단계 프로세스를 알고 시작한다
67 동료 작가들과 함께 동반성장한다
68 필요하다면 자비출판이라도 한다
69 충분히 구상한 뒤 초고는 집중하여 쓴다
70 절필과 집필 기간을 구분한다


Part 6 집필은 다음 집필로 이어진다_집필 후

71 100이면 100, 모두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72 명함 대신 저서를 건넨다
73 시공간 초월하여 저서가 대신 일하게 한다
74 SNS 활동을 풍부하게 한다
75 저자와 출판사가 함께해야 베스트가 된다
76 서평과 주변 작가를 통해 피드백 받는다
77 강의에서 다음 책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78 다음 집필을 위해 쉼을 기획한다
79 하나의 콘셉트로 평생현역이 된다
80 평생직업의 시대, 퍼스널 브랜딩한다

Part 1 당신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_집필 전

지식은 프로세스 해야 남는다

사람들은 이종접합(異種接合)에 대해 열광한다. 격투경기도 단일격투기보다 이종격투기에 열광하고, 사자와 호랑이 또한 단일 종 탄생보다 둘을 결합한 라이거 탄생에 열광한다. 용접에서도 다른 금속끼리 용접하는 이종금속용접사가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
이종접합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건 서로 다른 두 속성을 온전히 이해해야만 하는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다른 두 가지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남들보다 몇 배 더 공부해야 한다. 또 접합시킬만한 경지에 올라가려면 수많은 경험도 필요하다. 그래서 이종접합으로 만들어내는 상품은 그 희귀성으로 인하여 인기가 높다.
이종접합을 잘하기 위해선 전방위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 동서양을 대표해 전방위적 지식으로 이종접합을 했던 인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서양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꼽을 수 있다. 과학, 미술, 건축,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 양수기 수압원리, 세기의 미소 모나리자, 낙하산원리를 만들어냈다. 그의 모든 발명품과 작품들 속에는 이종접합이 들어있다. 그래서 그를 천재라고 부른다.
동양에선 다산 정약용이 전방위적 지식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큰 불행이라고 할 수 있지만, 조선지식사에는 큰 행운이라고 평가받은 강진유배지에서 정약용은 18년간 500권 넘는 저서들을 남겼다. 처절한 좌절과 척박한 작업환경 속에서 마음먹고 해낸 저서집필은 조선지식사에 큰 행운이었다. 정약용도 기술, 농업, 정치, 경제, 임업 등 전방위적인 지식을 활용하여 책을 펴냈다. 그의 책은 지금도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가치가 높다. 이종접합의 생명인 셈이다.

우리 주변에도 전방위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어느 분야, 어느 사람과 대화해도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암기력과 왕성한 지적호기심이 부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전문가 또는 고수 같은 느낌보다 ‘잡다하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잡다한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는다. 포털사이트를 검색해 정보를 찾는 게 더 정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방대한 숫자까지 다 기억할 수 없으니 포털사이트를 더 신뢰하는 것이다.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다빈치와 정약용처럼 지식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지식에 생명력을 넣는 일 중 단연 최고봉은 책을 쓰는 것이다. 책을 쓴다는 건 지식의 층위를 배열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면서 그것을 프로세스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얼굴 읽어 주는 여자’라는 이름으로 활약하는 페이스리딩 경영전략연구소 김서원 대표가 있다. 기존 관상학은 운명론적 관점을 이야기하지만, 페이스리딩은 그것을 뛰어넘는 개척론적 관점에서 인상학을 풀어낸다.
김서원 대표는 사회 첫발부터 얼굴 만지는 일을 했다. 메이크업아티스트, 이미지컨설턴트를 걸쳐 인상학 전문 강사로 진화된 것이다. 그녀가 전문가가 되기까지는 대략 25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25년 동안 직접 체험하고 쌓아온 지식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녀가 처음 집필에 들어갔을 때 그 방대한 지식은 도리어 혼란을 주었다. 그래서 가지쳐내기부터 시작했다. 첫 책이니 다수독자 중심으로 목차를 짰다. 그리고 페이스리딩에 대해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집필과정에서도 자료를 버리는 일을 주로 했다. 다년간의 강의를 통해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내용과 수준을 알기에 버리는 일은 수월했다. 페이스리딩에 대해 방대한 지식의 가지를 쳐내며 원고를 완성해나갔다. 가지를 쳐낸 원고는 투고한 출판사 90%가 계약하자고 했으며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김서원 대표가 25년간 쌓아온 경험과 지식, 노하우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런 데이터가 개인적인 지식과 경험, 노하우로 머무를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책을 통해 풀어냈다. 책을 쓰면서 모든 걸 프로세스화 시킨 것이다.
지식을 남기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제자를 양성하거나, 책을 펴내는 일이다. 김서원 대표는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다. 페이스리딩 또는 인상학이 널리 알려지는 날이 올 거는 생각이 든다.


저서로 나누는 삶을 시작한다

어떤 이가 석가모니를 찾아가 “왜 하는 일이 풀리지 않느냐?”고 하소연한다. 가만히 듣고 있던 석가모니는 조용히 “그것은 네가 베풀지 않아서다.”라고 답한다. 그는 자신이 가진 것 없어 베풀 것도 없다고 말하자 석가모니는 재물 없이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보시 즉, 무재칠시(無財七施)를 말해준다.

화안시(和顔施)- 웃는 얼굴을 베푼다.
언사시(言辭施)- 좋은 말을 베푼다.
심려시(心慮施)- 따뜻한 마음을 베푼다.
안시(眼施)- 호의 눈빛을 베푼다.
신시(身施)- 힘이나 재주를 베푼다.
좌시(座施)- 자리를 내주어 베푼다.
방사시(房舍施)- 쉴 공간을 베푼다.

베푸는 걸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일정한 금액을 기부해야 하고 고정된 장소에서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가모니가 말하는 무재칠시를 떠올리면 베푸는 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고 방법도 다양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힘든 시기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을 찾는다. 한때 여러 가지 여건이 받쳐주질 않아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특히 자존감마저 깎아버리는 상처를 받는다면 회복하기 쉽지 않다. 길고 긴 터널을 지나갈 때 조선일보 칼럼리스트이자 대학교수인 조용헌 작가를 만났다. 명쾌하면서 전개가 빠른 글이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그 전까지 동양학에 관한 책들은 대학 안에 있는 강단(講壇)동양학이 주를 이루었지만, 점조직으로 움직이는 강호(江湖)동양학을 취재한 그의 책엔 주로 방외지사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파도타기 같은 삶을 살았던 수많은 방외지사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 그리고 책 속에 온전히 빠져 시름을 잊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조용헌 작가는 나에게 책으로 즐거움과 시름을 잊게 해준 나눔을 실천했다.
책을 출간하고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독자 메일을 받을 때다. 독자 메일에 ‘공감’, ‘위로’ 같은 단어가 나오면 흐뭇함을 넘어 팔불출이 되어 마냥 자랑하고 싶어진다. 안면도 없는 사람이 내 책을 읽고 공감과 위로를 얻었다면 나눔을 실천한 것이다. 책을 출간하면서 나눔을 받는 대상에서 나눔을 주는 대상으로 전환되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저자는 독자를 염두하고 책을 쓴다. 필력과 내용이 어떻든 책을 쓴 의도는 독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도움이 되었다, 안 되었다는 독자의 선택 권리지만 따뜻한 마음에서 책을 쓰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책의 차이는 필력과 정보 양의 차이일 뿐이고 저자의 마음은 누구나 같다.
블로그에 ‘욕심 많은 워킹맘’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은영 씨가 있다. 블로그 콘셉트는 워킹맘에게 하루 15분 홈스쿨의 힘을 보여주는 콘셉트다. 그녀는 워킹맘을 하며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해 늘 안타까웠다. 어느 날 지인 블로그에서 아이와 엄마가 홈스쿨하며 웃는 사진을 보았다. 그 순간 김은영 씨는 워킹맘도 15분만 투자하면 홈스쿨로 아이와 애착형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실천했다. 그리고 그 경험과 노하우를 블로그에 올렸다. 같은 고민을 하는 워킹맘들의 블러그 방문이 늘어났고 홈스쿨 비법을 출간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그녀는 7년간 쌓은 홈스쿨 노하우를 정리하여 원고를 집필했고 지금은 출간을 앞두고 있다.
김은영 씨는 자신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홈스쿨과 아이의 애착형성에 목말랐던 워킹맘들에게 7년 동안 쌓아왔던 노하우를 나누어 주는 삶을 살고 있다. 책이 나오면 블로그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풍요로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


버킷리스트의 실제화를 이룬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곳곳에서 신음 소리가 들려온다. 대학생들은 실신(실업자 +신용불량자)시대에 신음하고 있고, 30~40대는 집값과 교육비에 떠밀려 허우적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50대 이후는 치킨집으로 대표되는 자영업 외에 대안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누구 하나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미국경제가 호황이면 전 세계가 호황이었다. 2014년도에 들어서 미국은 셰일가스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세계경제는 어렵다. 이제 세계경제도 각자도생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거기에 발맞춰 우리나라도 각자도생의 길이 열리고 있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경제가 어렵고, 행정부가 일을 못한다면 정치라도 국민에게 위로를 줘야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의지할 곳 없는 개인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형편이다.
한때 출판시장을 흔들었던 키워드가 있었다. 바로 ‘행복’이다. 행복의 키워드가 유행하는 건 행복하지 않다는 방증인 셈이다. 불행감이 팽배하니 행복하기 위해 책에서 그 실마리와 정답을 얻고 싶어 한 것이다.
행복의 키워드가 유행할 만큼 불행이 팽배한 사회에서 셰익스피어는 ‘불행을 고치는 약은 오직 희망 밖에 없다.’라는 말을 했다. 불행이 팽배한 사회에서는 오직 희망만이 그것을 고칠 수 있다.
할리우드 배우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를 기점으로 희망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을 ‘버킷리스트(bucket list)’라 부르기 시작했다. 버킷리스트의 뜻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과 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을 말한다. 버킷리스트가 머리에만 머물러 있든지, 종이에 씌어있든지, 영상이나 사진으로까지 구체화되었든지 누구나 자기만의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버킷리스트가 없다면 내일을 살아갈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희망을 주는 수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를 살펴보면 ‘내 이름으로 된 책 출간’이 존재한다.

영화 <잠수종과 나비>를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책 쓰기’가 포함되어 있는지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프랑스 패션잡지 <엘르> 편집장 도미니크 보비는 43세 되던 1995년도에 아들과 함께 연극을 보러가는 중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병원으로 옮겨져 혼수상태로 있다가 20일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깨어난다. 하지만 도미니크 보비는 잠금 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뇌와 척수 말단 뇌간이 손상되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비가 온 것으로 그가 움직일 수 있는 건 왼쪽 눈뿐이었다. 그를 안타깝게 여긴 언어 치료사 앙리에트는 자주 사용하는 빈도에 따라 글자를 배열한 빌보드 차트를 장 도미니크 보비에게 소개했다. 원하는 글자가 나오면 눈을 깜박이게 한 것이다. 세상과 기본적인 소통이 된 셈이다.
어느 날 그의 아버지는 누워있는 아들에게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선물하는데 그의 진짜 꿈은《몬테크리스토 백작》과 같은 소설을 집필하는 것이었다. 책을 보면서 다시 희망을 얻고 언어 치료사의 도움으로 1년 3개월, 매일 6시간씩 집필 작업에 몰두해 자전적 에세이《잠수종과 나비》를 출간시킨다. 그가 책을 출간하기까지 눈을 깜박거렸던 횟수는 20만 번 이상으로 그 자체가 인간승리였다. 출판 일주일 만에 15만 부가 팔리는 쾌거를 이룩했고 20개 언어로 번역되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며 다큐와 영화로도 제작됐다. 하지만 장 도미니크 보비는 책 출판 후 3일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극한 상황에 몰린 그가 선택한 건 잠금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가 아닌 책 출간이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환경과 상관없이 책을 펴낸다. 그곳이 비록 전쟁터일지라도, 수용소 안에서도, 극지방에 표류되어도 책을 펴내기 위해 글을 쓴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책을 펴낸다는 건 이 세상에 자신이 존재했었음을 표현하는 가장 고차원적인 작업이기 때문이 아닐까.

책을 펴내는 것 말고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방법은 많다. 건물에 이름을 새기거나 사진, 영상, 예술작품으로도 가능하지만 책만큼 자신의 정신세계와 철학 그리고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수단은 드물다. 그래서 거의 모든 버킷리스트에는 책 출간이 있다.


평범에서 비범으로 진화한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며 프로젝트 성공과 승진경험을 쌓은 배경도 있고, 몇 번의 이직을 통해 현재 직장에 자리를 잡은 배경도 있을 것이다. 누구는 지금의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이직을 희망하고 또 다른 이는 사업을 시작해 성공 혹은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상황에 처해 있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분야, 어떤 배경에서 일하든 우리 모두가 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는 점이다.
성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누구는 부와 명예를, 어떤 이는 건강을, 또 어느 누구는 가족행복, 어떤 이는 자연인이 되는 게 성공기준이다. 이처럼 성공기준은 천차만별이지만 분명한 한 가지는 성공은, 반드시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면 우리는 누구나 성공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새로운 걸 만드는 일이다. 내가 쓰는 책이 다른 책과 주제나 사례가 비슷할 수는 있지만 내용까지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 결국 책을 쓴다는 건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실천인 셈이다.

막장이란 단어가 있다. 흔히 막장드라마, 막장스토리처럼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사용하는 단어지만 본래 뜻은 광산의 끝부분을 말한다. 막장을 다녀온 사람은 어둡고 조용해서 차분함과 비장함이 생긴다고 말한다. 광부가 막장 앞에 서 있다면 할 일은 두 가지 밖에 없다. 돌아가거나 뚫는 일. 우회한다거나 위로 넘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막장에 있다면 무언가 초월적인 의지가 생긴다는 말이다.
원고를 쓰는 사람은 책이 꼭 인쇄될 거라 믿고 A4 백지 위에 메시지를 옮긴다. 원고를 쓰는데 우회하거나, 위로 넘어가는 방법은 없다. 포기하거나, 써내려갈 뿐이다. 한 권의 책은 이렇게 탄생한다. 뚫고 전진해야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다. 원고를 쓰는 건 결코 평범한 작업이 아니다. 비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책 쓰는 일이 비범한 작업이라면 저자 역시 비범한 사람이어야 한다. 하지만 수많은 저자들을 보면서 느낀 바 비범한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문학 300년이 해야 할 일을 30년 만에 끝냈다고 극찬을 받은《태백산맥》조정래 작가 역시 인터뷰에서 매일 무능함에 제례를 치루고 있다 말한다. 하물며 장삼이사(張三李四) 같은 평범한 우리의 무능함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많은 저자들은 무능함, 좌절, 절망 등 숱한 감정을 안고 써내려갈 뿐이다. A4용지 한 장 한 장 그 막장을 뚫고 나간다. 그리고 책으로 나왔을 때 비로소 비범한 작업을 완성한다.

자기인생에 예의가 있는 사람은 자신을 결코 평범함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비범한 사람으로 만든다. 그리고 자기인생에 영웅이 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는 영웅 말이다. 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의 영웅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스스로에 대한 예의이다. 영웅이 되는 작업은 많다. 하지만 우회하거나, 위로 넘어갈 수 없고 오직 뚫고 나가야만 하는 책 쓰기를 한다면 스스로 비범함으로 진화할 수 있다.
모두가 영웅이 되거나 비범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일까. 자신인생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사람도 항상 소수였다. 자기가 살고 싶은 실제 인생을 끌어오는 사람은 항상 소수였다.


책은 유한한 시간관리를 돕는다

바둑에는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란 말이 있다. 많은 고민을 하다 오히려 생각이 꼬여 악수를 둘 수 있다. 성과를 내는 것도 비슷하다. 시간이 무제한 주어진다고 좋은 성과를 내는 건 아니다. 오히려 제한된 시간 안에 집중력을 발휘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승부를 봐야 하는 스포츠 경기에서 시간제한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박진감도 없고 집중력도 떨어져 선수나 관객 모두 지루한 경기가 될 수 있다. 이런 경기는 승부의 세계가 아니라 신선놀음일 뿐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승부를 내야하는 것은 프로선수들의 숙명이다. 우리에게도 프로선수 같은 제한된 시간이라는 숙명이 적용된다. 하루 24시간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고, 우리 모두는 반드시 죽기 때문에 시간제한이라는 숙명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가 태어날 때 가지고 올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은 시간뿐이다. 나머지는 사회나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그것에 시간자원을 투입해 다양한 성과를 내놓는다. 시간자원이 없다면 사회나 부모가 아무리 많은 걸 물려줘도 공허할 뿐이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건 많지만 그중 핵심은 유한한 시간자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책 쓰기는 절대적으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이론과 사례, 배경지식이 많아도 시간이 없다면 책을 쓰지 못한다. 본업은 따로 있고 책을 펴내는 저자들을 보면 시간확보에 많은 정성을 기울인다. 그리고 확보한 시간 안에 스스로 마감을 설정하고 집중력을 발휘해 책을 쓴다.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볼 것을 주문하는《삐딱한 게 어때서》의 장수연 저자의 본업은 직장인이다. 그리고 어린 두 딸이 있는 평범한 가장이기도 하다. 몇 년 전부터 책을 쓰고 싶은 열망이 강했지만 시간확보가 어려웠다. 또 팀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이래저래 술자리도 많았다. 어느 날 눌려있던 열망이 터지자 시간확보에 주력했다. 술자리를 줄이고 아이들이 잠자는 시간에 집필에 들어갔다. 하지만 속도가 나지 않았다. 스스로 선포한 최종원고 날짜가 서서히 다가오자 과감한 선택을 한다. 가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여름휴가를 미리 당겨 쓴 것이다. 그리고 집근처 도서관에서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온전히 집필에 몰두했다. 직장 다니며 널뛰기식으로 원고를 쓸 때와 다르게 온전히 집중해서 쓰니 차원 다른 집중력이 나왔다. 다행히 원고는 휴가기간 안에 마무리되었고 탈고와 투고까지 끝냈다. 그리고 휴가 마지막 날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 쓰러져 잤다고 한다. 다음날 회사로 복귀하자 피곤한 그의 얼굴을 보고 동료들은 제대로 놀고 왔다고들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후 출판사에서 계약하자는 연락이 왔다.
장수연 저자는 휴가기간이라는 제한시간이 있었기에 힘들었지만 원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 만약 제한기간이 없었다면 신선놀음하듯 원고를 썼을 것이다. 출간 역시 ‘언젠가는’을 외치며 끝을 못 보거나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출간될 수 있었을 것이다.

책을 쓰기 위해선 생활을 단순화시켜야 한다. 본업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책 쓰고 싶은 열망이 있으면서도 본업 외 다른 것을 위해 이리저리 뛴다면 집필을 완성할 수 없다. 또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어 생각만 더 복잡해질 뿐이다. 책 쓰기를 한다는 건 내 삶에 유한한 시간 관리를 돕는 것이다. 즉 자기계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간 관리능력을 책 쓰기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책을 쓰면 자신의 삶에 대한 시간 관리를 돕는 것은 물론 책들이 분신이 되어 나의 생각과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시장에 팔 콘셉트는 얼마든지 있다

어릴 적 연필을 깎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연필 깎는 기술은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어깨너머로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간단한 기술이다. 그런데 이런 연필 깎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있다. 미국 정치풍자만화가 데이비드 리스가 쓴《연필깎기의 정석》이란 책이다. 그는 이 책 안에 연필을 깎기 전 ‘몸 풀이’ 방법부터 ‘벽결이형 회전식 연필 깎기’, ‘이중날 회전식 연필 깎기의 기술’ 등 다양한 연필 깎는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일반인이 볼 때는 단순한 연필 깎기지만 저자의 진지한 문체와 나름의 철학을 보며 웃음과 깊이를 동시에 느끼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웃음이 나왔지만, 읽는 중 연필 깎는 일에도 혼을 담는 저자를 보며 다른 일에도 혼을 담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필깎기의 정석》말고도 우리 주변에 생각지도 못한 콘셉트로 출간된 책들이 많다. 고스톱을 잘 치는 방법을 제시한《고스톱의 기술》, 꿈속에 담긴 메시지로 로또번호를 예상하는 방법을 제시한《로또당첨번호는 내 꿈속에 있다》같은 책들이 있다. 독자의 허를 찌르는 주제의 책들이다. 가끔 황당하기도 하지만 시장에 팔릴 것 같다는 나름의 생각이 있기에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 이런 책을 보며 시장에 팔 콘셉트는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나만의 경험, 지식, 노하우가 있다. 자신에겐 사소하고 평범한 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돈으로 구매하고 싶은 경험, 지식, 노하우일지도 모른다. 골똘히 생각하면 책을 쓸 주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난다.
직장이라는 공간만으로도 책을 쓸 주제는 다양하다. 우선 직급이나 부서별로 나눠도 여러 가지 주제가 나온다. 직급을 생각한다면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면접 기법부터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고, 직장생활이 생소한 신입사원을 위한 적응방법, 중간관리자를 위한 리더십과 인간관계방법, 임원 또는 임원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처세법도 있다. 마지막으로 CEO를 위한 책도 다양하다. 부서 중에서도 영업부 하나만 생각한다면 영업에 필요한 스피치부터 영업자의 매너, 자기만의 영업노하우, 영업자의 마인드 등 다양하게 나온다. 이렇게 하나의 공간만으로도 시장에 팔 콘셉트는 넘쳐난다.
시장에 팔 콘셉트가 넘쳐나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과 의미부여에 따라 책이 될 수 있고, 술자리 안주거리가 될 수 있다. 책을 출간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가장 먼저 모든 일에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진지하지 못하면 의미부여를 할 수 없다. 의미부여를 못하면 신변잡기에 머물 뿐이다. 그래서 콘셉트를 정할 때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연필 깎는 일도 진지하게 접근했기에 책으로 출간될 수 있었고, 수많은 신입사원 책들도 후배들에게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는 진지한 마음이 있었기에 책 출간으로 이어진 것이다.

과거에 비해 출간방법이 다양해졌다. 기존 자비출판은 물론 e-book, 공저자 과정 등 다양한 방법이 생겼다. 접근이 쉬워지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코칭 때문에 출판미팅을 하다보면 출간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출간을 가볍게 생각한다면 책 내용 역시 가벼워진다. 그것을 읽는 독자 역시 저자를 가볍게 볼 수 있다. 시장에 팔 콘셉트는 많지만 콘셉트에 가볍게 접근한다면 의미부여를 하지 못한다. 책을 쓰기 전 스스로가 얼마나 그 콘셉트에 대해 진지한지 먼저 자문해보라. 그리고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부터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은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대중인지도를 떠나 인생역전의 묘미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강연 중 주어진 환경을 뛰어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사연이 나오면 듣는 사람은 반성과 용기를 얻는다. 사적인 자리가 아닌 이상 반성과 용기를 얻기 위해 수강비용을 지불하게 되는데 몇 만원부터 때에 따라 몇 백 만원까지다.
몇 년 전부터 이런 강연 산업이 급속도록 커지면서 자기 이야기를 바탕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강연은 물론 출판과 칼럼기고, 방송출연 등 다양한 시너지로 대중인지도에 따라 몸값도 천차만별이다. 이런 산업을 ‘메신저(messenger)산업’이라 한다.
메신저 산업을 인생역전의 묘미를 경험했거나 대중인지도가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메신저 산업의 특징을 보면 특별한 스토리가 있어도 잠깐 반짝이다 사라지는 경우가 흔하다. TV에서 신화 같은 삶을 살았다고 대대적으로 반영하더라도 몇 개월 후면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조차 까마득하게 된다. 대중들의 망각일지 모르지만 더 특별한 스토리를 가진 사람으로 언제든지 대체되는 것도 주요요인이다. 사람들은 오히려 평범하고 우리 주변에 서 흔히 일어날 것 같은 이야기를 오랫동안 기억한다.

1999년, 21세기를 앞두고 타임지에서 ‘20세기 최고의 텔레비전 시리즈물’을 선정했다. 미국 평범한 중산층 가족을 중심으로 정치풍자와 주인공들의 엉뚱한 이야기를 다룬 <심슨가족>이 1등으로 선정되었다. <심슨가족>은 1989년에 방영되어 지금까지도 승승장구하며 방영되고 있으며 미국 FOX TV의 대표 브랜드가 되어 캐릭터 상품, 광고 등 수입을 톡톡히 올리고 있다. <심슨가족>은 재미요소를 넣기 위해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일상에 담긴 정치풍자와 사회이슈 그리고 가족 간의 사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심슨가족> 못지않게 드라마, 연극, 영화, 책 등 우리네 평범한 이야기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건 많다. 평범한 이야기가 사랑받는 이유는 간단한다. 바로 자신을 투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투영시킨다는 건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상위 1% 부자들만 나오는 드라마는 대리만족을 줄지언정 대중적으로 공감을 얻지 못한다.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부자들 삶 속에서 평범한 존재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비로소 시청자들은 자신을 투영시킬 수 있는 법이다.

‘한 사람의 인생은 한권의 책이다’란 말이 있다. 우리 삶 모두가 한권의 책이다. 여기다 굴곡진 삶을 살아온 사람은 흔히 “내 인생을 책으로 펴낸다면 몇 십 권 될 거야”하고 말한다. 정말 그렇다. 사연을 들어보면 책으로 출간되었으면 하는 이야기도 꽤나 많다.
개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다. 생각하는 것, 행동하는 것 모두가 개별적이다. 그래서 펼치는 이야기 역시 다르다. 하지만 다름 속에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유는 우리 주변에 일어날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MBN <속풀이쇼 동치미>는 연예인들이 나와 부부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토크쇼로 진행된다. 연예인이라는 직업만 구분될 뿐 살아가는 이야기는 우리와 비슷하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 이야기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가며 출연자들의 고민해결법을 나도 모르게 써먹고 싶어진다.
<심슨가족>이나 <속풀이쇼 동치미> 흥행 요소는 결국 우리이야기다. 책도 마찬가지다. 즐거움을 주기 위해 딴 나라 이야기도 전개할 수 있지만, 결국 우리 주변에 일어날 법한 이야기는 독자의 공감을 얻는다. 독자들은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평생현역의 길에는 저서가 최고다

누구나 평생현역 화두를 가져야 하는 시대다. 평생현역으로 생계를 유지하든, 자아실현을 이루든, 인생3막을 시작하든 누구나 평생현역을 어떻게 이룰지 고민하는 시대다.
실천의지가 강해도 방법을 모르면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평생현역도 마찬가지다. 방법을 모르면 무수한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한다. 시행착오 과정에서 시간과 체력, 자본이 든든하다면 버텨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
평생현역으로 가는 길에 미끄러지는 걸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먼저 간 사람을 연구하는 것이다. 먼저 간 사람을 연구하고 현재 상황에 맞게 변형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평생현역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지금 평생현역으로 활동하는 사람을 연구하면 된다. 그들이 입문했던 방법, 확장했던 방법, 위기를 극복했던 방법을 연구한다면 겪어야 하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자기기술을 가지고 평생현역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종(鐘)장 원광식 장인, 옥(玉)장 장주원 장인, 87세 현역 디자이너 노라노 대표가 그런 사람들이다. 한 우물만 40년 이상 팠기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과 내공이 있다. 이들은 세월이 쌓이면 더 대접받고 은퇴도 스스로 결정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에게 은퇴시기를 물어보면 답은 “체력이 받쳐주는 한…”으로 시작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어쩌면 이들에게 은퇴는 죽음뿐인 것 같다. 평생을 ‘쓸모 있음’ 유지하고 고객이 계속 찾아주는 거야말로 평생현역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추구해야 할 경지임을 이들을 통해 알 수 있다.
멀티플레이를 예찬하는 시대지만 평생현역으로 머무는 사람은 일인일기(一人一技)를 추구한다. 이들이 존경받는 건 대단한 기술도 한 몫 하지만 자신에게 필요 없는 걸 걸러내고, 끝도 모를 유혹을 극복한 정신이다. 평생현역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일인일기 정신을 연구하고, ‘쓸모 있음’을 지속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첨단기술이 발전할수록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평생현역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고객을 유혹하는 상품은 말과 글 범주 안에 존재한다. 평생현역을 꿈꾸는 사람은 말과 글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쓸모 있음’을 유지하기 힘들다
지식기반 평생현역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과 정보를 섭렵하고 통합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든다. 열심히 배우고 연구한 콘텐츠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잘 팔리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은퇴를 스스로 결정하는 평생현역 경지에 올라가려면 고객이 먼저 찾아줘야 한다. 아무리 철학이 좋고, 콘텐츠 수준이 높아도 고객이 찾지 않으면 평생현역은 허락되지 않는다. 평생현역을 꿈꾸는 사람은 일인일기(一人一技)를 추구하면서 판매문제에 대해 고민을 넘어 직시해야 한다. 특히 지식기반 평생현역은 말과 글 범주에서 상품이 나오기 때문에 말과 글을 꾸준히 갈고 닦아야 한다.
지식기반 평생현역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표현하는 방법은 말과 글의 범주이며 말과 글을 변형시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 말은 직접 보여주는 강연이나 코칭, 매체를 통한 영상 등이 있고, 글은 칼럼, 책 등이 있다.
말과 글 범주 안에 변형된 형태 중 지식기반 평생현역들이 지식을 가장 많이 얻고, 또 가장 많이 세상에 내놓는 것이 있다. 바로 책이다. 지식기반 평생현역들은 평생현역으로 가기 위해, 평생현역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책을 읽고, 책을 출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신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

과거에 비해 퇴색되었지만 세계 어디를 내놓아도 손색없는 명문가문이 우리나라에도 존재했었다. 명문가의 기준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돈이 많다고 무조건 명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돈이 많다고 명문가가 된다면 세계 곳곳에 있는 재벌가 모두 명문가라 불러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명문가에는 명문가다운 정신유산이 있다. 정신유산이 후대까지 이어지고 여러 가지 미담이 전파되어야 명문가로 불려진다. 500년 명문가로 불리는 경주 최씨 가문의 경우 정신유산에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을 없게 하라.’가 있는데, 누구한테나 박수 받는 정신유산이며 그것을 실천했기에 명문가라 불린다.
우리는 경주 최씨 같은 대계를 이루는 정신유산은 아니더라도 알게 모르게 자녀 또는 주변사람들에게 정신유산을 물려주고 있다. 아이의 첫 번째 스승은 부모다.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 자녀가 부모를 통해 긍정적인 정신을 배울 수 있지만, 반대로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자신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배울 수 있다.
모든 부모의 바람이 같을 것이다. 자녀가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하길 바라는 바람이다. 자녀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무엇을 남길까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어떤 정신유산을 물려줄까를 고민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없어지고, 부(富)는 초기창업주 정신을 이어받지 못하면 엎치락뒤치락하다 사라진다. 하지만 정신유산은 백년, 천년을 가기에 정신유산을 만들어 물려주는 것이 좋다.
정신유산을 물려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신유산에 담긴 본질과 깊이를 그대로 백년, 천년 전달할 수 있는 건 사실 책 밖에 없다. 그래서 명문가 가주(家主)들은 책 쓰기를 통해 지혜와 정신유산을 후대에 상속시켰다.

몇 년 전부터 지자체에서는 ‘어르신 자서전 쓰기’를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전문작가가 직접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건 물론 출판비용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어르신들의 개인사가 모이면 지역공동체 지적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지자체의 취지다. 어르신들 역시 삶 속에 녹아있는 지혜를 책으로 전수할 수 있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넘어 출간된 책을 손에 넣으면 눈물부터 쏟아낸다. 집필하면서 힘들었던 감정도 있겠지만 자녀에게 정신적으로 무언가 물려줄 수 있다는 기쁨의 눈물이 아닐까.
어르신 자서전 쓰기를 보면서 자서전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성공한 사람만 쓰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 개인의 역사가 모여야 나라의 역사가 되듯 한 개인의 역사는 어느 것보다 소중하다. 이 소중한 개인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책으로 남긴다면 후대에 물려줄 유산이 된다.

우주관련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보면 인간 평균수명 100세 시대라 해도 우주시간으로는 찰나(刹那)에 불과하다. 찰나의 시간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값진 인생도 있을 것이고 남에게 피해나 주다 끝나는 인생도 있을 것이다. 어느 삶이 정답이다 말 할 수 없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이 찰나의 순간이라는 진리는 변함없다.
찰나의 순간 태어나 죽을 때까지 무언가 남길 정신유산이 없다면 억울한 생각이 들 수 있다. 내가 잘났다면 잘난 이유를 남길 수 있을 것이고, 산전수전을 겪었다면 반면교사 삼을 것을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산전수전 후에 내공이라도 생겼을 테니 말이다. 이것을 남기는 방법의 최고봉은 역시 책 밖에 없다. 개인의 역사는 모두 소중하기 때문이다.


출간은 역전의 묘미를 제공한다

《언니의 독설》로 유명한 김미경 더블유 인사이츠 대표다. 강의에서 고향 충북괴산은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그녀가 받았던 수많은 상(賞) 중 서울시에서 준 상보다 괴산군에서 준 상이 더 자긍심 넘친다고 말한다. 고향에서 주는 상이 다른 상보다 삶에 큰 의미를 준다는 것이 김미경 대표의 설명이다.
얼마 전 작가 모임에서 모교 고등학교에 강의를 갔던 작가 역시 모교강의의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방학을 앞두고 한 학년 10개 반을 대상으로 ‘선배와의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선배와의 만남 행사는 첫 회라 학교에서 나름 자랑스러운 선배 10명을 불렀는데 그 중에 지인 작가가 포함되었다.
학교에선 선배끼리 인연을 맺으라고 교류의 시간을 주었다. 지인 작가를 제외하고 9명 동문 모두 국내 최고 대학출신이거나 유학파 출신이었다. 지인 작가만 지방대 출신이고 이름 없는 회사에 근무하다 작가로 전환하여 베스트셀러 등극이 전부였다. 스펙으로 본다면 나머지 9명에 비해 게임이 안 될 스펙이지만 학교에선 스타작가로 인정하여 후배들 앞에서 당당하게 강의를 했다. 동문 9명은 명함만 주고 끝났지만 지인 작가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교장선생님께 사인본을 선물하고 책까지 기증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 SNS에 당당히 올렸다. 지인 작가는 어느 강의보다 자부심과 행복감이 강했다고 전달했다. 만약 출간하지 않았다면 이런 행사에 자신을 불러주지도 않았을 테고 쟁쟁한 동문들 사이에서 행복감도 못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출간의 진입장벽은 독서와 글쓰기이다. 이 말은 특별한 진입장벽은 없다는 말이다. 그만큼 공평하게 주어진 게 출간의 기회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직업을 갖기 위해선 상당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진입하기 위해 높은 학력을 요구하는데 학력을 갖추기 위해 시간과 비용 등 대가가 높다. 집필이라는 세계의 진입장벽은 없다. 집필에서 학력은 약간의 도움은 된다. 하지만 절대적이라 말할 순 없다. 집필에서 절대적인 부분은 책읽기와 필력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스타작가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들은 전업작가가 아니더라도 저서를 통해 스타반열에 올라가고 있다.《광고천재 이제석》을 집필한 이제석광고연구소 이제석 대표. 대학 졸업 후 국내에선 학력을 따지면서 취업에 고배를 마셨다. 그는 해외로 나가 학력이 아닌 실력으로 자신을 보여주었다. 돌아온 날 공항게이트에는 대기업 광고회사에서 그를 모시러 고급승용차를 보냈지만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고급승용차를 거부했다. 학력 때문에 억울함을 본 사람이면 그의 이야기에 통쾌함을 보낼 것이다.
만약 이제석 대표의 이런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지 않았을 것이다. TV나 신문으로 이제석 대표를 다룰 수 있겠지만 책만큼 깊은 감동을 전하는데 한계가 있다. 출간했기에 더 많이 알려졌다.

출간은 지인 작가의 모교강의 경험처럼 역전의 묘미도 제공한다. 출간은 진입장벽이 낮다. 낮은 만큼 아무나 도전할 수 있지만 출간까지는 열정과 항상성이 따른다. 초집중을 통해 출간했기에 남들이 다른 시선으로 본다.
어제와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역전의 묘미를 꿈꾼다면 집필에 도전해봐라. 다시 공부를 시작한다면 다양한 요소를 갖춰야 하지만 집필은 자기의지가 상당 부분 차지한다. 출간 후 자신에게 기대를 보낸 사람이나 반대로 자신을 무시한 사람에게 역전의 묘미를 보여줘라.



Part 2 저서는 1인 미디어다

저서는 1인 미디어다

직장인의 정년 갭 13년 … 희망은 61세· 체감은 48세

직장인의 정년은 50세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균 48.1세이다. 체감정년은 훨씬 빠르다. 무려 13년이란 차이가 체감정년과 희망정년 사이의 갭이다. 임원이 되면 다를까. 임원이야말로 성과로 재계약된다. 그런 현실로 50대는 재취업 현장에 선다. 정년을 해도 은퇴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50대 부모세대와 20대 자녀세대가 취업 현장에서 만난다. 신자유주의 시대, 세대 간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북유럽의 경우 은퇴에 대해 주체적이다. 평생 일만 했으니 자신에게 쉼이라는 기회를 준다. 경제적인 여건과 상관없이 하고자 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의 시기다. 하지만 이것은 GDP 높은 북유럽의 이야기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고령화, 초고령화로 가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노후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부족하다. 구체적인 그림이 결여되어 당분간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어떤 긍정적인 모델이 나올 듯이다. 그러니 개인의 수고로움은 개인 몫으로 남는다.

1940년대 얇은 표지의 책들이 대중화되기 직전, 로스앤젤레스에 살던 소년 존 마틴은 하드커버 책을 수집했던 열혈 독자였다. 20여 년 후 동네 술집에서 잡지를 뒤적이다 우연히 잘 알려지지 않은 찰스 부코스키라는 작가의 글을 읽게 된다. 그때 마틴은 마치 캄캄한 방에 불이 탁 켜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즉시 전화번호부 책을 뒤져 작가에게 연락을 취한다. 이후 두 사람 모두의 인생을 바꿔놓을 인연이 만들어진다.
마틴은 부코스키의 재능을 세상과 나눌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런 결심으로 방대한 소설 초판본들의 컬렉션을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 대학에 판다. 뜻밖에도 그 액수는 꿈을 실현하고도 남을 만큼 많았다. 그 해 마틴은 블랙스패로 출판사를 설립한다. 부코스키의 글을 출판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마틴은 부코스키의 재능을 확신했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작가가 될 것을 제안했다. 독일에서 온 이민자였던 부코스키는 대학을 중퇴하고 스물네 살에 잡지에 첫 단편을 발표했지만 창작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노동자로 전전하며 간간이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틴의 제안을 받아들인 부코스키는 몇 주 후 첫 번째 소설《우체국》의 원고를 완성한다. 그리고《팩토텀》,《여자들》과 함께 자전소설 3부작을 출간한다. 이후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60권이 넘는 소설을 지속적으로 발표한다. 마틴 역시 수백 권의 출판물을 세상에 소개하고 블랙스패로를 문학계의 기념비적인 위치에 올려놓는다.

“바쁘다”는 말을 10년째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 이젠 일하는 방식을 바꿀 때도 되었다. 전문가 자격증도 자격증이지만 한 분야의 체계적인 정리야말로 일하는 방식의 전환이다. 책을 내고 인생이 확 바뀔 수 없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은 수시로 일어난다. 존재감도 더 생기고 자존감도 한층 높아진다. 칼럼이나 기고청탁과 더불어 강의 요청도 들어온다. 또한 매체 출연이나 인터뷰, 오디오북 녹음 등이 이루어진다. 단지 바쁜 것 이외 성취감이 더해진다. 저서라는 1인 미디어로 영향력은 확대되고 퍼스널 브랜딩은 강화된다.
어떻게 하면 현역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지금 현역으로 잘나가고 있는 소수에게서 그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1인 기업가로서 잘나가는 사람은 책, 강의를 통해 부지런히 저변을 확대한다. 책이라는 훌륭한 미디어를 통해 일종의 영향력을 갖는다. 1인 미디어 시대, 하나의 채널은 자신을 홍보하고 드러내고 설명하는데 최적의 도구이다. 누구나 책이라는 1인 미디어를 가질 수 있다. 일정 시간 열정과 시간을 들인다면 무형의 콘셉트는 유형으로 창조된다.

당신도 그 채널을 갖고 싶지 않은가.


의미부여 해야 목차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미완의 인생이다. 어떤 계기를 만나야 완생의 단계에 들어설 수 있다. 지식 역시 프로세스화하기 전까지는 파편화된 정보일 뿐이다. 검색이라는 키워드를 누르면 방대한 분량의 정보가 쏟아진다. 어디에서나 너무 많아 정리조차 안 된 정보들이 넘쳐난다. 신문, 포털사이트, 잡지, 단행본, 논문까지 합하면 지식의 양은 방대하다. 단, 이것은 생명력 없는 지식일 뿐이다.
하나의 키워드에 따라 지식을 정렬하는 것은 지식에 숨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키워드를 정하고 범주에 따라 상위개념과 하위개념을 나누는 작업으로부터 지식은 체계화된다. 저자의 관점에 걸러진 지식은 목차로 프로세스화 된다. 구성이라는 손길을 거치면 세상에 전달할 수 있는 소중한 가치로 전환된다.
세상에 정보는 많지만 그것을 하나의 관점으로 프로세스화하는 사람은 소수다. 신의 손길까지는 아니지만 지식공장의 공장장이라는 의식을 거쳐야 키워드는 콘셉트화 된다. 이것은 마법과 같다. ‘편집’이라는 키워드에 숨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예로 들어본다.

《인생편집》이라는 책에서는 인생을 편집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목차를 구성했다. 영화감독이나 작가처럼 편집과 삭제를 활용하면 인생에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콘셉트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나온 김정운 작가의《에디톨리지》는 인문학에 편집이라는 관점을 차용했다. 명화 한 점도 편집에 따라 작품 해석이 달라진다는 콘셉트다. 고전의 경계를 넘나들며 편집의 묘미를 드러냈다.
살아온 이력에 따라 키워드에 숨을 불어넣는 작업은 다르다.《에디톨리지》는 예술 작품을 통하여 편집의 가공할만한 위력을 보여주었다면《인생편집》은 편집자의 관점으로 인생과 편집을 엮었다. 이처럼 키워드는 저자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편집’이라는 키워드는 작가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재배열, 재배치, 재해석을 통해 부활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지식이든 21세기에 다시 불러올 수 있다. 단, 하나의 키워드를 소환하는 데는 그만한 명분과 가치가 있어야 한다.
어느 날 지인은 키신저를 출판하고 싶다는 의사를 건넸다. 지도교수와 몇 년 번역 작업을 거쳤다고 했다. “700p 이상이고 지독히 고생하며 한 작업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래서“왜 지금 키신저를 불러오느냐”라고 되물었다. 그것에 대해 명쾌한 철학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미부여가 책의 탄생배경이 될 것이다. 그것은 출판사의 철학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하나의 키워드는 작가나 출판사에 따라 완전 다른 작품으로 탄생되기 때문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당신의 현업은 무수한 것 중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라는 필터를 거치면 완전 다른 차별화가 이루어진다. ‘애완견 키우는 법’만 예로 들더라도 100인 100색으로 전달된다. 의미를 부여하면 현업은 하나의 꽃이 된다. 당신이라는 숨을 불어넣는다면 특별함으로 가공된다. 이렇듯 책 쓰기는 하나의 개념 탄생이다. 더 늦기 전에 현업에 대해 분명한 철학을 담아 표현한다.
책의 목차는 곧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한다. 한 권의 집필은 문제제기로부터 해결방법까지를 체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왜 이 콘셉트를 들고 나왔나 하는 문제로부터 목차는 시작된다. 그리고 집필 여정은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저자가 알고 있는 배경지식을 통하여 2장, 3장, 4장, 5장에서 문제해결 과정을 보여준다. 독자는 이 과정에서 노하우를 배운다. 저자를 따라가며 자기 것으로 체화시킨다. 저자가 걸어온 경험이나 경력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
저자의 10년 이상 경험이나 경력은 하나의 콘셉트가 될 수 있다. 키워드에 천착하면 체계적인 목차를 구성할 수 있다. 미완은 콘셉트는 의미부여에 따라 완생의 목차로 바뀐다.


콘셉트는 전문성에서 나온다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짐 콜린스는 멘토인 피터 드러커를 만나 조언을 구했다. “책을 쓰며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고, 기업들의 밀려드는 컨설팅 의뢰를 위해 회사를 세워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을 먼저 할지 결정하지 못하겠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때 피터 드러커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조직을 갖는 순간 먹여 살려야 하는 가족이 생기고, 가족을 먹이려면 아이디어를 열심히 짜내야 하는데 신선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영향력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 회사를 세워 사업한다면 경제적으로는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분별력과 힘 가진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다면 콘텐츠를 위해 노력하라.”
이 말에 짐 콜린스는 컨설팅에 대한 미련을 정리했다. 그리고 책쓰기에 전념했다.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 베스트셀러《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이다. 책의 출간으로 짐 콜린스의 컨설팅 사업은 확장되었다.

세상은 새로운 것에 대해 언제든 환영이다. 스토리에 목말라 있다. 영화를 볼 때마다 그것을 더 느낀다. 한 편의 영화는 하나의 콘셉트다. <인터스텔라>를 보면 흥미진진하게 우주를 풀어낸데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한 시대를 호흡하는 것이 즐겁다. <국제시장> 역시 세대 간 소통이라는데 한 몫 했다. 젊은 세대는 부침이 심했던 기성세대 멘탈에 대해 공감했을 것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역시 시대적 상황에 인생이 연동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암살> 또한 강점기 영화를 상업주의 감독이라고 불리는 최동훈 감독의 관점으로 풀어냈다. 무겁고 진지하고 어두울 수밖에 없는 강점기를 대중과 시선을 맞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책은 어떠한가. 일본 작가들이 쓴 책들을 보면 명쾌하다.《아침 1시간 노트》는 그 간단한 키워드로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저자는 아침 1시간 노트를 시작하면 5년 후 완전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노트 작성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게다가 부록까지 활용할 수 있는 양식을 제공한다.
또한《7번 읽기 공부법》은 7번 읽는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공부법은 단순하다. 여기에는 도쿄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재학 중 사법시험과 1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 있다. 어떤 분야든 7번 통독하면 외우려고 애쓰지 않아도 책 한 권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온다는 콘셉트다. 책에서는 단계별 읽기의 구체적 방법을 소개했다.
《아침독서 10분이 기적을 만든다》는 아침독서 실천 매뉴얼이다.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데 하루 10분의 아침독서가 효과적이라는 콘셉트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실제 독서방법도 전한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아침독서 운동을 펼친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아침 독서의 원칙을 알려준다.
《영수증 정리법》은 일본 공인회계사 히라바야시 료코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쉽고 간편한 영수증 정리법을 소개했다. 이런 것도 콘셉트가 될 수 있다. 영수증을 1주일 단위로 모으고 분류하는 것만으로도 잘못된 소비습관이 교정되어 통장에 저절로 돈이 붙는다는 이유에서다. 이 책은 ‘영수증 정리의 7단계’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말한다.
그리고《5분 정리법》에서는 무의식적으로 낭비하는 5분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성공의 최소한의 단위라고 한다. 5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유능한 비즈니스맨이 될 수 있다는 콘셉트다. 이 책은 주변을 정리하는 ‘5분 정리법’에 대해 소개한다.

이런 모든 것들은 세상에서 통용되는 콘셉트이다. 정말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단순해서 실망할 정도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는 유효한 실용서일 수 있다. 전문성의 노하우가 있다면 시장에 팔 콘셉트가 된다. 독자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저자의 경험을 구매한다. 단 얼마나 실생활에 도움되게 풀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이 책 또한 코칭 경험을 통해 얻은 80가지 실전 팁을 소개하고 있다. 형식 면이나 내용 면에서 그 어떤 동기부여보다 강력하다면 보람될 것이다. 목차 구성에서 그러한 콘셉트에 대해 담으려고 했다. 실전에서 비용을 지불하고서야 알 수 있는 것들을 포함해서다.


책을 낸 순간 메신저가 된다

《존재와 시간》은 1927년에 출간되자마자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를 유명 인사로 만들었다. 20세기 철학의 기본 교재가 된 이 책은 막스 도이치바인 교수가 아니라면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일화가 있다.
도이치바인은 교수였다. 그의 아버지는 영문법 책들을 저술했고 그도 영문학과 언어학에 관한 저서를 꾸준히 출간하며 명성을 얻었다. 이런 업적을 바탕으로 학계에서도 성공했다. 1919년에 저명한 마르부르크 대학의 교수로 임용되어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동료, 제자들과 함께 학자의 길을 걸었다.
도이치바인과 달리 하이데거는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집안 사정이 넉넉지 못했으나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해 장학금을 받고 김나지움에 다녔다. 프라이부르크 대학에 들어가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거장 하인리히 리케르트 밑에서 공부하며 교수 자격을 획득했다. 이후 현상학의 창시자인 에드문트 후설이 교수로 부임하자 조교로 일하며 사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1922년 하이데거는 마르부르크 대학에 부교수로 부임했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곳은 하이데거가 적응하기 어려운 사회였다. 동료들과 어울리지도 않았고 책 한 권 출간하지 않은 채 10년이란 세월을 보냈다. 당시 철학대학 학과장이었던 도이치바인은 하이데거가 훌륭한 스승이라는 평판에 정교수직을 받도록 추천해주었다. 하지만 독일 교육부에서는 저술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도이치바인은 훌륭한 학자가 퇴출될까 봐 전전긍긍했다.
‘출간하거나 아니면 사장되거나’ 이것이 당시 대학 풍토였다. 도이치바인은 하이데거에게 당장 무엇이라도 출간하라고 설득했다. 그런 이유로 하이데거는 산장 오두막에 칩거하면서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결국 한 달이 지나《존재와 시간》을 완성했다.
도이치바인의 압력이 아니었더라면 책은 출간되지 못했을 것이다. 출간은 정교수직을 따낼 명분과 실리를 제공했다. 지금 도이치바인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이데거를 유명하게 만든 저술을 내도록 도운 사실 하나로 서양 철학의 역사를 바꾸었다. 전문가에게도 다른 분야 전문가는 필요한 법이다.

여기에서 강조하는 것도 이것이다. 한 분야 최고라는 것을 책으로 증명하라는 것이다. 형식이 먼저이든 내용이 먼저이든 그것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책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내용이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다. 현재 일에서 정체되거나 더 나아가고픈 욕구가 있거나 한 분야 정점을 찍고 싶다면 책이라는 1인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 저서로 확실하게 퍼스널브랜딩을 구축하라는 것이다.
개인의 시간당 몸값은 10만원부터 ~10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어떤 방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느냐에 따라 시간은 마법을 부린다. 우리는 이런 시간의 속성에 대해 알고 있다. 그래서 열심히 사는 것보다 부가가치 있는 삶을 노린다. 많은 시간 일한다고 잘사는 인
작성일:2017-06-12 16:18:02 210.100.18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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